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디폴트' 위기는 넘겼지만…백악관-공화당 기싸움 팽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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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 기자
입력 2023-01-2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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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FP·연합뉴스]

미 백악관·민주당과 하원을 장악하고 있는 공화당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미국이 31조4000억 달러에 달하는 부채 한도에 도달했다. 미 재무부가 부랴부랴 나서면서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는 피했지만, 백악관과 공화당 양측이 한발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강경한 태도를 고수하는 만큼 교착상태를 타개할 해법은 보이지 않는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은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공화당)을 포함한 미 의회에 서신을 보내 6월 5일까지 디폴트를 막기 위해 특별 조치 시행에 들어가겠다고 알렸다.
 
옐런 장관은 “재무부는 오늘부터 특별 조치 시행에 들어갔다"며 “특별 조치가 시행될 수 있는 기간이 상당히 불확실한 만큼 미국의 신용과 믿음을 보호하기 위해 의회가 신속하게 행동할 것을 촉구한다”고 경고했다.
 
하원 과반인 공화당은 바이든 행정부와 민주당에 정부 지출을 삭감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번에 부채 한도에 도달한 31조4000억 달러는 미 의회가 2021년 12월에 기존 28억 달러에서 증액한 새 채무 상한선이었다. 정부는 세금 외에도 채무 등을 통해 정부 지출을 늘리는데, 이번에 부채 한도에 도달하면서 새로이 빚을 낼 행정부의 권한이 사라진 것이다.
 
미 의회는 지난 1939년에 부채 한도를 도입했다. 부채 한도는 정부의 채무 수준을 제한하기 위해 의회가 설정한다. 미국은 통상 지출이 세입을 웃돌아 매년 부채 한도를 증액하곤 했다.
  
그러나 공화당이 이번에는 '증액 반대'를 고수해 한도 증액에 난항을 겪을 것이란 게 중론이다. 과거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인 2011년과 2013년에도 디폴트 위기가 불거진 바 있다.

민주당이나 공화당이나 물러날 기미가 안 보인다. 공화당은 현재 정부 지출의 어떤 항목을 삭감해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의견은 내놓고 있진 않다.
 
백악관은 공화당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올리비아 달튼 백악관 부대변인은 이날 에어포스원에서 "부채 한도에 대한 협상은 없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의회는 (공화당 전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프 아래에서 세 번 증액했던 것처럼 조건 없이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칩 로이 공화당 하원의원은 “부채 한도를 맹목적으로 늘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로이 의원은 시장 불안과 경기침체 위험에 대한 우려는 일축했다. 그는 “그들은 매번 그렇게 말하곤 한다”며 “우리는 이미 침체를 향해 질주하고 있다. 문제는 통화 정책과 재정 정책이 수많은 돈을 지출한 어리석음에서 (우리를) 구하지 않는다면 어떤 모습이 펼쳐질 것인가다”라고 말했다.
 
기업 총수들과 무디스 등 신용평가 기관은 정부와 공화당 간 교착 상태가 시장을 뒤흔들며 세계 경제가 요동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 의회가 부채 한도 상향에 실패할 경우 오는 3분기 초반에 디폴트가 일어날 것으로 본다.

무디스 인베스터스 서비스는 이날 양측이 협상에 실패하면 시장 변동성을 키울 것이라고 밝혔다.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그룹의 CEO는 “걱정이 된다”며 “회사로서 할 수 있는 모든 기회를 활용해 의원들과 소통해 이것이 우리 생각에 해야 할 일이 아니란 점을 이해시키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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