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괄임금제에 어수선한 中企…근로자 "환영" vs 사업주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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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은·이나경 기자
입력 2023-01-04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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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기업은 폐지하는데…노조 없어 협상도 못하는 중소기업

  • 정부 단속에 임금체계 점검하는 사업주…"부담 가중" 반발

[사진=아주경제 DB]

포괄임금제 개편론이 대두되면서 중소‧벤처기업계 사업주와 근로자 간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포괄임금제를 활용해왔던 사업주는 정부 단속 대상이 될까 우려하는 반면 근로자들은 연장 근로 수당 없는 장시간 노동이 사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4일 고용노동부 등에 따르면 포괄임금제는 연장·야간·휴일근로 수당 등 각각 산정해야 할 임금 항목을 포괄해 일정액으로 지급하기로 미리 약속하는 임금 지급 계약 방식이다. 실제 근로 시간과 무관하게 일정액을 시간 외 근로 수당으로 지급하기 때문에 이른바 ‘공짜 야근’의 주범으로 불렸다.
 
문제는 포괄임금제가 근로기준법에 규정되지 않았음에도 관행처럼 이어져 왔다는 점이다. 하지만 최근 법원에서 포괄임금제가 부당하다는 판례가 늘고 기업에서도 노조를 중심으로 임금 지급 관행에 대한 개혁 요구가 커지면서 포괄임금제 폐지 요구가 확산하고 있다. 
 
포괄임금제가 만연한 중소기업, 스타트업 근로자들 사이에선 개편 요구가 더욱 거세다. 그러나 노조가 없는 곳이 대부분인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에서는 협상 테이블조차 마련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대기업이 노사 협상을 통해 포괄임금제를 폐지하는 것과 대조적인 행보다. 
 
중소 의류 브랜드에서 근무하는 5년 차 디자이너 이모씨(31)는 “다가올 봄 시즌 준비로 지난달 20시간 이상 야근을 했지만 그에 상응하는 수당은 한 푼도 받지 못했다”며 “포괄연봉제인 탓에 별도로 야근 수당이 없는 게 당연시되고 회사에 노조가 없어 혼자 목소리를 내기도 부담스럽다”고 하소연했다.
 
3년째 중소 가구 제조업체에 다니는 홍모씨(30)는 포괄임금제와 관련해 문제 제기를 해봤으나 달라진 건 없었다. 홍씨는 “입사 후 지금까지 단 하루도 빠짐없이 야근을 해왔지만 야근수당을 받아본 적은 없다”며 “이의를 제기하자 ‘주 52시간제를 도입한 것만 해도 감사해야 한다’는 답변만 돌아왔다”고 토로했다.

포괄임금제를 악용하는 기업이 늘면서 정부가 대대적인 개편을 예고했다.  
윤석열 정부의 전문가 자문 기구인 미래노동시장연구회(미래연)도 지난달 12일 발표한 권고문에서 “실근로시간을 고려하지 않은 포괄임금 약정이 오·남용돼 장시간 근로, 공짜 노동 문제가 야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래연 측 권고에 따라 고용부는 이달부터 오는 3월까지 포괄임금제 오·남용 의심 사업장에 대한 근로감독에 나선다.
 
정부가 포괄임금제에 대한 단속을 예고하면서 중소‧벤처기업인들은 긴장하는 분위기다.
한 중소 정보기술(IT) 기업 대표는 “서비스 출시 일정 등에 따라 근로시간이 유동적이라 편의상 포괄임금제를 도입한 것인데 지급 방식을 점검해야 할 판”이라면서 “안 그래도 대응 여력이 떨어지는 중소기업에 노무 부담을 가중시키는 것 아닌가”라며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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