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돋보기] "영화 한 편 찍었다"...KAL 여객기 탑승객이 남긴 비상착륙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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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완 기자
입력 2022-10-25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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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착륙 후 박수 치자마자 굉음과 강한 충격"...대한항공 승객 후일담

  • "구글맵 켜보니 공항 끄트머리에 비행기...더 갔으면 민가 덮칠 뻔"

  • 사고 이전 2번의 착륙 시도 과정서 브레이크 유압 시스템 고장 추정

24일 필리핀 세부 막탄공항에서 활주로를 이탈한 뒤 멈춘 대한항공 여객기 기체 일부가 파손된 모습.  [사진=AP·연합뉴스]

"머리 박아! 콰아앙."

필리핀 세부 막탄공항에서 대한항공 여객기가 착륙 후 활주로를 이탈하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실제 탑승객이 당시의 아찔했던 상황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전했다. 글쓴이는 아수라장이었던 기내 상황을 두고 "영화 한 편을 찍었다"고 표현했다.

25일 세부 여행 전문 온라인 카페에 따르면 전날 오전 8시께 '사고 났단 KE631 탑승했던 사람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본인을 임산부라고 밝힌 그는 "기장이 비상 착륙할 예정이라고 방송한 뒤 착륙을 시도하자 모든 승무원이 소리를 질러 이 소리 때문에 더 놀랐다"며 기내 혼란을 설명했다.

그는 "(승무원들이) 머리 박아(Head down)를 반복하며 소리를 질렀다. 무릎 사이로 얼굴을 숙이라고 했지만, 임산부라 쉽지 않았다"고 전했다. 급박한 상황 속에 착륙은 순조롭게 이어지는 듯했다. 글쓴이에 따르면 일부 승객은 하나둘씩 고개를 들어 올린 뒤 웃으며 박수를 치기도 했다.

하지만 한숨 돌리려는 찰나 여객기에는 굉음과 함께 강한 충격이 전해졌다. 글쓴이는 "남편에게 '고개 들지 마. 혹시 모르니까 숙여'라고 하자마자 '쾅! 쿵쾅쾅콰아앙!' 하는 엄청난 소리와 함께 미친 듯한 충격이 가해졌다"고 썼다.

이어 "배가 눌리길래 드러눕듯이 누워 벨트가 배 위로 오도록 했다. 충격은 5초 이상 가해졌고 비행기 전체가 정전된 뒤 매캐한 냄새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울고불고 난리였다"고 적었다.
 

대한항공 여객기, 세부공항서 활주로 이탈사고 [사진=연합뉴스]

여객기는 착륙에 성공했지만, 활주로를 한참 벗어나 수풀에서 멈췄다. 당시 사고 여객기에는 승객 162명(한국인 47명), 승무원 11명이 타고 있었다. 사고 당시 사진을 보면 대한항공 여객기는 땅과 마찰해 앞부분 동체와 바퀴가 크게 파손돼 있었다.

글쓴이는 "사고 직후 구글맵을 켜보니 공항 끄트머리에 비행기가 있었다. 500m~1㎞만 더 갔어도 도로를 넘어 민가를 쳤을 뻔했다"며 "민가를 덮치지 않으려 일부러 구조물을 받은 게 아닌가 싶다"고 추측했다. 그러면서 "착륙 자체는 부드러웠지만, 비 때문인지 속도가 생각만큼 줄지 않고 미끄러진 듯하다"고 덧붙였다.

탑승객들은 이코노미석 비상 탈출구 아래로 펼쳐진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와 가까스로 땅에 발을 디뎠다. 하지만 탈출 후에도 비행기 폭파 위험에 멀리 떨어져야 했다는 게 글쓴이의 설명이다. 이어 공항에서 대기한 뒤 새벽 2시가 돼서야 호텔로 이동해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사고 후일담을 본 누리꾼들은 "임산부라 더 걱정된다. 세부 현지에서라도 꼭 산부인과를 가봐라", "트라우마로 남을 수 있으니 귀국 후에는 꼭 상담을 받아라" 등 걱정과 위로 댓글을 남겼다.

한편 필리핀 당국과 국토교통부는 여객기 브레이크 시스템 고장을 사고 원인으로 보고 있다. 여객기 기장은 착륙 당시 브레이크 시스템 경고등이 들어왔고, 활주로에서 속도를 줄이지 못했다고 초기 조사에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브레이크 시스템은 앞서 두 차례의 착륙 시도 과정에서 고장 났을 가능성이 크다. 여객기는 사고 이전 2번의 착륙 시도를 했지만, 악천후로 착륙에 성공하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바퀴에 충격이 가해져 브레이크 유압 시스템이 고장 났을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아주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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