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아파트도 '원플러스원'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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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중국)=배인선 특파원
입력 2022-12-07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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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휴양지 아파트 1년 사용권 드려요"

  • 부동산기업들 '고육지책' 마케팅

  • 수요 회복까진 '시간 걸릴 듯'

 

최근 중국 당국이 침체된 부동산 경기를 살리기 위해 잇달아 부양책을 내놓고 있다.[사진=로이터연합뉴스]


"아파트를 한 채 사면 한 채를 더 드립니다(买一套送一套)."
 
할인매장에서 흔히 보는 '원플러스원(1+1)' 마케팅이 중국 아파트 분양시장에도 등장했다. 중국 부동산 경기 침체 속 자금난에 시달리는 부동산기업이 내놓은 고육지책이다.
 
"휴양지 아파트 1년 사용권 드려요"

중국 부동산기업 더상의 '1+1 아파트 분양광고'[사진=웨이보]


 6일 중국 경제매체 재경망에 따르면 쓰촨성 소재 부동산기업인 더상(德商)그룹은 최근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위챗 공식 계정에 "11월22일부터 12월25일까지 전국 각지 더상그룹이 지정한 아파트를 구매하면 윈난성 푸얼시 나하리 온천 휴양지의 38㎡ 면적 아파트를 드립니다"고 전했다.

1999년 설립된 더상그룹은 전국 30여개 도시에 자사 브랜드 아파트를 보유한, 중국 100대 부동산기업 순위에 드는 중견업체다.
 
이번에 1+1로 제공하는 아파트 분양가는 약 28만5000위안(약 5387만원)으로, 내년 말 인도 예정으로 알려졌다.

현지 매체가 확인한 결과, 1+1 마케팅은 청두·우한에 소재한 더상의 2개 분양 아파트 단지에서만 국한되며, 아파트 소유권이 아닌 1년 사용권을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이러한 판촉 행사는 최근 중국 부동산 기업들이 얼마나 자금난에 시달리는 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올 들어서 중국 부동산 기업들은 밀이나 마늘 등 농산물로 아파트 계약금을 받는가 하면, 10년간 지하철 무료이용권 제공, 일자리 소개 등의 갖가지 주택 판매 판촉 마케팅을 벌였다. 미분양 물량을 해소해 자금난 숨통을 틔우기 위함이다.

엔웨진 이쥐부동산연구원 연구총감은 "이러한 판촉행사는 부동산기업이 영업에 얼마나 어려움을 겪는지 보여준다"며 "미분양 물량 압박이 비교적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수요 회복까진 '시간 걸릴 듯'

중국 부동산 기업들은 장기간 이어진 부동산 규제 정책과 경기 침체로 자금난에 빠졌다.

올 여름엔 부동산 개발업자들이 돈이 없어서 아파트 공사를 잇달아 중단하면서 '란웨이러우(爛尾樓, 짓다 만 아파트)' 위기가 전국 각지로 번졌다. 란웨이러우 입주 예정자들은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상환을 거부하는 시위를 벌여 부실대출 리스크는 물론 사회 불안정을 초래했을 정도다. 주택 시장 수요도 얼어붙으며 거래 절벽 현상이 이어졌다. 

최근 들어 중국 정부가 나서서 부동산 업체의 자금난 해소를 위해 각종 부양책을 내놓곤 있지만, 수요를 살리기엔 시간이 필요하다는 관측이다. 

중국 정부는 최근 주식시장에 상장된 부동산 기업들이 증자나 전환사채(CB)를 발행할 수 있도록 재융자(再融資)를 약 12년 만에 허용해 조달한 자금을 미완공 아파트 준공이나 유동성 보충, 채무 상환 등 용도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은행권의 부동산 기업에 대한 대출 지원 강화, 부동산 기업의 채권 발행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하지만 중국 부동산 시장 수요가 얼어붙어 집은 여전히 팔리지 않고 있다. 중국지수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1~11월 중국 100대 부동산기업 매출은 42.1% 하락했다. 1~10월 낙폭에서 1.3% 포인트 줄었지만, 여전히 매출 부진이 심각하다. 
 
그나마 고무적인 것은 중국 '부동산 시장 바로미터'로 불리는 광둥성 선전의 중고주택 시장에서 서서히 온기가 감지되고 있다는 점이다.

7일 매일경제신문에 따르면 11월 선전시 중고주택 거래량은 2168채로, 10월보다 25% 증가했다. 반년 만의 월 최대 증가폭이다.

지난 1일까지 선전시 4대 부동산중개업소에 올라온 매물 물량은 11만2665채로, 한달 전과 비교해 10% 증가했다. 반면 분양 시장은 여전히 엄동설한이다. 분양만 시작하면 수요자들이 몰렸던 선전시내 인기 지역의 신규 아파트도 최근  분양가 할인 등으로 고객 유치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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