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 바닥 보인다" 속타는 산업계···철강·유화·시멘트 올스톱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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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기 기자
입력 2022-11-30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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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주 이상 파업땐 원·부자재 수급 차질

  • 다른 산업군 도미노 공급 리스크 우려

  • 반도체·자동차 업계도 상황 예의 주시

철강·석유화학 등 국내 주요 제조업이 화물연대 총파업으로 인해 일부 원·부자재 수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 장기간 저장하기 어렵거나 사용량이 많은 부자재를 중심으로 바닥을 드러내면서 일부 업계에서는 제품 생산이 멈출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29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화물연대 총파업이 2주를 넘기면 원·부자재 리스크가 본격적으로 불거질 것으로 전망된다. 제철소 내 다양한 공정에 사용되는 파우더, 플럭스 등 부자재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파우더는 강종에 따라 여러 종류를 사용하는데 사용량이 많은 종류는 빨리 소진돼 며칠 단위로 공급받아야 한다”며 “지금은 파우더가 안 들어와도 재고를 쌓아 놓은 상태지만 1~2주 정도 계속되면 문제가 심각해진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쇳물을 철로 바꾸는 연주공정에서 사용하는 파우더가 부족해지면 반제품인 슬래브를 만들지 못한다. 재고로 쌓아둔 슬래브마저 바닥을 드러내면 연쇄적으로 각종 철강제품 생산 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 이날 화물연대 총파업이 6일째에 접어든 것을 고려할 때 화물연대 총파업이 다음 주까지 이어지면 업계 차원에서 부자재 부족에 대한 대책을 추가적으로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석유화학업계도 부자재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화물연대 파업이 예고됐을 당시 급히 부자재를 확보했지만 파업이 장기화 양상으로 접어들면서 고갈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12월 초까지 공장을 운영할 수 있는 부자재를 확보하고는 있다”면서도 “다음 주 초까지 부자재 수급 상황이 나아지지 않으면 다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석유화학업계는 야적장이나 저장탱크를 추가로 확보해 쌓아두고 있는 실정이다. 제품 출하에도 차질이 빚어져 재고가 쌓이고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파업이 이번 주를 넘기면 다음 주부터는 일 단위 계획을 세워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할 것 같다”며 “화물연대에 긴급 물량 출하를 요청하거나 공장 가동률을 낮춰 생산량을 낮추는 방법 등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석유화학업계 주요 제품인 에틸렌, 프로필렌, 합성고무 등 생산·출하에 차질이 빚어지면 연쇄적으로 이를 원재료로 사용하는 다른 산업군에서도 원·부자재 수급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

이 밖에도 시멘트업계는 이미 출고량이 평소보다 90~95% 감소하고 이에 따른 파급효과로 건설 현장에도 일부 공정이 차질을 빚는 등 구체적인 피해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서울 시내 일부 주유소에서는 휘발유가 품절돼 고객들이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한편 반도체·자동차 등 기타 국내 주요 제조업계는 직접적인 생산 차질에 대한 우려는 없지만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화물연대가 비노조원 운행을 적극적으로 막아서는 상황이 발생하면 반도체 공정에 필요한 가스 공급이 중단되거나 자동차 부품 운송이 막히면서 생산 차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필요한 원·부자재 수급에 문제는 없다”면서도 “상황을 예의 주시하면서 생산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하고 있다. 차질이 발생하면 공정에 투입되는 자재를 조절할 수 있지만 수율 등에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화물연대 광주지역본부가 29일 광주 서구에서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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