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도 녹록치 않아"...금융지주 인사·조직개편 키워드는 '위기대응·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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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섭 기자
입력 2022-12-27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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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나금융 3인 부회장 체제로 책임경영 돌입

  • "금융 환경 변화 대응, 미래 먹거리 발굴"

  • 신한금융 계열사 절반 유임...임원 다수 재선임

  • KB금융, 계열사 8곳 중 7곳 CEO 재추천

(왼쪽부터) 박성호, 이은형, 강성묵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사진=하나금융지주]

국내 주요 금융지주의 연말 인사와 조직개편이 ‘위기관리’와 ‘안정’에 방점이 찍혔다. 올해 주요국 긴축 여파가 내년부터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경험 많은 최고경영자(CEO)를 유임하거나 중점 과제를 추진할 조직을 강화하는 움직임이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는 부회장 3명을 중심으로 △디지털(박성호 부회장) △글로벌(이은형 부회장) △본업 경쟁력 강화(강성묵 부회장) 등 3대 부문으로 나눠 조직을 강화하기로 했다. 급변하는 금융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조직개편으로, 부문별 전문성을 키워 새로운 성장 기회를 모색하려는 의도가 깔렸다.
 
하나금융그룹 관계자는 “3인 부회장 체제는 책임경영을 통해 그룹의 중점 과제들을 실행해나가고 금융의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하나금융그룹은 하나은행장에 이승열 하나생명 사장을 내정했는데, 이 또한 위기관리와 조직 안정에 초점을 둔 인사라는 분석이다. 이승열 내정자는 2015년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합병 후 외환은행 출신의 첫 번째 하나은행장이다. 그는 1991년 외환은행에 입사해 재무와 전략, 경영기획부를 거쳤다. 하나은행과 합병 후에는 지주에서 그룹 재무총괄(CFO)과 인사 총괄까지 역임하면서 재무뿐만 아니라 조직관리 면에서도 능력을 인정받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한은행 본점[사진=신한은행]

신한금융지주는 경영관리 업무를 축소하는 대신에 그룹 계열사 간 협업과 시너지 강화를 전담할 조직인 ‘원신한부문’과 미래 먹거리 사업 발굴을 담당할 ‘신사업부문’을 신설했다. 급변하는 금융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경험 많은 리더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계열사 9곳 중 절반(4명)은 세대교체, 절반은 유임하는 수를 뒀다. 지주 경영진 대부분도 재선임됐다.
 
KB금융지주 또한 내년에 닥칠 불확실성에 대비해 계열사 8곳 중 7곳의 CEO를 재추천했다. 전례 없는 위기에 대응하려면 변화보다는 내실을 다지면서 미래를 대비하는 게 더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관료 출신의 회장을 맞이하게 된 NH농협금융지주는 농협은행장에 영업통으로 인정받은 이석용 농협중앙회 기획조정본부장을 내정했다. 외부 출신 회장 옆에 농협 전반에 대한 이해와 근무경력이 긴 이석용 내정자를 기용해 시너지를 낸다는 방침이다. 위기를 본업인 금융 영업으로 돌파하려는 시도라는 분석도 나온다.
 
손태승 회장 연임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우리금융그룹은 경영진 인사를 미루고 있다. 우리은행은 유망기업을 발굴하고 지원할 ‘신성장기업영업본부’를 신설했고, 횡령 사고 재발을 막기 위해 ‘본부감사부’도 신설했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올해 주요국 긴축에 따른 악영향이 내년에 가시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이에 대비해야 한다는 위기감이 조직 내에 깔려있다”며 “금융시장 위축에 대응하려면 너무 큰 변화보다는 적당한 선에서 인사이동과 조직개편을 하는 게 경영관리 측면에서 안정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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