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펌 라운지] "표정과 말투까지 '체크'"...국감 증인 컨설팅 '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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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영 기자
입력 2022-10-03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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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로 플랫폼 기업 성장세...'온플법' 두고 공방 가열 전망

  • '증인 컨설팅' 20대 국회부터 활황...기업들 공격에 대응 필요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기업 회장이 국정감사 증인이 되면 부회장이나 임원으로 바꾸려는 시도를 합니다. 증인이 아닌 참고인으로 바꾸기도 하고, 국감 전 '우군'을 만들기도 합니다."(국회 보좌관 출신 A씨)

윤석열 정부 첫 국감 시즌을 맞아 로펌업계에 '증인 컨설팅'이 재개됐다. 매년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하는 기업인을 위한 자문 시장이 한시적으로 열리는 것이다. 로펌들은 기업에 신문 내용 대응과 사소한 태도, 말투까지 조언한다.

올해는 코로나19로 급성장한 플랫폼 기업을 상대로 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국감이 로펌들의 타깃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 속에 입법 자문 시장 확대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3일 로펌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추석 연휴가 끝난 후 기업을 대상으로 한 '증인 컨설팅' 시장이 열렸다. 증인에게 출석 통보를 하는 건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국감국조법)에 따라 국감일로부터 7일 전까지 이뤄진다. 국감이 시작되기 2주 전부터 로펌에 기업의 자문 의뢰는 활발하게 이뤄진다. 

로펌의 국감 자문 시장은 국회와 함께 성장해 왔다. 국회의 입법권이 강해지면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 로펌이 발을 넓힌 것이다. 이번 국감에서 증인 컨설팅을 하는 대형 로펌 소속 B변호사는 "증인으로 채택된 이유를 분석하고 예상 질의·응답 등 국감을 경험하도록 하는 것"이라며 "국회 출신 인력으로 구성해 관련 팀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증인 컨설팅'에서 '입법 컨설팅'까지

새 정부 첫 국감을 앞두고 로펌들은 전보다 자문을 세심하게 준비하고 있다. 김앤장 법률사무소와 법무법인 세종은 국회 보좌진이나 국회 출신 위주로 팀을 꾸려 운영하고 있다. 법무법인 태평양은 최근 규제 대응 솔루션센터를 확대해 국정감사·조사, 청문회 등에 대응할 방침이다. 법무법인 율촌과 지평 등도 국감 대응팀을 꾸려 운영하고 있다. 

백대용 변호사(법무법인 세종)는 "국감에서 증인으로 채택됐는데 불출석하면 형사처벌을 받게 되고, 국회나 언론에서 공격을 받아 기업 이미지가 훼손될 수 있다"며 "기업인이 증인으로 채택될 수 있다면 소극적인 답변 준비에 그치지 않고 모든 의혹을 최소화할 수 있는 종합적인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보좌관 교육을 하는 A씨는 "(증인으로 소환된 기업인들은) 대관 업무 담당자와 함께 '이미지 컨설팅'을 한다"며 "(기업인들은) 표정은 어떻게 해라, 말투는 이렇게 해라 등 세밀한 부분까지 조언을 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감 전 미리 '우군'을 만들어 김을 빼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증인 자문이 향후 입법 자문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로펌들은 이번 국감에 더 공을 들이고 있다. C변호사는 "국회의원이 국감에서 증인에게 질의하는 내용은 입법할 때 참고 자료로 활용된다"며 "국감 때 질의 내용이 입법 개선 수요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국감은 국회 과방위를 주목할 만하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C변호사는 "코로나19로 플랫폼 기업들이 급성장하면서 해외 빅테크 기업과 함께 규제 이슈가 대두됐다"며 "민주당이 플랫폼 기업들을 대거 증인 신청해 온라인플랫폼법공정화법(온플법)을 추진하기 위한 명분을 이번 국감에서 쌓으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수억 원대 자문료는 기본···반기업 정서 확대에 자문 수요↑

국회의원들에게 국감은 국민에게 '어필'할 수 있는 중요한 자리로 인식된다. 로펌의 증인 컨설팅 시장은 20대 국회 들어 활성화됐다. 이어 21대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이 180석 거대 여당이 되며 정치권에 '반기업 정서'가 확산돼 더 많은 기업인을 증인으로 불러들였다. 백 변호사는 "18대 국회나 19대 국회에서도 증인 자문은 있었지만 20대 국회 들어 자문 열기가 뜨거워졌다"고 전했다.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이 쏟아지고 시장이 포화 상태로 치달으면서 새로운 먹거리에 고심하던 로펌들이 자문 대상을 '국감 증인'으로 확대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회 관련 업무를 하는 D씨는 "(자문료는) 최소 1억원이고 계약 내용에 따라 몇억 원씩 받는 걸로 알고 있다"며 "입법차장이나 사무처장 출신 로펌 관계자들이 국감 시작 한 달 전부터 자주 국회에 온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변호사들이 법률가 영역을 넘어서는 게 아니냐고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다. 정상적인 국회 활동에 방해가 된다는 뜻이다. D씨는 "국감 증인에 대해 변호사가 할 수 있는 건 '이렇게 대답하면 법적으로 문제가 되느냐'에 대한 자문뿐"이라며 "(국감 대응팀 변호사가 아닌) 실무진은 숨겨 놓고 비용을 터무니없이 높이는 사례도 봤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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