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급 꾸준한 대구 미분양 관리지역 지정도
  • 미분양 증가에 낮은 초기분양률…추가 규제 해제도 가시화

대구의 한 아파트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규제지역에서 해제된 대구의 부동산 시장이 여전히 침체에 빠져 있다. 새 아파트 공급이 꾸준히 예정돼 있는 대구에서는 규제지역 해제 효과가 미미한 상황이다.
 
2일 KB부동산 7월 월간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값 변동률은 -0.07%를 기록한 가운데 대구 아파트값은 -0.48% 빠지며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집값 하락세 폭이 가장 컸다. 특히 달서구 아파트값은 1% 이상 빠지는 등 급격하게 하락하고 있다.
 
완벽히 식어버린 대구 청약시장…회복은 언제
특히 청약시장의 침체는 더욱 심화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포스코건설이 대구 달서구에서 분양한 '더샵 달서센트엘로'는 지난달 26일 1순위(해당 지역 기준) 청약을 마감한 결과 270가구 모집에 13명이 신청하는 데 그쳤다. 일반공급 1순위 경쟁률은 0.05대1을 기록했다.
 
해당 아파트는 앞서 특별공급 138가구 모집에 2명이 신청하는 데 그쳐 대부분의 물량이 일반공급으로 전환됐다.
 
대구에선 무순위 청약이 잇따르고 있지만, 주인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신축 아파트에서 분양가와 같은 ‘무피’나 오히려 저렴한 ‘마이너스피’ 매물도 속속 나오고 있다. 네이버부동산 등에 따르면 이달 입주를 앞둔 대구 신천센트럴자이 전용 84㎡는 분양가보다 1000만원 내린 가격에 매물이 올라온 상태다.
 
또한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5월 대구의 아파트 거래량은 1186가구로 전달(1682가구)보다 27.1% 감소했다.
 
다른 규제해제 지역에서도 미분양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청약을 받은 전남 여수시 관문동 '더 로제 아델리움 해양공원'도 일반공급 174가구 모집에 1·2순위 청약 신청이 125건에 불과했다.
 
이 단지는 중도금 무이자 대출 조건까지 내걸었지만, 수요자들의 마음을 얻지 못했다.
 
이들 지역은 최근 규제지역에서 해제된 곳들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5일부터 대구와 대전, 경남지역 6개 시·군·구에 대한 투기과열지구를 해제하고 수성구를 제외한 대구 전역과 경북 경산시, 전남 여수시 등 11개 시군구에 대한 조정대상지역을 해제한다고 지난 6월 30일 발표했다.
 
조정대상지역이 해제되면 재당첨 제한 등 청약 규제에서 자유롭고, 세금·대출 등 규제도 완화되며 유주택자도 1순위 청약을 할 수 있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약시장이 완전히 식어버린 상황이다.
 
3년간 7만 가구 추가 분양…침체 이어질 것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R114에 따르면 하반기 대구에서는 1만8704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다. 6월 말 기준 6718가구에 달하는 미분양 물량이 쌓여 부동산 시장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지만, 물량이 더 쏟아져 나오는 것이다. 현재 대구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미분양 물량이 있는 도시로 전국 미분양 주택(2만7910가구) 중 24%가 대구에 몰려 있다.
 
대구에서 미분양이 500가구 이상인 지역은 달서구(2346가구), 동구(1384가구), 중구(1022가구), 수성구(844가구), 남구(720가구) 등 5곳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대구에서는 이달부터 2025년 12월까지 3년 4개월간 약 7만 가구의 아파트가 지어져 입주를 진행할 예정이다. 대구 전체 가구 수(98만 가구)의 7%가 넘는 규모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앞서 대구는 수년간 대규모 공급이 이어지며 미분양 물량이 넘쳐나고 있다"며 "추가 금리 인상 우려에 따라 분양시장 침체 장기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규제해제 직후 미분양 관리지역 나와…추가 규제 완화 지역 기대
금리 상승 등의 여파로 전반적인 부동산 시장 침체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규제지역 해제도 생각보다 큰 효과를 불러오지 못하면서 추가 해제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대구지역 8개 구·군 가운데 절반인 4개 구가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지정됐다. 지난달 정부의 규제지역 해제에도 대구지역 미분양 물량이 갈수록 쌓이자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조치에 나섰다.
 
이날 HUG에 따르면 대구 중·동·남·달서구 등 4개 지역은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지정됐다. 적용 기한은 오는 9월 30일까지다.
 
HUG는 미분양 리스크를 줄이기 미분양 주택 수가 500가구 이상인 시·군·구에서 미분양 증가, 미분양 해소 저조, 미분양 우려, 모니터링 필요 등 4개 요건 가운데 1개 이상 충족하면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지정한다.
 
대구 중·남·달서구 등 3곳은 미분양 해소 저조와 미분양 우려 등 2개 요건을 충족했다. 동구는 미분양 해소 저조를 이유로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지정했다.
 
이렇듯 규제지역에서 해제된 직후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지정되는 곳도 나올 정도로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이 발생하자 추가 해제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1일 국토교통위원회에 대한 국토부 업무보고에서 지방의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 추가 해제에 대한 가능성을 시사했다. 원 장관은 "1차 해제가 조금 미흡하다고 본다"며 "필요하다면 연말 이전에라도 추가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다음 규제 해제지역으로는 울산이 언급된다. HUG에 따르면 올해 2분기(4∼6월) 전국 민간아파트의 초기분양률은 87.7%를 기록했는데 대구와 울산의 초기분양률은 각각 18.0%, 35.4%로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초기분양률이란 아파트 분양 초기(분양보증서 발급일 3개월 초과∼6개월 이하) 시점의 총 분양 가구 대비 계약 체결 가구 비율을 뜻한다. 앞서 울산은 집값과 청약 경쟁률 급락, 미분양 급증으로 국토부에 조정대상지역 해제를 공식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공정거래포럼 공동대표)는 "미분양이 많이 발생하는 지역은 투기지역 지정 요건들이 상실하게 되기 때문에 해제될 가능성이 높다"며 "미분양이 계속 발생하면 지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정부에서도 해제를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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