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대법원 전경 22.05.11[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대출 연체자의 압류 계좌에 착오 송금된 돈을 은행이 마음대로 인출해서는 안 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압류액에서 크게 벗어난 착오 송금액을 은행 측이 전부 상환에 쓴 것은 권리 남용이라는 취지다.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중소기업 A사가 신한은행을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소송 상고심에서 은행 측 손을 들어준 원심을 뒤집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6일 밝혔다.

A사는 2017년 11월 거래처에 보낼 1억60만여 원을 실수로 B씨 명의 신한은행 계좌에 송금했다. A사는 곧장 은행에 착오 송금 사실을 알리는 한편 B씨에게 반환을 요청했고, B씨도 동의했다.

하지만 B씨는 신한은행에 대출금 2억1700만원이 연체돼 있었고, 계좌는 1451만원 세금 체납으로 과세 당국에 압류된 상태였다. A사 측 잘못으로 1억60만여 원이 송금되자 신한은행은 이듬해 1월 B씨 계좌에서 대출금 중 일부인 1억500만원가량을 은행 대출 상환에 사용했다.

A사는 은행이 착오 송금된 돈을 돌려줘야 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1·2심은 제3자(과세당국)에게 압류당한 통장에 실수로 돈이 입금됐을 때 압류 조치를 하는 기존 판례에 근거해 원고 패소 판결했다. 신한은행이 B씨 대출 원리금 2억1700만원에 대한 채권을 갖고 있으니 계좌에 있던 돈을 상계하는 건 문제 없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원심 판단이 잘못됐다며 A사 손을 들어줬다. 압류액(1451만원)보다 훨씬 많은 착오 송금액(1억원)을 은행 측이 전부 가져간 것은 은행의 부당이득이라고 봤다. B씨에게 대출해준 은행이 대출금 상계를 할 수는 있지만 이는 계좌가 압류된 부분에 한정돼야 한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B씨 계좌에 착오로 입금된 예금이 이미 제3자에 의해 압류됐다는 특별한 사정이 있어 수취 은행이 대출 채권 등을 예금과 상계하는 것이 허용되더라도 이는 피압류채권액(약 1400만원) 범위 내에서만 가능하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그 범위를 벗어나는 상계는 신의칙에 반하거나 권리를 남용하는 것으로서 허용되지 않는다"며 2심 재판을 다시 하라고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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