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세원 원장 "한국은 소프트 파워 강국…걸맞은 '문화매력지수'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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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민 기자
입력 2023-01-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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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 경제 저성장에도 콘텐츠 승승장구

  • 경쟁력·가치 조명해 상대적 위상 알려야

  • 선진국 기준 아닌 독자적 지수 개발 필요

  • 유네스코 등과 다방면 국제 협력 확대

  • 문화 콘텐츠로 지역 소멸 막을 수 있어

김세원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원장이 지난 12월 27일 서울 강서구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집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한국 문화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졌습니다. 다른 나라가 세워놓은 기준에 우리를 맞추기보다, 한국 문화의 포부가 담긴 ‘문화매력지수’를 개발해서 전 세계에 알리고 싶어요.”

한국은 소프트 파워(soft power) 강국이다. 군사력이나 경제제재 등 물리적으로 표현되는 힘인 하드 파워(hard power)에 대응하는 개념인 소프트 파워는 강제력보다는 매력, 명령이 아닌 자발적 동의로 얻어지는 능력을 말한다.

미국 경제지 ‘포춘(Fortune)’은 2022 카타르월드컵이 열리는 동안 매긴 소프트 파워에서 한국을 프랑스에 이어 전 세계 2위로 꼽았다. 월드컵 개막식 무대에서 공식 주제가 ‘드리머스(Dreamers)‘를 부른 방탄소년단(BTS)의 정국과 국제축구연맹(FIFA)의 공식 후원사 현대자동차, 마스크를 착용하며 부상 투혼을 발휘한 손흥민(토트넘) 등을 이유로 설명했다.

영국 월간지인 ‘모노클(Monocle)’ 역시 2020년 12월 한국의 소프트 파워를 독일에 이은 세계 2위로 평가했다. 영화와 음악 등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의 돌풍과 삼성·LG·현대 등 글로벌 브랜드의 존재를 이유로 제시했다.

최근 서울 강서구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집무실에서 만난 김세원 원장은 “우리가 지닌 국가경쟁력으로서 문화의 가치를 조명하고, 문화경쟁력과 문화수준의 종합적인 상대적 위상을 알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원장은 “주요국과 비교할 수 있는 자료의 수집 가능성을 검토하고 공신력 있는 문화영향력지수를 개발해, 문화경쟁력 위상을 살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선진국이 세워놓은 기준에 우리를 맞추지 말고, 정부가 가지고 있는 포부 등을 담은 문화매력지수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문화·관광·콘텐츠 분야 유일의 정책연구기관이다. 2002년 통합 개원 이후 약 2600건의 문화·관광·콘텐츠 관련 연구보고서를 발간하고 문화예술지식정보시스템(ACKIS), 관광지식정보시스템(TourGo), 통계포털시스템(문화셈터) 등 수요자 중심의 통계정보 제공을 통해 국민의 행복과 국가 경쟁력 향상을 위한 문화·관광·콘텐츠 연구를 주도하고 있다.

고려대 불문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뉴욕주립대 기술경영학 석사, 고려대 국제통상학 박사 학위를 받은 김 원장은 고려대 국제·IT대학원 초빙교수, 가톨릭대 영어영문학부 부교수를 역임했다. 1984년부터 20여년간 기자로 활동한 김 원장은 1998년부터 3년간 프랑스 주재 유럽 특파원으로 근무했다.

김 원장은 “유럽 특파원 시절 1999년부터 3년간 다보스포럼(세계경제포럼·WEF)을 취재했던 게 생각난다. 빌 게이츠와 조지 소로스 등이 모여 4차 산업혁명 등 세상의 변화를 이야기하는 것이 인상 깊었다“라며 “한국도 청와대 등 상징적인 장소에서 ‘문화매력지수’를 발표하고, 전 세계 문화 분야 종사자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포럼까지 열었으면 한다“라는 바람을 전했다.

이를 위해서는 문화·관광 연구 분야의 국제 교류가 중요하다. 현재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국립대만예술대학교(TACPS), 미국 미주리주립대학교(MU) 컬럼비아 캠퍼스, 베트남관광개발연구원(ITDR), 베트남문화예술연구원(VICAS), 세계관광기구(UNWTO), 일본교통공사(JTBF), 중국여유연구원(CTA)과 업무협약을 맺고 매년 정기적으로 국가 간의 연구교류를 추진하고 있다.

김 원장은 “아시아권에 머물러 있는 연구협력을 문화·관광 선진국인 유럽 등으로 협력의 지평을 넓히려 한다”며 “또한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 유네스코(UNESCO), 환인도양연합 등 국제기구와의 협력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국제의제를 주도하고 다양한 포럼을 개최하며 다방면의 국제협력을 확대하겠다”라고 강조했다.
 

김세원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원장이 지난 12월 27일 서울 강서구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집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한국 문화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수출 품목으로 자리 잡았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4일 발표한 ‘2021년 기준 콘텐츠산업조사(2022년 실시)’ 결과에 따르면, 2021년 콘텐츠산업 수출액은 124억5000만 달러(약 14조3000억원)로 2020년 119억2000만 달러 대비 4.4% 증가했다. 수출액은 2021년 한국은행 연평균 환율(1144.61원)을 적용해 원화로 환산했다.

콘텐츠산업 수출액은 가전(86억7000만 달러), 이차전지(86억7000만 달러), 전기차(69억9000만 달러), 디스플레이 패널(36억 달러) 등 주요 품목을 넘어섰다.

2021년 콘텐츠산업 매출액은 137조5000억원으로 2020년 128조3000억원 대비 7.1% 증가했다. 콘텐츠산업은 코로나19 장기화와 세계 경제 저성장 기조에도 불구하고 전체 산업 평균 4.8% 대비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국내가 거대한 글로벌 콘텐츠 제작기지가 될 것으로 내다본 김 원장은 “미국 할리우드 수준의 관광객 준비 태세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라며 “또한 외국인들의 한국 영화, 드라마, 케이팝 등에 관한 관심이 자연스럽게 한국문화와 한국어 등에 관한 관심으로 잘 연결되도록 관리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원장은 “일반적으로 문화는 교류의 대상이지 교역의 대상은 아니라는 시각이 많다”며 “한국 문화에 대한 일방적인 우월주의가 아니라 상대 국가의 문화를 배려하는 차원에서 세련되게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문화는 한국을 해외에 알리는 동시에 국내 문제를 해결하는 역할도 한다. 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대학과 지역문화 연계 방향 연구’ 보고서를 보면 인구감소와 지역소멸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방향을 정부, 문체부, 지방자치단체, 대학 4개로 나눠 세밀하게 제시했다.

김 원장은 “기존의 지역대학 정책의 중심이 이공계였다면 앞으로는 균형에 맞추어 인문, 사회, 예술계의 활성화가 필요하다”며 “이를 모을 수 있는 부분이 지역문화, 그리고 지역관광과 콘텐츠다”라고 짚었다.

지역소멸에서 가장 큰 문제는 출산인구 등 인구적 측면이 아니라 청년의 유출이라는 사회적 측면이라는 것이 김 원장의 생각이다.

김 원장은 “지역의 소멸을 강조하기보다 지역이 수도권보다 훨씬 나은 삶의 질이 가능한 부분을 확대하고 개선하면서 이제는 청년인구의 지역으로의 유입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라며 “지역 가치 창출가(로컬 크리에이터) 등 지역을 청년이 바꾸는 역할에 대한 문체부의 역할이 반드시 필요하다. 지역 가치 창출가의 콘텐츠가 대부분 문화와 관광이다. 이와 관련한 연구원의 후속 연구도 필요한 시점이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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