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언의 베트남 통(通)]"엄격한 비자정책 이제 그만"...베트남 관광의 문제점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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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베트남)=김태언 특파원
입력 2022-11-16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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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월까지 235만명 유치...당초 목표치 절반 수준 머물러

  • 베트남, 도착비자 15일·전자비자 30일 기존정책 고수

  • 역내 경쟁국인 태국, 말레이시아 등과 비교해 한참 뒤처져

  • 업계 "비자 기간부터 늘려야" 정부 "복잡한 절차 생략할 것"

 

“베트남은 30일 비자 정책을 변경하지 않았습니다. 1달 만에 고국으로 복귀하고 싶어하는 유럽의 장기 휴가자는 없습니다. 더 긴 비자가 나올 때까지 베트남을 방문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에릭 월켄·58·독일 국적)

“하노이 하롱, 닝빙 등 베트남 북부를 다시 여행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비자 절차(언어)의 어려움으로 전자비자를 신청하지 못했습니다. 대신 관광객에게 도착비자를 30일 제공하는 태국으로 이번 여행의 목적지를 정했습니다.”(와타나베 노보루·35·일본 국적)

베트남 비자정책을 지적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목소리다. 베트남이 코로나19 이후 관광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아직까지 많은 부분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지 매체 VN익스프레스는 베트남 관광비자의 기간이 다른 국가와 비교해 짧은 것이 문제점으로 제기됐다며 베트남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올해 3월부터 외국인에게 문호를 다시 개방했지만, 관광회복 순위는 세계에서 가장 더딘 꼴찌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목표치 500만명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관광객...“세계에서 꼴찌 수준 머물러”
베트남의 각종 관광 수치가 예상보다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관광 회복세가 크게 더딘 상황이다. 당초 베트남 정부의 올해 목표는 외국인 관광객 500만명 유치였다. 하지만 올해 10월까지 관광객은 이 목표치의 절반에도 못 미치면서 목표 달성은 쉽지 않다는 전망이다. 

최근 베트남 통계청(GSO)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0개월간 베트남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관광비자 발급)은 235만명에 불과했다. 10월 외국인 관광객은 48만4000명으로 전월보다 12% 늘었지만 베트남을 방문하는 주요국(한국, 중국, 미국)의 방문객 숫자는 크게 늘지 않았다. 

관광객의 국적 순위를 보자면 10월 한 달 동안 1위는 한국(13만185명), 2위는 미국(4만1568명), 3위는 캄보디아(2만2138명)였고 중국·대만·일본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누적 관광객 또한 국적별 상황은 비슷하다. 올해 첫 10개월 동안 아시아에서 온 관광객 수는 165만명으로 전체 외국인 관광객의 70%를 차지했다.

하반시우(Hà Văn Siêu) 베트남 관광청 부국장은 국경을 다시 열고 대부분의 관광 제한을 해제한 이후 베트남은 165억 달러(21조8427억원)의 관광 수입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앞서 베트남은 팬데믹이 발생하기 이전인 2019년에는 1800만명의 외국인 방문객을 유치했다. 또한 관광 수익은 약 750조동(40조1259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올린 바 있다. 

VN익스프레스는 관련 보도를 통해 “여러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2022년 외국인 관광객 수 목표를 달성했지만 베트남은 올해 목표에 크게 뒤처져 있다”며 “비자 정책의 장벽, 제한된 항공편, 자원 부족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에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베트남 관광비자 기존 30일서 대폭 늘려야...전자비자 홍보도 부족해
베트남의 관광경쟁력이 뒤처지는 대표적인 문제는 바로 비자 정책이 꼽힌다. 베트남 정부의 외국인에 대한 비자 기간이 다른 아세안 국가에 비해서 짧아, 장기 휴가자 등 해외 관광객들이 다른 곳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베트남은 도착비자에는 15일 단수·전자비자를 미리 신청한 경우에는 30일 단수 비자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도착 비자를 제공하는 국가는 한국, 일본, 미국 등 약 24개국이며 사전 신청 관광비자인 전자비자 적용 국가는 80개국이다. 다만 유일하게 역내 아세안 국가에는 90일 비자 혜택을 준다. 아세안 국가를 포함해 다른 외국인 관광객에게도 최대 90일 이상의 복수 관광비자를 제공하는 태국, 필리핀 등과는 크게 차이가 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구매력이 높은 한국, 일본 등 동북아 국가와 미국, 유럽 등 서구권 여행객들이 베트남을 더 이상 선호하지 않고 있다. 특히 장기 체류를 원하는 여행객의 경우 다른 아세안 국가에 비해 비자 기간이 상당히 적어 더욱 더 베트남 여행을 외면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는 것이다.

은퇴자를 위한 럭셔리 크루즈 여행을 전문으로 하는 럭스그룹(Lux Group)의 팜하(PhạmHà) 대표는 비자 정책이 초기에 오락가락했고, 여전히 일부 병목 상태로 남아 있는 상태에서 비자 문제로 자신의 회사가 수많은 외국인 관광객을 잃었다고 말했다.

광닌성의 옥살리스어드벤처(Oxalis Adventures) 응우옌차우아(Nguyễn Cháu Á) 대표는 “여행사 대부분이 정상영업을 시작했지만, 베트남이 15~30일 비자만 제공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올해 매출액이 정상으로 돌아오기는 힘들어 보인다”고 말했다. 

올해 3월부터 본격 재개된 전자비자도 여전히 문제인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베트남은 코로나19 발병 이후 2년 동안 전자비자 발급을 중단했다가 올해 3월부터 전자비자 발급을 다시 시작했다. 

베트남 공안부에 따르면 전자비자는 10월 기준으로 미화 25달러의 발급 비용이 소요되며 발급은 영업일 기준으로 3일이 걸린다. 전자비자를 원하는 외국인 관광객은 공식 웹사이트(evisa.xuatnhapcanh.gov.vn)를 방문하면 누구나 신청이 가능하다.

하지만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비자 수수료에 대한 오해의 소문들이 있고 가짜 비자발급 사이트, 관련 에이전시(대행사)가 난립해 잘못된 정보가 많이 있다는 지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베트남 전자비자는 베트남의 비자에 대한 제한된 이미지, 언어적 접근의 어려움, 홍보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관광객들은 전자비자의 존재를 아예 모르는 경우도 많고 가짜 사이트도 많아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전자 비자를 신청할 수 있는 국가의 수 자체도 현재 80개국에서 늘려야 하는 것을 상기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비자 제공 기간을 늘려야 한다. 베트남이 3개월 복수 비자 발급을 제공하는 것이 관광 경쟁력에서 가장 중요한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베트남의 전자 관광비자 발급건수는 올해 10월까지 45만9000건에 불과했다. 베트남을 방문한 관광객 중 전체에서 약 5분의1만 전자비자를 택했다는 얘기다.

최근 여행데이터 분석사인 포워드키스(ForwardKeys)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베트남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 수는 2019년에 비해 최대 77%까지 감소할 전망이다. 

이 보고서는 “베트남은 올해 세계에서 가장 느린 회복세를 기록 중”이라며 “관광분야에서 2022년 가장 회복이 덜 된 전 세계 지역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으로 이 중 베트남은 관광비자의 개방성과 중국의 지속적인 폐쇄를 고려할 때 더딘 회복이 예상된다”고 짚었다.
 
◆주요 역내국가들 목표치 달성 눈앞...베트남 “신규안 마련하고 지원방안 강구할 것”
베트남과 경쟁관계에 있는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2022년 10월 현재, 외국인 관광객 유치 목표를 순조롭게 달성하면서 고무적인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관광청에 따르면 말레이시아는 지난 8월 말, 이미 450만명의 해외 방문객 목표를 달성했으며, 대신 새로운 목표인 920만명을 올해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관광이 국가경제의 주요 부문인 태국은 지난 10월 26일 기준, 약 735만명의 국제 방문객을 유치했고 올해 목표 1000만명을 달성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표명했다. 

싱가포르는 9월 기준으로 약 374만명을 유치해 올해 목표인 400만~600만명의 외국인 관광객에 근접해 있는 수준이다. 팬데믹 이후 관광 개방을 가장 늦게 했던 필리핀 또한 올해 목표의 70%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해 베트남은 동남아 관광의 성수기인 겨울 시즌 동안 관광객 유치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앞서 베트남관광청은 꽝닌성 관광의 해 이벤트, 베트남 중부 탐험프로그램 등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전자 비자의 국가 목록을 확대하기 위해 외교부, 공안부 등 관련 부처에 신규안 마련을 권고한 상황이다.

팜밍찡 베트남 총리는 최근 회의를 통해 “국제관광분야 활성화 목표가 예상보다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 “올해는 베트남 관광 산업이 회복하는 첫걸음이 돼야 한다”며 “필요하다면 절차(비자) 생략과 계획(목표치) 수정도 필요하다. 각 부처는 관광활성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지원 방안을 강구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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