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림에 포시마크·왈라팝까지…네이버가 글로벌 'C2C 벨트' 구축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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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선훈 기자
입력 2023-01-15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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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들어 포시마크 인수·왈라팝 추가 투자…해외 'C2C 벨트' 구축 본격화

  • 네이버 'C2C 벨트' 향후 더욱 넓어질 가능성 커…수익성은 아직 '글쎄'

  • C2C 플랫폼, 네이버 광고·커머스 사업과 시너지 효과 높다는 분석

  • 포시마크, 향후 글로벌 진출 확대 의지 내비쳐…크림·왈라팝 등도 국외 사업 '눈독'

지난 12일(현지시간) 진행된 포시마크 간담회에서  스티븐 영 포시마크 최고마케팅책임자(CMO·왼쪽부터), 마니시 샨드라 창업자 겸 CEO, 트레이시 선 공동 창업자 겸 수석부사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네이버]

네이버가 올해 들어 해외 이용자간거래(C2C) 중고 플랫폼에 잇따라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C2C 시장을 미래 먹거리로 보고 있다는 뜻을 명확히 나타냈다. 네이버가 인수·투자한 각 플랫폼들은 대부분 현지 시장에서 1위 자리에 올라 성장성을 높게 평가받고 있으며 시장 확장에도 적극적이다. 다만 이들이 실제 네이버의 수익 확대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포시마크는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네이버와의 협업으로 이뤄낼 성장에 대해 기대감을 나타냈다. 마니시 샨드라 포시마크 최고경영자(CEO)는 "네이버의 전문성과 기술력, 시장에서 가진 지위를 고려했을 때 국내(미국)뿐만 아니라 글로벌 성장에도 기여할 수 있다"라며 "저희의 목표는 글로벌한 리커머스(중고거래) 플랫폼으로 성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1년 미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포시마크는 현재 미국에서 약 8000만명의 이용자들이 가입했으며 지금까지 2억3000만개 이상의 물건이 판매되는 등 북미 1위 C2C 패션 플랫폼으로 꼽힌다. 이후 2019년 캐나다에 이어 2021년 인도와 호주 시장에도 진출하며 본격적인 시장 확장에 나서고 있다. 

포시마크는 앞으로 네이버와 손잡고 스마트렌즈 접목, 라이브커머스 서비스 고도화 등 플랫폼 사용성·편의성을 높여 더욱 적극적으로 해외시장 공략에 나설 전망이다. 이날 포시마크는 추가적인 해외시장 진출 국가를 밝히지는 않고 네이버와의 화학적 결합(PMI·인수후합병)에 일단 집중하겠다고 언급했다. 다만 포시마크가 목표대로 북미 외 지역에서 더욱 입지를 넓힌다면 향후 네이버의 C2C 시장 입지 확대에도 도움을 주게 된다. 샨드라 CEO는 "이러한 파트너십이 온라인 패션 플랫폼에서의 글로벌 플레이어를 만드는 데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포시마크 인수를 통해 네이버는 한국과 일본, 북미, 유럽 등을 잇는 C2C 벨트를 구축했다. 이미 네이버는 한국에서 한정판 거래 C2C 플랫폼 '크림', 일본에서 패션 C2C 플랫폼 '빈티지시티'를 운영하고 있다. 또 스페인 '왈라팝'과 프랑스 '베스티에르 콜렉티브', 싱가포르 '캐러셀' 등에 투자했다. 최근에는 왈라팝에 7500만 유로(약 1000억원) 규모의 추가 투자를 집행하면서 최대 주주에 오르기도 했다.
 

[그래픽=임이슬 기자]


네이버가 C2C 플랫폼에 투자하는 이유는 향후 성장성이 높은 가운데 아직 글로벌 시장에서 주도권을 쥐고 있는 확고한 사업자는 없는 시장으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여기에 네이버가 커머스 사업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는 데다가, 이용자 유입이 많은 C2C 커머스 플랫폼의 특성상 광고를 통한 수익도 기대할 수 있어 네이버의 전체적인 사업과 시너지 효과가 크다는 관측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해 10월 포시마크 인수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우리가 직접적으로 사업적인 거점을 확보할 수 있고, 우리가 가지고 있는 최신 기술 트렌드나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는 가장 최적의 분야, 가장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분야가 C2C 그리고 특히 패션 커머스라고 판단했다"라고 말했다.

네이버의 'C2C 벨트' 위에 올라탄 각 플랫폼들의 면면도 탄탄하다. 포시마크는 북미 1위 C2C 플랫폼이고, 왈라팝 역시 스페인 내 중고거래 1위 플랫폼으로 꼽히며 지난해 10월 포르투갈로 시장을 확대했다. 크림 역시 지난해 1분기와 2분기, 3분기 거래액이 전년 대비 각각 194%, 240%, 270% 늘어나는 등 성장세가 가파르다. 이에 지난해 거래액 1조원을 가볍게 넘겼을 것으로 시장에서는 전망한다. 또 태국·말레이시아·싱가포르 등 동남아 C2C 플랫폼에도 잇따라 투자하며 해외 진출도 염두에 두고 있는 모습이다.

다만 이러한 성장세에도 네이버의 'C2C 벨트'가 실제 수익으로 이어지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포시마크는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손실 6163만 달러(약 765억원)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올해도 포시마크의 영업손실이 800억원대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왈라팝 역시 지난 2021년 매출이 전년 대비 65% 증가한 5100만 유로(약 680억원)이지만 영업손실도 3400만 유로(약 453억원)에 달한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포시마크의 인수 또한 2~3년 안에 재무적 기여를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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