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래의 소원수리] "계급장 달린 모자를 쓰기 위해 머리가 있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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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래 기자
입력 2022-08-08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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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군 예비역 장성들 사이서도 절래절래

정상화 공군참모총장 [사진=연합뉴스]

공군 제16전투비행단 소속 현역 병사가 만취 상태로 훔친 차를 몰다 사고를 내고 경찰에 잡힌 것으로 8일 확인됐다. 음주운전·차량절도·교통사고로 이어지는 사건으로, 기강해이가 도를 넘었다는 비판이 들끓고 있다.
 
놀라운 점은 새삼스럽지 않다는 데 있다. 공군은 지난 2일 15특수임무비행단(15전비) 소속 준사관이 여군 하사를 성추행해 구속된 것이 확인됐다. 15전비는 1년여 전 성폭력과 2차 가해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故) 이예람 중사가 마지막으로 근무했던 곳이다.
 
지난달 19일엔 충남 서산에 있는 20전투비행단 독신자 숙소에서 여군 강모 하사가 숨진 채 발견됐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강 하사는 자신의 다이어리에 군 내 괴롭힘을 암시하는 내용을 남겼다.
 
최근 한 달 사이, 음주 차량절도·성추행·괴롭힘 의혹 사망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이쯤 되면 개인 일탈이 아닌 조직 문제로 보는 게 적확하다. 그런데도 정상화 공군 참모총장은 “엄정한 처리”라는 입장만 있을 뿐, 책임을 통감한다는 표현은 전혀 하지 않고 있다.
 
정 총장은 1년 전 공군참모차장이었고, 이예람 중사 사건으로 사퇴한 이성용 전 공군참모총장의 직무를 대행했다. 취임 100일이 채 안 됐다 하더라도 공군 최고 선임장교로서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그간 군에서 사건·사고가 발생하면 암묵적으로 국방부 장관이 사과를 했다. 전임 서욱 장관은 공군 이예람 중사 사망, 해군 성추행 피해 여중사 사망, 청해부대 34진 코로나19 집단감염 등으로 7번이나 고개를 숙였다.
 
청해부대 코로나19 집단감염은 합참의장과 해군 참모총장 책임이고, 공군 사망 사건은 공군 참모총장 책임인데, 머리는 서욱 전 장관이 숙이고 사건 조사는 ‘제 식구 감싸기 수사’ 비판 속 국방부가 맡았다. 그런데 현 상황만 보면, 이종섭 장관 체제에서도 똑같은 일이 되풀이될 조짐이다.

공군 한 예비역 장성은 한 달 새 언론에 대서특필된 이들 사건을 바라보며 “계급장 달린 모자를 쓰기 위해 머리가 있는 게 아니다”라고 쓴 일갈을 뱉었다.
 
“조국 영공방위 임무를 완수하고 국민에게 신뢰받는 최강의 정예 공군을 건설하는 데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던 정상화 총장. 사건·사고에 뒤로 숨지 않는 장수다움으로 '국민 신뢰'를 위한 초심을 보여줘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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