매출 '2조 클럽' LX세미콘···올해 전방산업 위축에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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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23-02-06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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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내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으로서는 유일하게 매출액 '2조 클럽'에 가입한 LX세미콘이 올해 어두운 전망 앞에서 고뇌하고 있다. 올해 전방산업의 위축으로 매출 비중의 60%가량을 차지하는 고객사 LG디스플레이의 실적 하락이 예상되는 탓에 덩달아 수익성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재계에서는 LX세미콘이 LX그룹의 숙원인 반도체 기업 인수·합병(M&A)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지난해 중단됐던 매그나칩 반도체 등을 인수해 사업 다각화를 노리고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할 것이라는 시각이다.

5일 재계에 따르면 LX세미콘 안팎에서 올해 전망이 비관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연간 매출액 2조1193억원을 달성해 국내 팹리스 기업 중 최초로 '2조 클럽'에 가입하는 성과를 달성한 지난해 분위기와는 큰 차이다.

이는 매출의 60% 가까이를 차지하는 최중요 고객사인 LG디스플레이의 올해 전망이 밝지 않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는 경기 위축에 따른 수요 하락으로 올해 대규모 매출 하락이 예상된다. LG디스플레이의 TV 제품이 팔리지 않게 된다면 LX세미콘의 실적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실제 LX세미콘의 지난해 실적도 디스플레이 시장의 호·불황과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매출 1조1842억원으로 반기 첫 1조원을 돌파했으나 하반기 분위기가 다소 바뀌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LG디스플레이의 실적 위축이 본격화되면서 하반기 매출액은 9351억원에 그쳤다. 3분기 4786억원에서 4분기 4565억원으로 매출액이 줄어드는 추세가 시작됐다.

문제는 LX세미콘이 LG디스플레이 등 소수 고객사에 집중하는 상황이라 올해 전방산업 악재에 대응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이에 재계에서는 LX세미콘이 반도체 기업 M&A에 다시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LX세미콘은 지난해 상반기 매그나칩 반도체 인수를 추진했으나 막판에 인수제안서를 제출하지 않아 거래가 지연되고 있다. LX그룹 안팎에 따르면 지난해 고환율 문제로 거래를 마무리하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LX그룹 측에서도 최종적으로 인수를 포기하지는 않고 아직도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언제든 유리한 상황이 조성된다면 다시 M&A가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상반기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돌파하는 등 극심한 고환율 상황이었으나 올해 1월에는 환율이 1250원 아래에서 장을 마치는 경우가 많은 등 크게 개선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 재계에서는 LX그룹의 반도체 사업 진출 의지가 강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구본준 LX그룹 회장은 숙원 사업으로 반도체 산업을 꼽을 만큼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구 회장은 LX세미콘 양재캠퍼스에 집무실을 따로 마련해 매그나칩 반도체 인수 절차를 진두지휘하기도 했다.

LX세미콘 입장에서도 반도체 기업을 인수할 경우 현재의 팹리스 부문과 시너지 효과도 노릴 수 있다. 아울러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사업 다각화를 추진한다는 의미도 적지 않다.

재계 관계자는 "향후 경제 상황에 따라 LX세미콘이 다시 매그나칩 등 반도체 기업의 M&A를 시도할 가능성이 높은 것 같다"며 "LX세미콘의 사업 다각화 측면에서도, 그룹 전체의 청사진 측면에서도 반도체 기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래픽=김효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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