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中 '전용전기차' 새판 짜기…로컬 브랜드 경쟁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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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우 기자
입력 2023-01-31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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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 中 대부분 지역 보조금 폐지

  • 中 신에너지차 소비 진작도 기회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현대자동차‧기아가 올해 ‘중국형 전기차’ 출시로 반등에 나서겠다는 각오다. 올해 중국 대다수 지역에서는 전기차 보조금이 폐지돼 현대차‧기아는 그동안 보조금을 등에 업고 급성장한 로컬 업체들과 대등한 전기차 경쟁을 벌이게 된다. 

30일 현대차‧기아는 최근 경영실적 콘퍼런스콜을 통해 올해 하반기 중국 현지에 특화한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콘퍼런스콜에서는 신차 출시일이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았으나 시장에서는 현대차가 올해 8월 중 소형에서 준중형급(C세그먼트)의 전기 SUV를 출시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기아도 기존 전용전기차 ‘EV6’를 6월에 우선 투입한 뒤 연말에 추가로 C세그먼트의 현지 전용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현대차‧기아는 최근에 중국에 배치된 상무급 인사 20여 명 중 약 30% 비중인 6명을 교체할 정도로 조직 쇄신에도 나섰다. 교체된 임원 대다수가 전기차 프로젝트에 투입된 인물로 알려지는 등 중국 시장에서 전기차 중심의 판매 재편을 선언했다. 

앞서 현대차‧기아는 2016년 179만대를 판매할 정도로 중국 시장에서 적잖은 영향력을 행사했지만 2017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사태 이후 급격하게 내리막길을 걸었다. 판매량이 해를 거듭할수록 떨어져 지난해 판매량은 약 40만대에 시장점유율은 1.68%에 그쳤다.

현대차‧기아의 하락세는 표면적으로 사드 사태가 자리하고 있지만 가격 대비 품질 경쟁력을 끌어올린 로컬 브랜드의 성장세가 결정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더욱이 메르세데스-벤츠와 같은 프리미엄 브랜드는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앞세워 고급차 시장을 선점했고, 대중차 브랜드는 도요타가 강세를 보이는 등 현대차‧기아의 시장 비집기 전략이 효과적이지 못했다는 진단이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사정이 달라졌다. 중국 당국이 전기차 보조금을 철폐하면서 현대차‧기아가 전기차 부문에서 로컬 브랜드와 새로운 경쟁을 벌일 수 있게 된 것이다. 최근 중국 상하이시가 전기차 보조금을 6개월 연장하는 방안을 새롭게 발표했으나 현대차‧기아가 하반기 중 현지형 전기차 신차를 투입할 예정이기에 직접적 영향권에서 벗어났다. 그동안 중국 정부는 자국산 배터리를 쓴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주는 등 보조금 차별화를 노골적으로 전개해왔다.

또한 올해 중국 정부가 경제 회복을 기치로 전기차 등 신에너지차 소비 진작에 사활을 걸 것으로 예상돼 현대차‧기아가 중국 시장에서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현대차‧기아의 판매량 90% 이상은 내연기관차로 올해 전기차 공략은 중국 시장의 첫 전동화 도전이다.

중국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이자 전기차 시장이며 판매 신차 중 3대 중 1대 꼴로 전기차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자국 내 전기차 판매량은 약 689만대며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23%를 기록할 만큼 압도적인 수치를 자랑한다.

중국 시장의 전기차 전환 가속화는 도요타 판매량 하락에서도 나타난다. 도요타는 지난해 약 194만대 판매량으로 전년 대비 0.2% 감소했다. 중국 시장에서 10년 만에 겪은 판매 감소세다. 같은 기간 혼다는 12% 감소한 약 137만대, 닛산은 22% 감소한 약 105만대로 하락세가 가팔랐다. 3사 모두 전기차 출시가 더디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한편에서는 미‧중 대결 구도 속에 중국 MZ세대를 중심으로 애국소비(궈차오·国潮) 트렌드가 강해지고 있어 현대차‧기아가 이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중국 시장 부활의 관건이라는 해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현대차‧기아의 중국 시장 공략은 판을 다시 짠다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시기”라며 “전기차 보조금이 사라진 상황에서 로컬 브랜드보다 가격대를 얼마나 낮추고 성능에서 비교 우위를 점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기아 'EV6' [사진=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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