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딘 '수소경제', 커지는 상용차 역할론…"16만㎞ 한계 벗어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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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기 기자
입력 2022-08-16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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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차, 상반기 수소버스 76대 판매 그쳐…정부 2000대 목표 불가능

  • 전문가들 "장거리 상용차 위주로 경제성 확보 가능"

정부가 2019년 ‘수소경제 로드맵’을 통해 발표한 수소차 보급 목표를 밑돌고 있다. 이에 수소차 확산 과정에서 당장의 인프라 구축이 쉽지 않아 승용차보다 버스·트럭 등의 상용차 보급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의 수소버스(일렉시티 FCEV)는 출시 이후 국내 누적 판매량이 208대에 불과하다. 이 중 올해 상반기 판매대수는 76대다. 수소트럭(엑시언트 FCEV)은 정식 출시되지 않았다. 판매량에서 알 수 있듯이 정부가 수소경제 로드맵을 통해 올해 목표로 제시한 수소버스 2000대 보급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앞서 정부는 2019년 7개 주요도시에 35대 보급사업을 시작하고 공공부문의 버스를 수소버스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2022년 2000대, 2040년 4만대의 수소버스를 공급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수소트럭은 수소버스와 달리 올해까지 구체적인 목표치가 제시되지 않았다. 지난해부터 공공부문 쓰레기수거차, 청소차, 살수차 등에 적용하고 물류 등 민간 영역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등 2040년까지 수소트럭 3만대를 보급하겠다는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수소차 확산이 더딘 이유로 핵심 부품의 내구성, 인프라 부족 등의 문제를 꼽고 있다. 특히 전체 주행거리 한계가 16만㎞에 불과해 필요한 수준까지 도달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수소차 내구성 문제가 해결된다면 장거리를 운행해야 하는 상용차 분야에서 수소차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수소차는 1회 충전거리만 따지고 볼 때 600㎞에 육박하면서 전기차보다 크게 유리한 상황”이라며 “전체 주행거리가 16만㎞ 한계를 넘어선다면 중장거리 트럭에서 수소차의 장점이 더욱 부각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소차 인프라 구축 비용을 따지고 볼 때도 승용차보다는 상용차 투자가 용이하다. 버스·트럭을 보유한 기업들은 차고지가 있는 경우가 많아 규제를 피해 수소충전소를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환경 분야에서도 탄소중립을 위해 상용차의 친환경차 전환이 중요하다는 시각이다. 상용차는 승용차보다 주행거리가 압도적으로 길어 승용차와 상용차를 같은 대수 만큼 친환경차로 전환했을 때 감축할 수 있는 대기가스 배출량에서 차이가 크다.

다만 수소차 보급량이 로드맵 공개 당시 목표치에 못 미치지만 2040년 목표치로 제시된 보급량을 맞추는 것이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라는 해석이다. 이 교수는 “인프라 구축과 보조금 지급은 예산의 문제”라며 “기술적으로는 충분히 목표를 맞출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수소차가 전기차와의 미래 친환경차 경쟁 구도에서 밀렸다는 얘기도 나온다. 기존의 전력망을 활용하는 전기차 충전과 달리 인프라를 새로 깔아야 하는 수소차 충전이 경제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 환경적인 측면만 고려했을 때 필요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100% 공급하는 ‘RE100’이 친환경 수소인 그린수소·블루수소보다 경제적이고 효율적이란 얘기도 나온다. 따라서 수소차가 주행거리에서 전기차를 압도하더라도 상용차 운전자들이 충전을 자주 하는 번거로움을 감수할 것이란 주장이다.
 

현대자동차 수소버스 [사진=현대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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