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 톺아보기] 경기침체 우려에 주목받는 '금', 중국 기대감에 고공행진 '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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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모 기자
입력 2023-01-22 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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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로이터, 연합뉴스]


글로벌 경제 흐름을 대표하는 비철금속인 금과 구리가 주목받고 있다. 통상 금은 경기가 침체될 경우 안전자산으로 분류, 관심이 확대된다. 반면 구리는 경기가 회복세에 놓일 경우 사용량 증가로 주목받는다. 하지만 최근 미국 등 선진국의 경기부진에도 구리가격은 급등하며 톤(t)당 9000달러를 돌파하는 등 초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중국의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가격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고공행진중인 금·구리

20일(현지시간) 시카고상품거래소(COMEX)에서 2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트로이온스당 1928.2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 금 가격은 지난 13일 1900달러를 돌파한 1921.70달러를 기록한 이후 1900달러선에서 꾸준히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급등에 따른 일부 차익매물이 출회되며 가격 조정이 있었으나 금 시세는 여전히 상승곡선을 타고 있다.

국제 금 가격 상승은 미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조절로 달러화 약세와 더불어 경기둔화에 따라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이동중에 있어서다. 통상 금은 달러화로 거래가 이뤄지는 만큼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면 금에 대한 매력도는 높아진다.

같은 날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구리 선물 3개월물 가격은 톤당 9305.50달러를 기록했다. 구리 가격은 지난해 6월 21일 이후 처음으로 9000달러를 돌파했다. 작년 3월 7일 1만730달러를 기록했던 구리 가격은 같은 해 7월 15일 7000달러까지 하락하며 연중 최저점을 기록했으나 재차 반등하며 현재는 저점 대비 30% 가까이 회복한 상태다.

구리는 금과 달리 실물 경제의 흐름을 예측하는 지표로 꼽힌다. 실물 경제를 예측하는데 중요한 지표로 쓰이고 있어 ‘닥터 코퍼(구리 박사)’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 이는 구리의 경우 건설을 비롯해 전기·전자·통신 등 산업 전반에서 폭넓게 사용되고 있어 ‘수요=경기’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구리 가격이 뛰면 경기 회복을, 가격이 하락하면 경기가 둔화중인 것으로 여겨진다.

지난 10일(현지시간) 세계은행(World Bank)은 올해 글로벌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6월 전망치인 3%에서 1.7%로 하향 수정됐다. 2024년에는 2.7%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높은 인플레이션과 이를 억제하기 위한 금리인상, 코로나19 팬데믹 재확산, 지정학적 긴장 고조 등이 경기침체를 부추길 것으로 봤다.

이같은 상황에서도 구리가격이 상승중인 이유는 중국의 경기회복이 기대되고 있어서다. 중국는 매년 전세계 구리 광석의 40~50%를 소비하는 최대 소비국으로 최근 제로 코로나정책을 전면 폐기하고 리오프닝에 나서면서 경제 회복 기대감이 빠르게 확대중인 상태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다른 원자재 섹터와 달리 비철금속 수요 부문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 이상으로 높다”며 “여전히 중국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지 않고 있지만, 정부 주도의 재정정책 유입 기대감이 비철금속 수요 회복 기대감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과 제로코로나 정책 폐지로 중국경제성장률은 2022년 3.0%에서 2023년 4.8%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금·구리 가격 상승 이어지나

전문가들은 성격이 다른 두 비철금속인 금과 구리에 대해 가격 상승 가능성이 높다는 데에 입을 모았다. 금은 경기둔화에 따른 매수심리 유입으로, 구리는 경우도 중국의 재고비축 등으로 강세를 이끌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임상국 KB증권 연구원은 “경기 침체 우려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매력도가 점차 늘어날 것”이라며 “금은 통상 달러로 거래되며, 달러화 가치가 약세를 보이면 금의 체감 가격이 떨어지면서 금의 자산 매력도가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중국의 제로 코로나 종료 기대 등 향후 중국 수요 증가도 금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상 사이클이 마무리되는 국면에 접어들고 있고 미 달러도 약세를 보이면서 전세계 중앙은행 입장에서도 금을 매입하기 적절한 시기로 판단할 수 있다”며 “현재의 경기 사이클도 금 보유 비중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통적인 안전자산으로 인식되는 금에 대한 선호 심리가 늘어날 수 있다는 거다.

그는 “1980년 이후 글로벌 경기 침체 국면에서 금의 수익률은 평균 9.3% 내외를 기록했다”며 “실제 경기 침체 국면보다 장단기금리차가 역전되며 경기에 대한 경계 심리가 높아지는 시점에 금 투자 수익률은 대체로 상승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현재 미국 10년물과 2년물국채 금리는 지난해 7월부터 역전되기 시작해 아직까지 -0.7%포인트 가량 역전돼 있다.

전 연구원은 “올해 미국과 유럽의 경기 침체 확률이 각각 65%, 80%까지 늘어난 점을 고려하면 포트폴리오 다변화 수단으로서 금에 대한 매수세가 이어질 공산이 크다”고 강조했다.

구리 역시 가격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구리 가격 예상 범위 상단도 사상 최고치인 1만100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그는 “중국 리오프닝 기대가 유효한 가운데 춘절 연휴 이후에도 최대 소비국 중심의 재고 비축(Restocking)이 구리 가격 강세 모멘텀을 부각할 것”이라며 “아시아를 중심으로 타이트한 역대 최저 LME 재고도 구리 가격 상승 시도를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현 연구원도 구리를 중심으로 장기적 관점에서 비철금속의 투자 매력도는 높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는 “올해 상반기 경기 저점으로 이후에 경기회복이 예상되는 가운데 신재생에너지 산업 성장은 비철금속의 구조적 수요 증대 요인”이라며 “반면, 비철금속의 공급 확대는 제한돼 공급 부족 이슈가 불거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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