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휘발유 등 가격 안정화 해야 한다는 의견 지배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가 지난 7월 27일 금리 인상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인플레이션 정점론'이 떠오르고 있다. 올해 7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의 예상치보다 낮게 나타나면서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은 것 아니냐는 기대가 나오면서다. 정점론이 힘을 얻게 된다면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큰 폭의 금리 인상을 할 가능성도 낮아진다.

하지만 반론이 더 우세하다. CPI가 예상보다 낮았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 식품·부동산 시장과 임금 상승률 등 다른 요소가 인플레이션 흐름의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휘발유 가격 하락 여파…시장 예상보다 낮게 나온 물가
10일(현지시간) 미국 노동통계국이 공개한 7월 CPI는 시장의 예상보다 낮게 나왔다. 7월 CPI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5% 올랐다. 시장의 예상치인 8.7% 상승률보다 0.2%포인트(p) 낮았다. 특히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 6월 CPI 상승률(9.1%)보다 0.6%포인트(p) 큰 폭 완화했다.

미국 CPI가 이 같은 폭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20년 4월 이후 처음이다. 미국 정부가 코로나 팬데믹에 따른 피해를 상쇄하기 위해 막대한 규모의 예산을 집행하면서 물가 상승률이 가파르게 올랐다. 지난해 3월만 해도 2.6%였던 CPI는 2개월 만에 5.0%로 뛰고 올해 1월 7.5%에 기록했다. 

이번 CPI 하락은 대부분 휘발유 가격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휘발유 가격은 전달에 비해 7.7% 하락했다. 휘발유 가격에 영향을 받는 항공료, 의류, 호텔, 중고차 가격도 내려갔다. 전날 미국 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미국 내 휘발유 평균 가격은 전날 갤런당 4.06달러를 기록했다. 앞서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이후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5달러를 넘어선 바 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 가격을 제외한 근원 CPI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9% 올랐다. 이는 지난달과 같은 수준이나 예상치(6.1%)보다 낮게 나오면서 시장에 희망을 불어넣어 줬다. 
 
"인플레 정점 이후 금리 속도 조절 기대" vs "낙관하기 이르다" 
이번 CPI 발표를 보며 인플레이션이 정점에 이르렀다는 희망론과 안심하기 이르다는 경계론이 부딪히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 경계론이 우세한 가운데 주택·식품 시장의 안정화와 더불어 임금 상승 추세도 안정을 이뤄야 한다는 분석이 힘을 얻는다. 

이날 CPI 수치 공개를 보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인플레이션이 본격화되자 바이든 대통령은 수차례 "물가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연설에서 "우린 일자리 급증 등 더 강력한 노동시장을 보고 있다"면서 "인플레이션이 완화할 수 있다는 징후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은 여전히 고통받고 있지만 지난달 인플레이션은 제로(0)"라고 강조했다.

정점에 이르렀다고 보는 전문가들은 연준의 큰 폭의 금리인상이 속도조절에 들어갈 것이라는 견해도 내놓는다. 

베세머 트러스트의 JP 코비엘로 선임 투자 전략가는 "모든 CPI 지표는 정말 중요하며 우리는 이미 다음 연준의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치가 재조정되고 있는 것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3연속 자이언트스텝 단행(75bp 인상·1bp=0.01%)까지 거론된 가운데 연준이 금리인상을 속도 조절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제프리의 아네타 마크와스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CPI로 연준은 물가 안정에 대한 부담을 덜어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7월 CPI 상승폭이 둔화됐음에도 아직 안심하기 이르다는 의견이 더 우세하다. 

높은 인플레이션의 위험에 대해 오랫동안 경고해 온 래리 서머스 전 민주당 재무장관은 "이번 CPI는 긍정적인 소식이지만 연준의 견해를 근본적으로 바꿀 만한 소식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호텔과 항공사처럼 변동성이 큰 분야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고 섣부른 낙관을 경계했다. 

부동산과 식품 시장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뱅크레이트닷컴의 수석 재무 분석가인 그레그 맥브리드는 이번 CPI 둔화는 휘발유 가격은 하락했지만 주택과 식품 가격이 여전히 높다고 지적했다. 맥브리드는 "인플레이션에 정점에 도달했다면 다양한 분야에서 지속적인 하락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역시 부동산 시장과 식품 시장의 물가 상승 하락까지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WP는 "식료품 및 주택 비용이 계속 상승하면서 시민들에게 부담을 떠안기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식품가격이 1.1%, 빵이 2.8%, 닭고기가 1.4%, 통조림 야채가 1.5%, 임대료가 0.7%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최근 미국 노동시장의 생산성 감소와 임금 인상을 둘러싼 우려도 나왔다. 애틀랜타 연준의 정책 고문 브렌트 마이어의 알자지라와 인터뷰에서 "임금이 너무 빨리 오르면 기업이 소비자에게 가격 인상을 강요할 것"이라며 물가 안정을 위해서는 임금 안정화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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