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로코 여왕' 김은숙 작가가 그린 서슬 퍼런 복수극…'더 글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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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희 기자
입력 2022-12-20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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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넷플릭스]

"복수극 하면 1번 '존 윅', 2번 '테이큰'…그리고 '더 글로리' 아니겠어요?" (김은숙 작가)

드라마 '파리의 연인'부터 '신사의 품격' '상속자들' '도깨비' 등을 통해 로맨틱 코미디 여왕으로 불리었던 김은숙 작가가 복수극으로 돌아왔다. '더 킹: 영원한 군주' 후 오랜만에 파격적인 장르로 대중과 만나는 김 작가는 오랜 시간 공들인 '더 글로리'로 글로벌 팬들과 만난다.

12월 20일 오전 서울 동대문 JW메리어트호텔에서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더 글로리'(극본 김은숙·연출 안길호)의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더 글로리'는 유년 시절 폭력으로 영혼까지 부서진 한 여자가 온 생을 걸어 치밀하게 준비한 처절한 복수와 그 소용돌이에 빠져드는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배우 송혜교, 이도현, 임지연, 염혜란, 박성훈, 정성일이 주연을 맡아 드라마를 이끈다.

'더 글로리'는 공개 전부터 드라마 팬들의 이목을 끌었던 작품이다. 드라마 '파리의 연인', '온에어', '신사의 품격', '시크릿 가든', '상속자들', '도깨비', '태양의 후예', '미스터 션샤인', '더 킹: 영원의 군주' 등 수많은 히트작을 내놓은 김 작가의 복수극을 담았다는 소식에 드라마 팬들이 궁금증은 더욱 높아졌다.

이날 김은숙 작가는 얼마나 '더 글로리'를 치열하게 작업했는지를 방증할 수 있는 백발로 취재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는 "염색하지 않고 고2 딸과 함께 치열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고 말문을 열며, 고되고 치열한 작업이었음을 암시했다. 이어 첫 복수극 장르물로 도전한 이유에 대해 "나는 그동안 작품을 하면서 일보전진을 하고 있었다고 생각하고 복제를 하지 말자고 생각하며 변화를 해왔고 이번에는 장르극을 만났다"라고 했다.

'더 글로리' 스틸컷[사진=넷플릭스]


'더 글로리'의 시작점은 다음 해 고등학교 2학년이 되는 딸과의 대화였다. 김 작가는 "학교폭력이라는 소재는 가까운 화두였다. 제 걱정은 (딸이) 저 때문에 불필요한 관심을 받지 않을까 싶었다. 그런데 딸이 (그런 이야기 도중) '엄마, 언젯적 김은숙이야'라고 하더라. 제겐 첫 번째 충격이었다. 이어 딸이 '내가 누굴 죽도록 때리면 가슴 아플 것 같아, 아니면 죽도록 맞고 오면 가슴 아플 것 같아'라고 물었다. 그게 두 번째 충격이었고 지옥처럼 힘들었다. 그렇게 시작한 이야기가 '더 글로리'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현실적인 보상보다 가해자의 진심 어린 사과를 원한다고 하더라, 세속에 찌든 저로서는 진심으로 사과는 무엇일까 싶었다, 폭력의 순간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잃게 된다. 인간의 존엄성이나 명예나 그런 것들이다"라며 "그것에 대한 사과를 받아야 원점이구나 싶어서 '더 글로리'라고 생각했다. 동은이나 현남이나 여정 등 피해자들에게 주는 응원 같은 작품이다"라고 덧붙였다.

'더 글로리'를 이끌어갈 '문동은' 역은 송혜교가 맡았다. '태양의 후예' 이후 다시 한번 호흡을 맞추게 됐다. '문동은'은 끔찍한 학교폭력의 피해자로 가해자와 방관자 모두를 향해 온 생을 걸고 복수를 계획하는 인물이다.

송혜교는 "함께 하는 작가님, 감독님이 작품을 선택한 첫 번째 이유였다"라며 "대본을 읽었을 때 너무 해보고 싶은 장르이고 캐릭터라고 생각했다, 항상 이런 역할에 배고팠는데 이 역할을 연기하면서도 정말 마음이 아프고 멍했다. 기존에 멜로 드라마를 많이 해서 '더 글로리'에서 보이는 모습이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너무 어렵지만 즐겁게 연기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학교폭력 피해자 역할을 맡아서 아주 어려웠다, '동은'은 무방비 상태로 상처를 입고 아픔이 큰 친구다"라며 "저는 그 후로 오랜 시간 동안 가해자들에게 처절하게 복수를 하는 인물이기 때문에 불쌍한 모습보다 단단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그런 면에 연기 중점을 뒀고 '어릴 때보다 나는 단단해졌어, 그래서 너희를 벌 줄 수 있어'라는 면을 중요하게 보여드리고 싶어서 신경을 많이 썼다"라고 말했다.

[사진=넷플릭스]


김은숙 작가는 "작품을 보고 '송혜교에게 이런 표정이 있구나' '이런 걸음걸이가 있구나' 놀랐다. 사석에서 봤던 송혜교는 어디에도 없고 모든 신이 문동은씨여서 너무 기쁘고 좋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이 사람하고 원한을 지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송혜교 역시 "연기하면서 감정적으로 아주 힘들었지만, 복수를 하는 과정에서 내게 이런 표정이 있구나 다시 봤을 때 희열도 느꼈다"라고 말했다.

이도현은 비밀스러운 사연을 지닌 '주여정'을 연기한다. 이도현은 "처음에 대본을 4부까지 받았는데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라며 "(4부까지는) 여정에 대한 표현이 많지 않아서 알쏭달쏭했는데 불분명하지만 무언가 고집이 있는 캐릭터라고 생각하고 그걸 잘 전달하고 싶다"라고 설명했다.

임지연은 과거 학교폭력의 주동자이자 백야의 시간으로 살아온 '박연진' 역을 맡았다. 그늘 한 점 없이 완벽해 보이는 일생을 살아온 박연진은 부메랑이 되어 자기 목을 조여오는 과거의 그늘로부터 소중한 것들을 지키기 위해 맞선다.

임지연은 "이 아이는 왜 이런 나쁜 짓을 했을까 고민했는데 '연진'이는 정말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이 답이었다"라며 "'연진'이 누군가에게 가해하는 것을 두고 '이게 왜 나빠?'라며 죄책감을 모르는 환경에서 자랐고, 원하는 걸 다 가졌고 노력도 해본 적이 없는 아이다. 준비하는 과정에서 처음에는 매력 있는 악역을 참고해볼까? 싶었는데 나만 할 수 있는 '박연진'을 만들어보자는 마음이 생겼다"라고 말했다.

[사진=넷플릭스]


박성훈은 '연진'과 함께 '동은'의 삶을 파괴한 '전재준' 역을 맡아 다시 한번 강렬한 캐릭터를 선보인다. 전재준은 집안의 재력을 믿고 제멋대로 살아가는 안하무인 캐릭터다.

박성훈은 "눈에 띄는 순간마다 '갑'으로 사는 사람이고 술 도박 여자 폭행과 친밀한 인물이다"라며 "그런데도 하루하루 피해자 동은이 계획해놓은 덫에 빠지게 되는 사람이다"라고 했다.

정성일은 연진의 남편이자 재평건설의 대표인 '하도영'으로 분한다. 하도영은 오랜 시간 설계된 동은의 덫에 걸려 가정의 행복을 위협하는 판도라의 상자와 마주하게 된다. 정성일은 "모든 게 완벽한 면에서 균열이 일어나면서 인생에서 가장 큰 선택의 갈림길에 서는 사람이다"라고 소개했다.

염혜란은 또 다른 폭력의 피해자인 '강현남'으로 활약한다. 아이를 지키기 위해 멈추지 않는 가정폭력을 끊어내야 했던 현남은 동은에게 공모를 제안하게 된다. 염혜란은 "정말 한국적인 복수극이 나왔구나 싶었다"라며 "이 촘촘한 복수극에 빨려 들어갈 수밖에 없다."라고 자신했다.

김은숙 작가의 전작들과 달리 '더 글로리'는 청소년관람불가 수위다. 김 작가는 "욕설, 학교폭력이 등장하기는 하지만 '더 글로리'는 사법 체계가 아니라 사적 복수를 선택하는 이야기인데, 사적 복수를 옹호하지 않는 입장에서 동은의 철학은 (사적 복수에 대해) 잘 판단할 수 있는 성인들이 보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이기 때문에 표현이 (자유롭고) 내 안의 어둠이 나오게 된 거 같다"라고 설명했다.

[사진=넷플릭스]


안길호 감독은 "영상화하면서 대본의 이야기를 하나도 놓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고 사실적으로 보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일단 이야기의 힘이 큰 작품이었고 (연출하며) 폭력 등 혐오스럽지 않은 선에서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라고 했다.

'더 글로리'는 총 16부작이다. 8부작씩 파트1, 파트2로 나뉘어서 공개된다. 오는 30일 파트1이, 내년 3월 파트2가 넷플릭스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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