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高 경착륙] 고물가·고금리·고달러 해소=경기침체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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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선영 기자
입력 2022-08-03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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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가 10월, 금리 연말께 정점 예상

  • 연말~내년 초 경기침체 위기 전망

[사진=연합뉴스]

우리 경제를 위협한 고물가·고금리·고달러가 연말께 정점을 찍고 점차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같은 복합위기 상황이 완화되더라도 경기는 반등 대신 불경기로 추락하며 한동안 경기침체 위험에서 벗어나긴 힘들 것이란 어두운 전망이 나오고 있다.
 
물가 9~10월 정점 예상…국제유가는 이미 하락세
3일 통계청에 따르면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6.3% 올랐다. 이는 환율 급등으로 물가가 가파르게 오른 1998년 11월(6.8%)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 3%대에 진입한 뒤 올해 3월(4.1%)과 4월(4.8%) 4%대에 올라섰고 5월 5.4%, 6월 6.0% 등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정부는 물가 정점을 9~10월쯤으로 보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올해 물가 피크아웃(정점) 시점은 10월로 보고 있다"며 "유가 등 해외 요인에 변화가 없다면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2~3개월 지속된 뒤 조금씩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물가 상승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국제유가는 이미 정점을 지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6월 초 배럴당 120달러를 넘어섰던 서부텍사스산 유가(WTI)는 최근 100달러 밑으로 떨어져 현재 90달러 초반에서 거래되고 있다.
 
금리도 연말 이후 속도 조절 전망…강달러 완화될 듯

[사진=연합뉴스]

연말로 갈수록 물가상승률이 낮아지면서 금리도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달 26~27일(현지시각)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참석자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두 번 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한 것이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연말까지 금리인상 행보를 이어가겠지만,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진 점을 고려해 금리 인상폭을 축소하는 등 속도 조절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내년부터 금리인하에 돌입할 것이란 의견도 나왔다.

그렇게 되면 미국의 통화 긴축 정도가 완화하면서 달러 가치도 소폭이나마 하락하게 된다.

2일(현지시간) 달러인덱스는 106.2를 기록해 지난달 14일 108.54에서 2주 사이 2% 떨어졌다. 달러지수가 여전히 105선을 상회하고 원·달러 지수가 1300원 수준에서 움직인다는 점에서 강세를 유지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극심한 강세 기조는 한풀 꺾인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곧 금리 인상 '후폭풍' 온다…민간소비 위축 우려
선진국 중앙은행이 경쟁적으로 긴축에 돌입하면서 물가는 안정화되겠지만 경기 침체 위험성은 커졌다. 특히 우리 경제에 활력을 넣었던 민간소비가 앞으로는 성장률을 끌어내리는 주요 요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주식이나 부동산 같은 자산의 가격은 내려가고 이자 부담은 늘어나면서 지갑을 닫는 소비자가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동향분석팀은 지난달 27일 발표한 '금리 상승의 내수 부문별 영향 점검' 보고서를 통해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올랐을 경우 민간소비가 최대 0.15% 감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설비투자(0.07∼0.15%)나 건설투자(0.07∼0.13%)의 금리탄력성과 유사한 수준이지만, 민간소비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훨씬 크기 때문에 성장률 하락에 기여하는 수준도 높게 나타나게 된다.

특히 글로벌 금리 상승으로 최근 주가가 상당폭 하락한 데 더해 집값 역시 내려갈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되며 향후 소비가 더 제약될 수 있다고 봤다.

과거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오른 이후 6분기에 접어들면 주가와 집값 하락 영향에 따른 민간소비 감소 폭은 최고 0.12%에 달했다.
 
'예상 외 선전'한 GDP, 하반기엔 마이너스 전환 가능성

[사진=연합뉴스]

이 때문에 GDP 상승세가 하반기에는 꺾일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2분기 성장률이 '서프라이즈' 수준으로 선방했지만 3분기와 4분기에는 수출과 소비 부진에 따른 성장 둔화가 예상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2분기 실질 GDP는 전기대비 0.7% 성장해 당초 전망치인 0.3%를 상회했다. 

2분기 성장은 수출 부진 속에서도 민간소비가 이끌었다. 성장률에 대한 기여도를 보면 민간소비의 성장률 기여도는 1.4%포인트로 전 분기(-0.2%)보다 크게 뛰었다. 

정부소비, 건설투자의 기여도는 각각 0.2%포인트, 0.1%포인트였다. 

반면 순수출 기여도는 -1.1%포인트로 마이너스로 전환되는 등 전 분기(1.7%포인트)보다 큰 폭으로 낮아졌다. 설비투자 기여도도 -0.1%포인트로 나타났다. 

이는 민간소비 선전이 성장률을 끌어올렸으며, 우리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온 수출은 오히려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는 의미다.

한은은 앞으로 남은 2개 분기 동안 0.3%씩만 성장해도 올해 연간 성장률 목표치인 2.7% 달성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가파른 물가 상승세 등에 따른 소비 위축과 세계 경기 침체로 인한 수출 둔화 등으로 불확실성은 여전한 상황이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세계 경제가 둔화 양상을 나타내면서 우리나라 경제 역시 불가피하게 갈수록 둔화하는 추세를 나타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문 연구원은 "한은의 '빅스텝'으로 부동산 시장이 좋지 않다 보니 내수와 수출 모두 전체 경제 성장을 깎아 먹는 상황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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