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 한파, 美ㆍ韓ㆍ中ㆍ日 일제히 강타… '설상가상'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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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진·장성원 기자
입력 2022-12-25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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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설이 내린 미국 뉴욕주의 모습 [사진=AP·연합뉴스]


말 그대로 '설상가상'이다. 지구촌이 경기 한파로 몸살을 앓고 있는 이때 북극 한파까지 더해지며 잔혹한 크리스마스를 만들고 있다.

◆ 폭탄 사이클론 찾아온 美…정전·항공 취소 발생

24일(미 동부시간) 뉴욕타임스(NYT)·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미국 중부와 동부 지역 곳곳이 눈보라로 꽁꽁 얼어붙었다. 인명피해와 정전, 항공편 취소 등으로 각종 피해가 계속되고 있다. 미국 중부와 동부에 주요 도시를 강타한 폭탄 사이클론(Bomb Cyclone)은 눈보라와 한파를 동반해 25일까지 막대한 피해를 입힐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을 강타한 폭탄 사이클론은 단기간에 기압이 급격히 떨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기압 하락으로 폭설과 눈보라를 유발하고, 정전 등 피해를 발생시킨다. 특히 이동 경로를 따라 정전을 비롯해 각종 피해를 만들어낸다. 미국 뉴욕주는 폭탄 사이클론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본 곳 중 하나다. 뉴욕의 버팔로 지역은 23~24일 폭설과 강풍으로 가시거리가 제로에 가까운 화이트아웃 현상이 발생했다. 23일까지 버팔로 지역에 71센티미터(28인치)의 눈이 쌓였다. 

이날 뉴욕주 버팔로 지역은 섭씨 -10도를 기록하고 '눈보라 경고'가 예보됐다. 국립 기상청의 리치오토는 WSJ에 "'한 세대에 한번 오는 폭풍우'라는 말을 들었다. 사이클론의 범위와 파괴력을 고려했을 때 이 말은 사실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는 25일은 미국 동부 지역에 30~40년 만에 가장 추운 크리스마스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폭탄 사이클론에 따른 한파와 눈보라는 중부 지역도 찾아왔다. 테네시주 내슈빌은 섭씨 -12~-3도의 기온이 예고됐고 텍사스주 휴스턴은 섭씨 5~-1도가 예고됐다. 이는 평소 텍사스 기온보다 20도 가량 낮은 온도다. 워싱턴포스트(WP)는 "24~25일 텍사스주부터 플로리다 등 미국 남부와 남동부 지역에 강한 한파 경고가 있다"며 "25일에 워싱턴, 오레곤, 아이다호 등에 비와 눈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되며 중부와 북동부에 체감온도가 영하에 머무를 것"이라고 전했다. 

폭탄 사이클론으로 폭풍우와 추위가 발생하자 인명피해와 재산피해도 발생했다. 곳곳에서 도로가 얼어붙어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24일 오하이오주 턴파이크에서 50여대의 차량이 추돌해 4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전국에서 18명의 교통사고 사망자가 발생했다. 미국 뉴욕주 칙토와가에서는 응급 구조원과의 연락이 이어지지 않아 2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정전 피해 상황은 수백만명에 달한다. 미국 정전 집계 사이트 파워아웃티지에 따르면 24일 기준 150만 가구 이상이 정전으로 피해를 입었다. 듀크 에너지는 이날 아침 소셜미디어를 통해 "매우 추운 기온으로 인해 비정상적으로 높은 에너지 수요가 발생했고 노스캐롤라이나 전역에서 15~30분 동안 정전이 발생했다"고 알렸다. 파워아웃티지는 이날 밤 9시 기준 현재 33만5000가구의 전력이 끊긴 상태로 전력이 서서히 복구되고 있다고 전했다. 

폭설로 인해 항공 운행도 취소되는 등 교통 마비도 발생했다. 23일 미국 전역 기준 항공사들이 운행을 취소한 항공편은 6000편에 육박한다. 이는 전체 항공편의 24% 수준에 달한다. 지연된 항공도 전체의 56%로 평균 85분이 지연됐다. 크리스마스부터 새해까지 이어지는 연말 여행 대목인 만큼 피해가 막대해 보인다. 피터 부티지지 교통부 장관은 "항공편이 돌아오고 있으니 기다려달라"고 말했다.

교통 마비로 인해 물류 상황도 혼란이 생겼다. US 포스탈 서비스는 사우스다코다, 미네소타 등에 서비스 지역을 임시 폐쇄했다. 아마존 역시도 사이클론으로 일부 지역을 임시 폐쇄한다고 전했다. 이번 폭탄 사이클론으로 인한 폭설과 한파 피해는 26일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뉴욕주 등 주요 피해 지역이 비상사태를 선포한 가운데 사이클론이 지나가야 정확한 피해와 복구 시점이 나올 전망이다. 

◆ 동북아 韓ㆍ中ㆍ日도 한파 피해

북극 한파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은 미국만이 아니다.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일본 등 동북아시아 지역도 북극 지방에서 내려오는 한파에 고스란히 노출됐다. 

한국은 이미 지난 사흘 동안 올 겨울 최대의 한파가 휩쓸고 지나간 가운데 최남단 지역인 제주를 비롯해 대부분 지역에서 폭설에 따른 피해가 속출했고, 25일 전력 수요도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일기예보에 따르면 다음 주에는 추위가 다소 누그러질 전망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분간은 오후에도 영하권을 맴도는 한파가 이어질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중국 중앙기상대는 이날 일기 예보를 통해 25~27일까지 한랭 기단의 영향을 받아 내몽고 등 북서 지역을 중심으로 기온이 최대 8도 하강할 것이고, 강한 바람과 눈이 예상된다고 발표했다. 또한 26~28일까지는 티벳 지역을 비롯해서 윈난, 쓰촨, 안후이, 저장 등 비교적 남부에 위치한 지역들까지도 눈이 내릴 수 있다고 밝혔다.

일본에서도 홋카이도 지역이 폭설로 인해 1만9000가구에 정전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HBC 북해도 통신에 따르면 일본 열도는 기록적인 폭설을 겪고 있는 가운데 홋카이도는 관측 사상 가장 높은 130㎝의 적설량을 기록하고 있다.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가뭄, 폭우가 닥쳤던 지구촌이 지금은 폭설, 한파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은 결국 전지구적인 기후 변화의 여파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기상 과학자 대니얼 스웨인은 기후 변화로 인해 극심한 더위와 폭우 등 급격한 기후 현상이 더욱 빈번해지고 있다며 "이는 우리가 기후 온난화 속에서도 이러한 종류의 사건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을 일깨워 주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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