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인 문제에 '두통' 겪고 있는 베트남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Hoàng Phương Ly phóng viên
입력 2022-09-26 11:15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시장 복귀에 발길이 내키지 않는 노동자

  • 미숙련 노동자 채용에도 쉽지 않아…외국 기업들 채용 경쟁도 강화

  • 노동 인구는 황금기인데 노동의 질은 아직…숙련된 노동력 부족 '심각'

[그래픽=아주경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은 세계 노동 시장에 큰 충격을 주었다. 팬데믹이 확산했을 때, 기업들은 강제로 문을 닫았으며 기업생산 활동은 중단되었고, 노동자들은 일자리를 잃었고, 모아 놓았던 돈까지 쓸 수밖에 없었다. 논리적으로 이러한 상황에서 지금과 같이 팬데믹이 누그러지면 일자리를 찾는 사람들의 수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경제가 빨리 회복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현재 베트남에서 일용직과 일반직 여기에 전문직까지 지원자를 찾는 것은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에 기업들에게 골치 아픈 일이다. 생산활동이 정상적으로 재개되면서 경기가 회복되는 상황에서도 각종 국내외 기업들은 노동력 부족을 계속 겪고 있다.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서는 가운데 인력 부족은 생산을 활성화해야 하는 기업들에게 골칫거리다.
 
시장 복귀에 발길이 내키지 않는 노동자
베트남 경제는 작년 4분기부터 GDP 성장률 5.22%로 강하게 회복되기 시작했지만 노동자의 수가 5070만명에 그쳐 전년 같은 기간보다 140만명이 감소했다. 올해 1분기에도 5.03% GDP 성장률로 회복세를 유지했지만 노동자의 수가 아직 5120만명에 그쳐 코로나19 전염병 발생 전인 2019년 4분기보다 약 480만명 적었다.
 
기업들의 채용 수요는 꾸준하다. 채용정보업체인 맨파워그룹베트남이 지난달 발표한 '2022년 하반기 베트남 고용시장 전망' 설문조사에 따르면 100여개의 설문 대상 기업 중 88%는 하반기에 현재 인력을 유지하거나 추가 채용할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구체적으로 24%는 일반직 노동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업의 45%는 향후 3~6개월 이내에 계절직 또는 아르바이트 노동자를 채용할 의향이 있다고 했다. 그러나 57%의 기업은 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인정했다.
 
노동보훈사회부 산하 호찌민시 인력수요 및 노동시장 정보예측센터(FALMI) 통계에 따르면 호찌민은 베트남에서 가장 큰 노동 시장으로, 올해 연말까지 인력 수요는 무역 서비스(65.41%), 산업·건설(33.63%), 농림어업(0.96%) 등을 포함한 부문에서 약 13만6000~15만명에 이를 전망이다. 이 중 대학 졸업 이상 인력 수요가 21.84%, 전문대 졸업이 18.46%, 고졸이 25.88%, 중졸이 20.4%, 미숙련이 3.42% 등을 차지했다.
 
하노이시 노동보훈사회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으로 15만3523명의 일자리가 창출되었다. 그러나 관광 활동이 재개됨에 따라 숙박·외식 및 관광 서비스 산업의 채용 수요는 현재 수준보다 15~20%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베트남 전국 1인당 소득수준 1위를 차지하는 빈즈엉성의 경우에도 자체 고용서비스센터 데이터에 따르면 매월 기업의 비숙련 노동에 대한 수요는 약 8000명 이상, 숙련 노동에 대한 수요는 1000명 이상이 유지되고 있다.
 
삼성전자 공장이 위치한 베트남 북부의 핵심 산업 지역인 박닌성의 경우 수년 동안 지속적인 숙련 노동자 부족에 직면해 있다. 성 전체로 각 분야의 전문직 인력 1만명이 부족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매년 1000명 이상의 학생만이 전문대를 졸업한다.
 
미숙련 노동자 채용에도 쉽지 않아
일본 유통 대기업인 이온그룹이 베트남에서 운영 중인 복합쇼핑몰 이온몰(Aeon Mall)의 인사 담당 쩐티뚜엣찐은 "올해 말까지 약 2000명의 계절직 노동자가 필요하다"며 "다만 최근 사람들이 유연 근무 시간과 이에 상응하는 소득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많기 때문에 몰에서 판매원을 모집하는 것이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카메라 액세서리 및 렌즈 제조 전문업체인 리코이미징 베트남(Ricoh Imaging)의 인사담당자인 황티찐은 "현재 우리는 약 200명의 18~35세 직원을 모집하고 있다"며 "다양한 경로를 통해 채용하고 일부 전문 채용 회사에 수수료를 지불하고 있지만 적합한 지원자를 찾기가 여전히 ​​​​어렵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이후 호텔과 관광산업도 인력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5월에 열린 관련 회의에서 응우옌꽝 베트남 객실 관리 클럽(VEHA) 회장은 "관광 산업이 재개되기 시작할 때부터 호텔이 특히 리셉션부, 객실 청소부 직원 등의 자리에서 노동자들을 모집하고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채용정보업체 나비고스(Navigos)가 운영하는 구인·구직 사이트 베트남웍스(VietnamWorks)의 자료에 따르면 상반기 구인 게시물 수가 6만5000개를 넘어서면서 전년 대비 20% 증가했다.
 
노동보훈사회부도 현재 경기 회복기에 노동력 공급이 기업의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일부 지역, 업종에서는 여전히 수요·공급 불균형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올해 1분기에는 인력이 약 12만명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이전 연도보다 약 2~3% 증가한 수준이다. 특히 서비스와 호텔, 관광 등의 산업에는 인적 자원이 30~40% 부족하다. 건설, 정보기술 산업군의 경우 인력이 약 20%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올해 전체로는 작년에 비해 약 20% 증가한 약 130만명의 노동력 부족에 직면할 것이며, 경기 회복 시기에 노동력 부족이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됐다.

 

앞서 6월 블룸버그에 '폭스콘이 베트남 노동자들을 싹쓸이하는 중국 경쟁 기업들을 비난하다'라는 제목의 기사는 베트남의 많은 외국 기업이 노동자 채용을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사진=블룸버그 화면 캡처]
 

외국 회사들도 채용 경쟁 '팽팽'
세계 정세의 변화 속에 여러 글로벌 기업이 공장을 베트남으로 이전하고 많은 새로운 일자리를 현지에 가져왔다. 그러나 문제는 당장 필요한 노동자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베트남 북부지방 하이퐁시에 공장을 둔 애플의 협력업체 페가트론 베트남은 베트남에서 생산을 확장하고 대만 공급업체 폭스콘, 중국 본토 조립업체인 럭스쉐어, 고어텍과 경쟁하도록 주요 투자 계획을 최근에 발표했다. 이에 페가트론 베트남은 900만~1300만동(약 53만~76만5000원)의 월급, 쾌적한 작업 공간, 무료 셔틀버스 서비스 제공 등 여러 가지 매력적인 혜택을 제시하는 동시에 비숙련 근로자 모집에 대한 채용정보를 게시했다.

한편 고어텍비나(Goertek Vina)도 자체 웹사이트에서 '즉시 출근', 면접서류 '무제한' 접수 조건을 제공해 비숙련 인력 모집 공고를 지속적으로 게시하고 있다. 박닌성에서는 새로운 프로젝트와 관련해 구매부, 수출입 영업부, 고객 상담부를 담당하는 정규직을 모집한다는 광고도 게재했다.
 
앞서 6월 블룸버그가 보도한 '폭스콘이 베트남 노동자들을 싹쓸이하는 중국 경쟁 기업들을 비난하다 (Foxconn Reproaches Chinese Rivals for Poaching Vietnam Workers)'라는 제목의 기사는 베트남의 많은 외국 기업이 노동자 채용을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에 블룸버그는 류양웨이 폭스콘 회장이 베트남에 있는 회사의 중국 경쟁 업체들이 인력을 '사냥'하기 위해 자사의 베트남 사업장 근처에 공장을 세웠다고 말한 것을 인용했다.
 
류양웨이 회장은 베트남에 있는 폭스콘 공장에 약 6만명의 현지 직원이 있으며 이는 중국 이외의 지역에서 가장 큰 생산 기지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1~2년 이내에 베트남 직원 수를 크게 추가 고용할 것"이라고 언급했지만 구체적인 인원수는 밝히지 않았다.
 
노동 인구는 황금기인데 노동의 질은 아직…숙련된 노동력 부족 '심각'
지난달 20일에 열린 노동시장 관련 회의에서 팜딴꽁 베트남 상공회의소(VCCI) 회장은 "베트남이 현재 아직 황금 인구 시대이지만 노동의 질은 황금이 아니다"며 "학위와 자격증을 소지한 노동자의 비율이 26%에 불과하기 때문이고 노동 구조의 대부분은 기술이 제한적이고 소득이 낮으며 고용주와 시장의 요구 사항을 아직 충족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노동보훈사회부 통계에 따르면, 수년간의 혁신 끝에 노동자 수는 1986년 2700만명에서 올해 2분기 말까지 5162만명으로 약 2배가 되었다. 그러나 이 중 74%가 기업이 요구하는 수준의 숙련도를 갖추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인적자원은 전자상거래 산업의 발전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로 파악되고 있지만, 베트남 전자상거래협회(Vecom)에 따르면 해당 산업은 심각한 숙련 인력 부족에 직면해 있다. Vecom의 보고서에 따르면 전자 상거래 업계의 인적 자원 중 30%만이 정규 교육을 받았다. 
 
쩐만끄엉 교육 및 인적 자원 개발 전문가는 "전자 상거래 학생을 채용할 때 기업이 대부분을 재교육해야 한다"고 말했다.
 
맨파워그룹베트남의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베트남에서 숙련된 노동자의 비율은 11%에 불과하다. 이는 베트남 노동자의 질이 여전히 ​​낮고 기업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없는 것이라는 의미다. 직업 기술 외에도 베트남 노동자는 외국어 능력을 포함한 소프트 스킬에 대한 요구 사항을 아직 충족하지 못했다.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직원 수의 비율은 5% 정도다.
 
IT전문 채용정보 플랫폼 탑데브(TopDev)에 따르면 올해 베트남 정보기술(IT) 인력에 대한 채용 수요는 작년에 비해 36.2% 증가한 17만5370명으로 급증했다. 이에 IT 인력 확보가 매우 힘들어졌다. 개발자 1명을 채용하는 데 평균 51일가량이 소요된다.
 
IT 부문의 급여와 보너스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베트남에서 가장 높은 급여를 받는 산업 중 상위 1위를 차지하지만 2022~2024년의 3년 동안에는 베트남은 매년 15만~19만5000명의 엔지니어, 개발자가 여전히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외 제조업 특히 전자산업에서도 자격을 갖춘 인력의 부족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
 
쩐티홍리엔 VCCI 고용주활동국 부국장은 "베트남의 130만 전자 노동자 중 대부분이 저부가가치 제조로 분류되는 간단한 작업을 수행한다"고 말했다. VCCI와 국제노동기구(ILO)가 44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절반 이상(60%)이 숙련된 근로자 부족이 '중간 혹은 심각한' 문제라고 답했고, 절반(50%)은 관리자급의 기술 부족이 '심각한' 문제라고 했다. 
 
베트남 정부의 개선 노력
점점 더 역동적인 노동 시장을 개발하기 위해 부쫑빈 노동보훈사회부 산하 고용국장은 "전 세계적으로 여전히 찬사를 받고 있는 저비용 노동 시장에서 세계적으로 우수한 품질과 경쟁력 있는 가격의 기술 인력과 기술 전문가가 있는 노동 시장으로 베트남 노동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했다.
 
다오옥중 노동보훈사회부 장관은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2030년까지 유연하고 현대적이며 지속 가능 통합된 노동 시장 개발에 관한 사회경제적 개발 전략의 목표를 실현해야 한다며 "양질의 인적 자원으로 안정적인 노동 공급을 창출하는 것이 필요하다. 노동 시장에 대한 현대적 관리 방법과 유리한 법적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기적 해결책과 관련해 노동보훈사회부 장관은 노동시장이 동시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정책과 법 제도를 개선하고 시장의 중개 기관의 운영 효율성을 향상시키며 노동 시장 정보 시스템을 개발할 것 등을 강조했다.

 

삼성베트남 한 공장에서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베트남]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