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슈룹' 문상민 "김혜수 선배님과 만남, 제 인생의 큰 터닝포인트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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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희 기자
입력 2022-12-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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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뷔 3년 만에 '성남대군' 주연 역할…배우로서 가져야 할 마음가짐 배워

  • 아직 10번중에 1번 사람들이 알아봐…이른 시일내 새 작품으로 돌아올것

tvN '슈룹'에서 '성남대군'을 연기한 배우 문상민[사진=어썸이엔티]

'혜성'처럼 등장한 신예 배우. 문상민은 지난 2019년 웹드라마 '크리스마스가 싫은 네 가지 이유'로 데뷔해 '마침내 물들다' '인어왕자 더 비기닝' '마이네임' 등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렸다. 데뷔 3년여 만에 tvN 드라마 '슈룹'의 주연 배우 자리를 꿰찬 그는 김혜수·김해숙·최원영·김의성·권해효 등 쟁쟁한 선배 배우들과 함께 호흡 맞추며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

누군가는 그를 두고 "운이 좋았다"라고 평가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문상민은 누구보다 치열하게 연기해왔다. 단단하게 내공을 쌓았고 기회를 노려왔다. 드라마 '슈룹'을 통해 얻은 인기는 문상민이 오랜 시간 들인 노력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어머니, 아버지가 정말 좋아하시죠. 응원도 많이 해주시고요. 친구들은 팬 분들이 저를 알아봐 주시거나 인터넷에 저에 관한 글이 올라오는 게 어색한가 봐요. 하하. 제가 TV 드라마에 출연하는 게 처음이라서 그런가봐요. 길을 걷다 보면 (팬분들이) '성남대군이다!'하고 알아봐 주시기도 하고요. 사진 찍자고 하시기도 해요. 그럴 때면 드라마의 인기가 실감이 나요. 제 삶에 엄청난 변화가 있는 건 아니지만 그런 반응을 겪을 때 실감이 나요."

tvN 드라마 '슈룹'(극본 박바라·연출 김형식)은 자식들을 위해 기품 따윈 버리고 사고뭉치 왕자들을 위해 치열한 왕실 교육 전쟁에 뛰어드는 중전의 파란만장 궁중 분투기를 그린다.

"오디션을 보고 '슈룹'에 합류했어요. 당시에는 제가 어떤 역할을 맡게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었고 '성남대군'을 포함해 적통 왕자인 '무안대군' '계성대군', 서통 왕자인 '보검군' '의성군' '심소군' 등 모든 역할에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었어요."

tvN '슈룹'에서 '성남대군'을 연기한 배우 문상민[사진=어썸이엔티]


김형식 PD는 문상민에게 '성남대군' '보검군' '무안대군' '계성대군' 등 대군 캐릭터를 모두 연기해보라고 제안했다. 극 중 모든 역할에 매력을 느꼈던 문상민은 "무슨 역할이든 잘해내고 싶었다"라며 "연기하고 싶은 '최애'(최고로 애정하는 캐릭터) 역시 계속 바뀌었다"라고 털어놓았다.

"처음에는 바른 이미지를 가진 '보검군' 역할이 눈에 들어왔었어요. 저와 이미지가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었거든요. 또 대본을 받아서 읽었을 때는 날파람둥이 왕자 '무안대군'도 매력적으로 느껴졌고 욕심이 나더라고요. 대본을 읽을 때마다 '최애'가 바뀌었어요. 결국 '모든 캐릭터가 매력적'이라고 생각했고 '어떤 역할이 주어지든 열심히 해보자'라고 다짐했어요. 모든 캐릭터가 매력적이었거든요."

문상민에게 주어진 캐릭터는 '화령'의 둘째 아들 '성남대군'이었다. 영특하지만 평판이 영 좋지 않은 '애물단지'다. 그러나 장남인 '세자'(배인혁 분)가 갑작스레 죽고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 각성하며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된다.

"'성남대군'은 알 수 없는 캐릭터예요. 속내를 들여다볼 수가 없죠. 다만 캐릭터를 연기할수록 저와 닮은 부분이 많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큰 고민 없이 행동부터 하는 편이거든요. 일할 때 주저하지 않는 편인데 그게 '성남대군'이랑 비슷하다고 생각했어요."

'성남대군'은 가장 역동적이면서 양면적인 캐릭터다. 어린 시절 이유도 모른 채 민가에서 자라다가, 어느 날 갑자기 넓은 궁에 던져지게 된다. "영특함을 드러내면 형을 위협하는 거로 간주하겠다"라는 '대비'의 경고에 조용히 본분을 지키며 살아가다가, '세자'의 죽음으로 각성하게 된다.

"작가님, 감독님께서 '성남대군'을 정말 멋지게 그려주셨어요. 그는 엄마('화령'), 형('세자') 등 상대마다 다른 태도를 취하는데 연기도 그에 맞게 극명하게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때로는 능수능란하게, 때로는 서툴게…. 상황에 충실하게 임하려고 했고 (장면마다) 목적이 무엇인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생각했어요. 그 부분을 염두에 두고 연기하면서 캐릭터가 입체적으로 보일 수 있도록 도움받은 거 같아요."

tvN 드라마 '슈룹' 스틸컷[사진=tvN]


문상민은 '성남대군'으로서 처음 '슈룹' 촬영 현장을 찾았던 순간도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첫 촬영 현장의 공기, 분위기, 풍경 등이 잊히지 않는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정말 긴장을 많이 했어요. 너무 떨리더라고요. 대사가 많은 장면도 아니었는데 잔뜩 경직되었어요. 감독님께서 많은 배려를 해주셨고 제가 자연스레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어요. 그날 촬영장 분위기가 많이 생각나요. 많은 분께 도움을 받았던 현장이었어요."

앞서 언급했듯 '슈룹'은 김혜수·김해숙·최원영·김의성·권해효 등 굵직한 배우들의 연기 열전이 인상 깊은 작품이다. 베테랑 배우들 앞에서 연기를 해내야 하는 신예 배우에게 심적인 부담감은 없었는지 어떻게 그들 앞에서 기죽지 않고 역량을 펼칠 수 있었는지 물었다.

"처음엔 정말 걱정이 많았어요. 우려도 컸고요. 계속 그런 생각을 하니 위축되더라고요. '선배들을 만나기에 앞서 걱정을 뒤집어 기대감으로 바꾸면 어떨까?' 마음가짐을 달리 먹기로 했어요. 선배님들의 연기를 직접 보고, 그분들께 도움을 받는다고 생각하니 설레기 시작하더라고요. 그 '마음가짐'이 도움이 되었던 거 같아요."

문상민은 인터뷰 내내 '화령' 역의 김혜수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엄마'와 '아들'로 깊은 감정 연기를 주고받은 그는 김혜수가 있었기에 '성남대군'을 연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혜수 선배님을 만난 건 제 인생의 큰 터닝포인트예요. 배우로서 가져야 할 마음가짐에 관해 많이 이야기 해주셨어요.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고요. 기본적이지만 놓치는 게 많았는데 그걸 일일이 일깨워주셨어요. 선배님 덕분에 좋은 길로 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tvN '슈룹' 스틸컷[사진=tvN]


김혜수는 선배 배우로서 문상민에게 아낌없는 조언과 응원을 보냈다. 그는 김혜수의 눈빛을 보면 "마음이 따뜻해지는 걸 느꼈다"라고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김혜수 선배님의 눈빛을 보면 여러 감정이 들어요. 말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게 있어요. 촬영 전 손을 잡아주시기도 하는데요. 그 손길에서도 따뜻한 감정이 느껴져요. (김혜수의) 눈빛만 봐도 울컥할 때가 있어요."

그는 극 중 형제인 '무안대군'(윤상현 분), '계성대군'(유선호 분), '일영대군'(박하준 분)에 관해서도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시청자분들께서 '형제들끼리 화합이 좋다'라고 평가해주셨는데 저희끼리 정말 사이가 좋아서 얻을 수 있는 반응이었던 거 같아요. 동생들이 먼저 다가와 주었고 저를 참 잘 따라주었어요. 형제들끼리 케미스트리가 좋았던 건 동생들 덕이라고 생각해요."

tvN '슈룹'에서 '성남대군'을 연기한 배우 문상민[사진=어썸이엔티]


문상민은 데뷔 3년 만에 주연 배우 반열로 올라섰다. 짧은 시간 동안 눈부신 성과를 이룬 그인 만큼 설렘과 동시에 불안을 느끼지 않을까 궁금했다.

"아직 10번 중 1번 알아봐 주시는 정도예요. 하하하. 많은 분께 사랑받으며 보다 더 책임감을 느끼고 있어요. 제가 받는 사랑과 믿음만큼 보답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앞으로 더욱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그에게 "작은 목표 한 가지를 세워보자"라고 제안했다. 아주경제와 다시 인터뷰할 때까지 그 목표를 이루기로 약속했다. 그는 고민 끝에 "다음에는 '상민이에게 이런 모습이 있는지 몰랐어요'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라고 말했다.

"일단 다음 작품으로 또 만나게 될 수 있으면 좋겠어요. 또다시 만나게 된다면 '상민이에게 이런 모습이 있는 줄 몰랐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성남대군'과 다른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렸으면 좋겠네요. 이른 시일 내 새로운 작품, 새로운 역할로 팬 분들과 만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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