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엔저에...'엔 캐리 트레이드' 부활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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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섭 기자
입력 2022-10-20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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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엔화 약세, 주요국간 금리차 벌어질 때 발생

  • 2000년대 日 저금리에 엔 캐리 트레이드 활발

일본 엔화[사진=연합뉴스]

엔화 가치 약세가 계속되자 글로벌 금융시장은 ‘엔 캐리 트레이드’가 재연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과거에도 엔화 약세가 지속되거나 일본과 주요국 간 금리 차이가 벌어졌을 때 엔화를 빌려 금리가 높은 국가에 투자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엔 캐리 트레이드로 유입된 엔화가 한꺼번에 빠져나가면 신흥국은 자산 가격 급락과 자본 유출, 시장 불안을 겪을 수 있다.

캐리 트레이드는 금리가 낮은 통화를 빌려 금리가 높은 국가 자산에 투자해 시세 차익과 환차익을 모두 노리는 행위를 말한다. 엔화를 빌려 투자하면 ‘엔 캐리 트레이드’, 달러를 빌려 투자하면 ‘달러 캐리 트레이드’다. 일본에선 엔 캐리 트레이드에 나서는 일본 상류층 주부 투자자를 ‘와타나베 부인’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엔 캐리 트레이드는 엔화 약세가 지속되거나 주요국 간 금리 차이가 벌어질 때 나타난다. 특히 일본 금리가 미국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거나 엔화 약세 기간이 길어지면 앤 캐리 트레이드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이 밖에도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이 해소되면 안전자산 선호 경향이 후퇴하는데 이때에도 엔 캐리 트레이드가 활발해진다는 분석도 있다.
 
1990년대 초부터 불황을 겪은 일본은 장기간 저금리 기조를 유지했다. 2001년 IT버블 붕괴로 전 세계 경기가 침체되자 일본은 정책금리를 0%까지 내렸다. 다른 국가와 금리 차이가 벌어지면서 글로벌 헤지펀드는 엔화를 빌려 금리가 높은 국가에 투자하기 시작했다.
 
일례로 2000년 1월부터 2001년 7월까지 19개월간 엔 캐리 트레이드가 진행됐는데, 2001년 7월 기준 엔·달러 환율은 124.1엔이었고 단기금리(8개국·일본 간 3개월물 국채수익률 차이)는 5.37%포인트였다. 2005년 2월부터 2007년 10월까지 33개월간 엔 캐리 트레이드가 진행될 당시에도 엔·달러 환율은 123.2엔(2007년 7월 기준), 단기금리차는 4.10%포인트였다. 2006년 기준 일본 기준금리는 0.5%였던 반면 호주와 브라질은 각각 6.25%, 13.0%였다. 현재 엔 캐리 트레이드 수요는 해외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부 전문가들은 엔저에 베팅하려는 단기자금이 확대돼 엔 캐리 트레이드가 후행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엔 캐리 트레이드가 너무 활발하면 신흥국은 금융시장 불안이 발생할 수 있다. 유입된 엔화가 한번에 청산되면 해당 국가는 환율 급등, 외환보유액 악화, 주가 폭락 등을 겪는다. 한국 또한 2000년대에 엔 캐리 트레이드로 엔화 차입금이 들어왔다가 금융위기가 발생해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중소기업들이 도산했다.
 
국제금융센터는 지난 4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캐리 트레이드 운용은 주로 고금리 신흥국 자산을 선호한다”며 “캐리 트레이드 청산은 신흥국 자산 가격 급락과 자본 유출, 시장 불안 등을 촉발할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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