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소지섭·김윤진·나나 '자백', 극장가 보릿고개 타파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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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희 기자
입력 2022-10-18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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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자백' 스틸컷[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

지난 9월 개봉작들이 예상보다 아쉬운 흥행 성적을 거두며 10월 극장가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극장을 찾는 관객수도 9월보다 현저히 떨어지며 업계 시름도 깊어지는 상황. 10월 극장가는 한국 관객들이 사랑하는 범죄·스릴러 영화들이 줄줄이 개봉 소식을 전하며 관객들의 관심이 높아졌다.

10월 18일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처음 공개된 영화 '자백'(감독 윤종석)은 관객들의 기대감을 채워 줄 수 있는 뛰어난 완성도를 지닌 작품. 밀도 있는 연출력과 배우들의 열연으로 10월 극장가를 이끌 수 있는 작품으로 보인다.

영화 '자백'은 밀실 살인 사건의 유일한 용의자로 지목된 유망한 사업가 '유민호'(소지섭 분)와 그의 무죄를 입증하려는 승률 100% 변호사 '양신애'(김윤진 분)가 숨겨진 사건의 조각을 맞춰나가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영화 '자백' 스틸컷[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


애초 영화 '자백'은 지난 2020년 겨울 개봉을 준비하던 작품. 코로나19 여파로 2년 만에 관객들과 만나게 됐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윤종석 감독은 "참 오래 걸렸다"고 말문을 연 뒤, "멀미할 정도로 긴장했다. 지금 이 자리에 오니 기분 좋은 흥분이 느껴진다. 영화를 보고 나니 '아, 저 부분은 다시 작업해야 하는데' 하는 아쉬움만 늘어나는 거 같다. 그럼에도 '자백'이 관객들과 만나게 된다는 사실만으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소지섭은 "이렇게 관객과 만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참 행복하다. 저는 이번 작품으로 처음 스릴러 장르에 도전하게 되었다. 저의 낯선 모습도 보이는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는 만족스럽다. 스릴러 장르가 참 재밌더라. 한 번은 더 도전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윤진은 "2년은 우리에게도 긴 시간이었다. 긴 기다림이었다. 영화에 대한 자부심이 컸던 만큼 빨리 보여드리고 싶었지만 안전한 상태로 관객과 만나는 게 더욱 중요하기 때문에 적절한 상황에 개봉하게 된 거 같다"고 말했다.

나나는 "시나리오도 정말 재밌고 촬영도 만족스러워서 (영화가) 빨리 개봉하기를 바랐다. 관객들에게 빨리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컸다"며 작품에 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어 "오늘 완성된 영화를 처음 보았는데 기대 이상으로 멋지게 만들어진 거 같다. 또 김윤진, 소지섭 선배님과 함께 스크린에 나온다는 사실 자체가 감격스럽고 감사한 일 같다"고 거들었다.

영화 '자백' 스틸컷[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


'자백'은 스페인 영화 '인비저블 게스트'를 원작으로 한다. 윤 감독은 스페인 영화의 강점인 신선한 소재와 서스펜스를 강조하고 결말부를 달리해 '자백'만의 독창성을 보여준다.

윤 감독은 "원작의 캐릭터가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있을 법한 이야기고, 있을 법한 딜레마를 던지며 그것들을 영화적 상상력으로 채워나가는 게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구조를 바꾸고 정보 공개의 시점을 바꿔 캐릭터를 더욱 깊이 있게 보여주고 싶었다. 저는 이 영화를 '약자의 연대'라고 본다. 원작의 구조에 갇히지 않고 캐릭터들을 확장하며 이야기를 풀어나갔다"고 설명했다.

배우들 역시 윤 감독의 해석과 각색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결말이나 캐릭터의 세부적인 부분이 원작과 달라 심적인 부담을 느끼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극 중 소지섭은 밀실 살인 사건의 유일한 용의자로 지목된 유망한 사업가 '유민호' 역을 맡은 소지섭은 "원작의 큰 틀은 가져가지만 세세한 내용이 다르고 후반부 결말도 달라서 원작의 부담을 벗을 수 있었다. 원작에 갇히지 않고 '유민호'를 단독적 인물로 구성하는 데 힘썼다"고 말했다.

'유민호'의 변호를 맡은 '양신애' 역의 김윤진도 "원작도 훌륭하지만, 우리 감독님이 각색하며 한국적인 정서를 심었다. 다른 영화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 큰 부담은 느끼지 못했다"고 알렸다.

'유민호'와 내연 관계를 가진 인물이자 밀실 살인 사건의 피해자인 '김세희' 역을 맡은 나나는 "원작 캐릭터가 워낙 강렬해 부담이 있었다. 하지만 저만의 무언가를 (캐릭터에) 녹여내고 싶었고 색다르게 표현하고 싶어서 그 부분에 중점을 두고 몰입했다"고 거들었다.

영화는 치밀한 복선과 촘촘한 서사로 한 편의 추리 소설을 읽는 듯한 인상을 남긴다. 한 꺼풀씩 진실이 드러날 때마다 관객들의 몰입도와 카타르시스를 끌어내는 작품. 배우들의 뛰어난 열연이 극의 몰입도를 높인다.

김윤진과 소지섭은 극 초반 한정적인 공간 안에서 대화만으로 관객들을 집중시킨다. 오랜 시간 공을 들인 부분이기도 했다.

김윤진은 "다른 영화들보다 더 리딩을 자주 했다. 만날 기회가 더 많았고 동선 리허설도 잦았다.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준비된 것 같은 느낌이 있었다. 빠르게 몸에 붙는 것 같은 느낌이 들더라. 리허설 없이 바로 촬영을 시작했는데 실제 상황처럼 스릴 있게 느껴졌다. 현장에서 긴장감을 유지하려고 노력했고 좋은 파트너를 만나 하루하루가 즐거웠다"고 말했다.

소지섭은 "촬영 전 감독님과 자주 만나 '유민호'의 대사들을 정리해나갔다. 촬영 전 많은 부분 걷어냈는데 그게 실제 촬영에 들어갈 때 도움이 됐다. 연극처럼 리허설을 많이 했고 여러 감정을 준비해 때마다 (김윤진과) 호흡을 주고받았다"고 설명했다.

영화 '자백' 스틸컷[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


10월과 11월에는 '자백'을 포함해 '리멤버' '올빼미' 등 스릴러 영화가 줄지어 개봉한다. 특히 '자백'은 스릴러 장르 마니아들에게 만족감을 안겨 줄 만한 완성도 있는 작품. 썰렁한 극장가에 활력을 채워 줄 수 있을 거라 기대감이 커진다.

윤 감독은 "원작을 보신 분들, 안 보신 분들 모두 흥미롭게 보실 수 있는 작품이었으면 한다. 또 '자백'이 독자적 작품으로 관객에게 인정받았으면 좋겠다. 아쉬움도 남지만 훌륭한 배우들과 함께해 영광이었다. 이들의 얼굴을 담고 편집하는 건 멋진 경험이었다"고 소회를 남겼다.

나나는 "영화를 보고 나니 그때 감정이 떠오른다. 정말 행복하고 즐겁다. 관객들은 어떻게 봐주실지 정말 궁금하고 기대된다"고 전했다.

김윤진은 "2년 만에 개봉하게 돼 꿈만 같다. 작년만 해도 영화관에 갈 수 있을까 극단적인 생각을 하지 않았나. 지금이라도 개봉해 기쁘다. 관객들이 많이 봐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소지섭 역시 "2년 만에 관객과 만나 행복하다"며 극장에서 관람해 달라고 부탁했다.

영화 '자백'은 오는 26일 개봉한다. 러닝타임은 105분, 관람 등급은 15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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