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로시 1박 2일 訪韓] 칩4부터 사드'까지...​펠로시가 던지고 간 韓·美·中 3각 방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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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슬기 기자
입력 2022-08-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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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문직 비자 쿼터 입법화 방안 △ 한인 입양인 시민권 부여 법안 논의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 의장이 4일 국회를 방문해 김진표 국회의장과 회담한 뒤 공동 언론 발표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동아시아를 뒤흔든 미국 권력서열 3위···.'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1박 2일간 방한을 마치고 4일 일본으로 떠났다. 싱가포르를 시작으로 '말레이시아→대한민국→일본' 등을 차례로 훑고 있는 펠로시 의장의 아시아 순방은 미·중(G2) 갈등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특히 펠로시 의장의 동아시아 순방이 '반중(反中) 경제 동맹' 구축에 방점을 찍은 만큼 우리 정부는 미국이 주도하는 반도체 공급망 동맹인 이른바 '칩(Chip) 4' 참여 여부를 놓고 막판 숙고에 들어갈 전망이다. 

변수는 '중국 반발'이다. 한껏 고조된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간 긴장은 펠로시 의장이 방한 중인 이날에도 어김없이 발발했다. 중국 인민해방군이 오후 1시(한국시간 오후 2시) 대만해협 동부 수역으로 장거리 실탄 사격을 감행했다. 아세안 외교장관 회의 참석차 캄보디아를 방문 중인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같은 날 "미국의 도발과 정치적 도박에 저항할 것"이라고 했다. 

방한 둘째 날 국회를 찾은 펠로시 의장과 김진표 국회 의장은 회담 후 공동 언론 발표에서 "미국 의회가 작년 말 '인프라법'에 이어 지난달 '반도체 및 과학 지원법'을 통과시킨 점을 높이 평가하고 미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에 대한 실질적 혜택으로 이어지도록 미국 의회 차원의 협조를 당부했다"고 밝혔다. 양국 국회 의장은 △전문직 비자 쿼터 입법화 방안 △한인 입양인 시민권 부여 법안 등도 논의했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TSMC에 이어 한국에서도 반도체 투자를 통한 경제 동맹을 시사한 것이다.

펠로시 의장은 전날 대만 TSMC의 류더인(마크 리우) 회장을 만났다. 펠로시 의장은 이 자리에서 류 회장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서명한 반도체지원법과 TSMC의 미국 투자 확대 등을 논의했다. 

관전 포인트는 윤석열 정부의 '대중(對中) 전략'이다. 이달 말까지 참여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칩(Chip) 4' 동맹은 윤석열 정부 대중 전략에서 최대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입장은 강경하다. 특히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3불(不)'까지 언급하며 우리 정부에 '칩4' 동참 거부를 압박하고 있다. '사드 3불'은 △사드 추가 배치 불가 △미국 미사일방어체계(MD) 불참 △한·미·일 3각 군사동맹 비추진 등을 뜻한다. 한·미·일 동맹 삼각 축을 흔들려는 중국 측 공세가 한층 거세진 셈이다.

주재우 경희대 중국어학과 교수는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반도체 공급망이 개편되면서 미국이 중국 기업에 들어가는 첨단 기술 부품에 대한 제재를 실질적으로 가하고 있다"며 "이제 한국의 입장이 무엇인지 빨리 보여줘야 할 때"라고 설명했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소 연구위원도 "펠로시 의장의 방문은 안보뿐 아니라 경제, 공급망 재편 등 중국이 주도해 온 경제 분야 질서와는 다른 것을 만들어 나가겠다는 것"이라며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목적도 분명히 내포돼 있다"고 분석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에서 칩4 동맹과 관련해 "누가 누구를 배제하는 반도체 동맹은 아니다"라며 "중국과도 맞춤형 반도체 공급망 협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했다. 펠로시 의장도 방한 기간 중국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자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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