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돋보기] "알약이 아니라 사약"…전국서 먹통 PC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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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완 기자
입력 2022-08-31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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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약 오진으로 전국서 먹통 PC 속출

  • 업무 차질 근거로 피해 보상 요구↑

  • 설치 시 면책 동의...보상 가능성 희박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알약이 아니라 사약이다."

이용자만 1600만명에 달하는 백신 프로그램 알약이 정상 프로그램을 랜섬웨어로 판단하는 오진을 내려 컴퓨터가 먹통이 되자 누리꾼들이 보인 반응이다. 이용자들 사이엔 PC 먹통으로 인한 피해 보상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31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알약 오류로 먹통이 된 컴퓨터 사진이 올라오고 있다. 사진을 보면 바탕화면 우측 하단 알약 알림창에 "알약이 랜섬웨어 의심 행위를 차단했다"는 메시지가 나온다. 랜섬웨어란 컴퓨터 데이터를 훼손해 정상 작동을 방해한 뒤 기능을 복구하는 대가로 금전을 요구하는 방식의 악성 프로그램이다.

사진을 올린 누리꾼은 "알약 안내에 따라 '신고' 버튼을 눌렀더니 컴퓨터가 갑자기 꺼지더니 바탕화면이 온통 검은색이 됐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먹통' 상태가 됐다"고 적었다. 하지만 알약이 랜섬웨어로 오판한 프로그램은 컴퓨터 작동에 필요한 윈도 기본 프로세스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 보니 컴퓨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강제로 껐다 켜도 같은 문제가 반복됐다.
 

알약이 윈도 기본 프로세스를 랜섬웨어로 오진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알약 오진으로 이용자들은 전날 오후 내내 컴퓨터를 사용하지 못해 일부는 업무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병원에서 근무한다고 밝힌 한 누리꾼은 "접수 데스크에 설치된 알약이 오류를 일으켜 한 시간 동안 환자 접수를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다른 누리꾼도 "알약으로 컴퓨터가 먹통이 돼 데이터 복구 업체에 4만원을 주고 수리했다. 자료가 다 날아갔을까봐 많이 걱정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알약 이용자들 사이엔 피해 보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도 불만이 쏟아졌다. 알약 오류를 실제 랜섬웨어 공격으로 오해해 컴퓨터를 포맷했다고 밝힌 한 누리꾼은 "내 돈과 시간, 자료를 모두 날렸다"며 허탈해했다. 이 밖에도 "7만원 내고 출장 수리까지 받았다", "회사 컴퓨터 절반 정도가 날아갔다" 등의 불평이 나왔다.
 

[사진=알약 운영사 이스트시큐리티 홈페이지 사과문]

하지만 피해를 본 이용자들의 보상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번에 문제를 일으킨 알약은 개인용 무료 버전으로, 설치 당시 제품 오작동으로 인한 이익 손실, 업무 중단, 사업 정보 손실, 금전상의 손실 등에 대해 면책 동의를 받기 때문이다. 또 오탐지로 인한 손해는 사용자의 몫이며 이에 대한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어 피해 보상은 쉽지 않아 보인다.

한편 알약 운영사인 이스트시큐리티는 이날 오전 "오류를 바로잡기 위한 조치를 모두 완료했다"고 공지했다. 또 "다양한 사용자 PC 환경에 따라 혹시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있을 땐 당사 고객지원센터를 통해 접수해주면 지원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알렸다.
 

[사진=아주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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