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줄이는 기업, 시급 올리는 월마트...혼돈의 美노동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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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진 기자
입력 2023-01-25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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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기 침체 우려 커지면서 임시고용직 감소

  • 민간 최대 고용주 월마트는 연방 최저 임금 2배 수준으로 시급 상승

 

[사진=연합뉴스]



미국 고용시장에 혼란이 커지고 있다. 기업들이 임시고용 근로자를 정리하는 한편 민간 최대 고용주인 월마트는 직원들의 최저 시급을 올리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임시고용 근로자 수를 줄이는 미국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12월 미국에서 해고된 임시고용 근로자는 3만 5000명으로 2021년 초 이후 최대치를 나타냈다. 월별로는  △8월 -700명 △9월 -2만2500명 △10월 -2만2300명 △11월 -3만300명 △12월 -3만5000명 등을 기록했다. 지난해 7월 임시고용 근로자가 1만3400명 증가한 점을 고려하면 극명한 대비를 이룬다. 

임시고용 근로자가 정규직 근로자보다 해고가 쉬운 만큼 경기 둔화에 대비한 전조 증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로 근로자를 줄인다는 의미다. 

제임스 나이틀리 ING 수석 국제분야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미국의 임시직 근로자 해고 분위기에 대해 "경고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며 "경기 침체 상황에서 고용시장은 취약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기업들이 경기 침체 우려에 인력 절감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임시고용 근로자의 일자리 감소가 정규직 일자리 전반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WSJ는 "2001년과 2007~2009년에 임시직 고용 일자리 감소 이후 몇 달 뒤 급여 감소로 이어졌다"고 짚었다. 또 2007년을 예로 들며 임시직 고용의 일자리 감소 이후 1년 뒤 모든 분야의 일자리가 줄어들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반면 일부 기업의 근로자 시급은 오르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미국 민간 최대 고용을 담당하는 월마트다. 

월마트는 이날 매장 직원들의 최저임금을 시간당 12달러에서 14달러로 올린다고 발표했다. 이는 연방 최저 임금(7.25달러)에 두배 수준이다. 월마트의 미국 근로자 160만명 중 34만명이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을 받게 된다. 전체 임직원의 평균 시급도 상승할 예정이다. 월마트 대변인은 현재 17달러를 받고 있는 평균 시급을 17.50 달러까지 올린다고 밝혔다. 

월마트는 미국에서만 직원 160만명을 보유하고 있다. 최저임금이 오르면 다른 기업 직원들의 임금도 오를 가능성이 크다. 실업률이 낮고 임금 상승이 가파르면 인플레이션은 좀처럼 둔화되기 어렵다는 평이 많다. 

미국 빅테크와 은행에서는 대규모 해고가 잇따르지만 도소매업을 중심으로 고용시장이 여전히 단단해보인다. 최근 1만 8000명을 정리해고한 아마존도 지난해 9월 일선 창고 직원의 시급을 18 달러에서 19달러 이상으로 올렸다. WSJ는 "12월에 고용시장이 모멘텀을 잃고 있지만, 여전히 일자리 수가 실업자 수를 앞지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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