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권 30조 유동성 비상] 연말 퇴직연금·저축보험 '30조원+α' 이탈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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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상현 기자
입력 2022-12-1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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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증권 8.5% 퇴직연금 상품 출시에 고객 유인 요인↓

  • 역마진 우려·당국 경쟁 자제 요구에 금리 인상 눈치

  • 경기 침체에 일반 보험 해지 추가 악재도

[사진=연합뉴스]


퇴직연금과 과거 대량 판매했던 저축보험 상품 만기가 이달 도래함에 따라 보험권에선 최대 30조원 이상의 자금 이탈을 예상하고 있다. 영구채 중도상환옵션 미행사로 홍역을 치른 흥국생명발 이슈에 이어 '제2의 보험권 유동성 우려'가 커지고 있다. 보험권은 역마진 우려와 금융당국의 금리 경쟁 자제 요구 등 기존 고객을 잡아둘 요인이 부족해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말 기준 보험사의 퇴직연금 자산은 100조원(생명보험 71조원, 손해보험 34조원) 규모로, 이달 약 30조원의 만기가 도래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30%가량의 자금이 한꺼번에 빠져나가는 것으로, 기존 고객 잡기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업계는 퇴직연금의 경우 만기가 통상 3년 주기로 돌아오는데, 매년 연말 해당 시장에서 25~30%의 자금 이동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올해는 금리 인상 이슈로 해당 규모가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보험업계가 퇴직연금 경쟁에서 향후 우위를 점할지는 불투명하다. 이달 큰 폭의 금리 인상을 단행했지만, 타 업권대비 금리가 여전히 낮기 때문이다. 실제 이달 업권별 퇴직연금 평균 금리는 전월대비 각각 △증권 5.20→6.49% △저축은행 5.98→5.95% △생명보험 4.77→5.67% △손해보험 4.85→5.42% △은행 4.84→5.06% 순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최근 다올투자증권이 업권 평균치를 크게 상회하는 8.5% 상품을 출시하는 등 치열한 금리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보험권은 역마진 우려가 커 금리를 더 올리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역마진은 보험 계약자에게 약속한 이자를 투자 이익으로 보전하지 못하는 상황을 의미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보험업계 전체 평균 운용자산이익률은 3%대로, 해당 금리를 6%대 이상으로 끌어올릴 경우 현재 운용자산이익률보다 2배가량 높은 수치가 된다. 여기에 금감원이 최근 퇴직연금 자금 이탈을 막기 위해 과당 경쟁을 골자로 한 행정지도를 내린 상태다.

과거에 팔았던 저축상품 만기도 이달에 겹쳤다. 보험권은 10년 전에 보험차익비과세 제도가 바뀌기 전 절판마케팅을 통해 저축보험을 대량 판매했다. 10년 이상 유지해야 고객들이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어 10년째인 올해 대규모 자금 유출이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보험권은 기존 고객을 잡아두기 위해 최근 5% 후반대에 상품을 잇따라 내놨지만, 6%대 상품은 요원한 상황이다. 역마진 우려와 당국 제재로 금리를 추가로 올리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물가 상승 등 경기 침체로 일반 보험 해지가 늘고 있는 점도 악재다. 특히 장기성을 띠고, 손해보험보다 비교적 보험료가 높은 생명보험 상품들의 해지가 이어지고 있다.

생보협회에 따르면, 국내 생보사 23곳의 올해 상반기 기준 해지환급금 규모는 13조8115억원이었지만, 9월까지 관련 수치는 24조3309억원으로 2배 가량 늘었다. 해지환급금은 통상 납입한 보험료보다 적다. 원금 손실을 무릅쓰고 해지를 진행하는 규모가 증가했다는 점에서 보험권의 시름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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