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베이징 이미 코로나 '정점'… 藥 구하러 신장까지 '원정 사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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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중국)=배인선 특파원
입력 2022-12-15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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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두 빅데이터로 본 도시별 1차 유행 정점

  • 위챗 설문조사서 확진자 '절반' 이상

  • 병원은 '戰時'···약 구하러 원정 사재기도

중국의 갑작스런 방역 완화로 감염자가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코로나 감염세가 예상보다 일찍 1차 유행 정점을 찍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특히 수도 베이징의 경우 이미 1차 정점을 찍었다는 진단도 나온다. 확진자가 폭증하며 병원에 과부하가 걸리고 시민들은 치료약을 구하러 저 멀리 신장·광시 등 지역으로 ‘원정 사재기’까지 나선 상황이다.
 
바이두 빅데이터로 본 도시별 1차 유행 정점

바이두 전염병지수(왼쪽), 천진의 지역별 1차 유행 정점 예상시기 지도 [자료=바이두 검색지수 등]

13일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 바이두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한달간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렸던 베이징과 허베이성 스자좡·바오딩·싱타이, 그리고 허난성 뤄양 등 도시의 전염병 지수는 최근 들어 상승세가 둔화하거나 하락세로 돌아섰다. 

바이두 전염병지수는 바이두 전염병 관련 검색량과 바이두헬스를 통한 호흡기내과 문진 자문량을 기반으로 산출한다. 지수가 하락세로 돌아섰다는 것은 현지 주민들의 코로나 증상이나 방역물자 등과 관련한 검색이 줄었음을 의미한다. 사실상 현지 전염병 상황이 차츰 호전세로 돌아서고 있음을 뜻한다는 게 바이두 측의 설명이다. 

최근 중국 온라인에서 유명한 빅데이터 전문가 ‘천친(chenqin)’도 바이두 지수와 대만·홍콩 전염병 사례를 기반으로 한 전염병 모델링을 이용해 코로나 1차 유행 정점 시기를 관측했다.

그의 관측대로라면 베이징과 허베이 등 수도권 지역은 이미 13일 1차 정점을 찍었고, 쓰촨(12월 19일)과 충칭(12월 19일), 후베이(12월 18일) 등지도 곧 이어 1차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됐다. 상하이(1월 6일), 장쑤(1월 14일), 저장(1월 15일)의 정점 시기는 1월 초·중순 등으로 관측됐다. 

중국의 최대 모바일 메신저 위챗의 한 계정이 최근 802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코로나19 감염 여부 설문조사에서는 14일 오전 기준 51%가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답했다고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보도했다. 

현재 중국이 유전자증폭(PCR) 검사 음성을 강제적으로 요구하지 않아 검사받는 사람이 줄면서 당국의 확진자 통계 수치는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 따라서 중국의 전염병 심각성은 이러한 데이터를 통해 대략적으로 추정할 수밖에 없다. 
 
위챗 설문조사서 51% 감염 "폭주하는 열차 같다"
실제 일반 베이징 시민들도 주위 사람들 대다수가 감염됐다며 체감 상으로는 이미 감염률이 절반을 넘었다고들 말한다.

미국계 로펌 퍼킨스 코이의 제임스 짐머맨 중국 변호사는 14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현재 베이징 사무소의 90%가 코로나에 감염됐다. 감염세가 마치 폭주하는 화물열차같다"고 표현했을 정도다.

베이징 쇼핑몰이나 식당가는 썰렁하다. 이미 감염이 됐거나 감염을 우려한 주민들이 집에서 꼼짝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심지어 배달인력도 대부분 감염돼 음식 배달도 어려워졌다. 미국 뉴욕타임스 중문판은 베이징의 상황이 “도시 봉쇄 때보다 더 심각하다(不是封城,勝似封城)”고 표현했다. 

중국 전염병 분야 최고 전문가인 장보리(張伯禮) 중국공정원 원사는 14일 관영 신화통신 인터뷰에서 중국 전체 전염병 유행이 1~2개월 내 정점을 찍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특히 베이징은 인구가 많은 데다가 밀집도도 높아서 전파속도가 빠르다”며 “현재 베이징에서 유행하는 바이러스는 오미크론 하위변종인 BF.7.로 다른 변이보다 더 전파력이 강하다”고 말했다. 이밖에 북부 지역에 위치한 베이징은 현재 유행성 독감이 발발하는 시기라 감염세가 더 심각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병원은 '戰時'···약 구하러 원정 사재기도

베이징 주민들이 약국에서 감기약, 해열제 등을 사재기하고 있다(왼쪽). 약국 앞에는 '신속항원 키트 없음' '롄화칭원 1인당 1갑 구매제한령'이라고 쓰인 종이가 붙어 있다. [사진=배인선 기자]

이처럼 확진자가 폭증하고 있지만, 문제는 발열 증세가 나타나더라도 병원에서 진료를 받기도, 약을 구하기도 힘들다는 것이다.

발열환자가 늘면서 병원과 약국에 긴 줄이 늘어섰다. 환자는 쏟아지는데 병원 의료진 대다수가 감염돼 현재 무증상자·경증 의료진은 감염된 상태로 근무할 정도로 사실상 ‘전시 상태’다. 코로나 치료제를 구하려는 사람들로 약국마다 긴 줄이 늘어섰다. 

이에 광시·신장 같은 외딴 지역 약국에서 치료제를 구하는 방법도 온라인에서 공유되고 있다. 메이퇀 같은 배달앱에서 지역 범위를 베이징 대신 광시·신장 등 전염병이 심하지 않은 지역으로 변경해 현지 약국에서 파는 치료제를 구매한 후 현지 배달원에게 베이징으로 택배를 부쳐달라고 부탁하는 방식이다. 이로 인해 타 지역 약국 의약품까지 동이 나면서 현재 이 글들은 신고를 받고 대부분 삭제됐다고 명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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