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닛 옐런 "일-가사 병행 쉽지 않아…여성 리더 나오려면 가사분담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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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근미 기자
입력 2022-07-20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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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장관[사진=한국은행]

"나는 항상 경제학에 관심이 있었고 또 경력을 쌓길 희망했습니다. 그런데 일과 가정을 동시에 챙기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를 나중에서야 깨달았지요. 이에 경력을 지키기 위한 나의 방식은 평등한 가사 분담을 중시하는 사람과 결혼하는 것이었습니다."

미국 경제계의 '유리천장'을 연신 깨부수며 금융권의 산 증인으로 손꼽히는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한국은행 여성 직원 30여 명과 ‘경제학계와 여성(Women in Economics)’을 주제로 열린 간담회에서 언급한 말이다. 

19일 옐런 장관은 약 20분 동안 진행된 간담회에서 경제학자, 정책입안자, 어머니로서 겪은 일들과 자신의 가치관에 대해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다. 옐런 장관은 경제학자로 출발해 미국 행정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 첫 여성 연방준비제도(Feb·연준) 의장을 맡은 데 이어, 여성 최초 재무장관이라는 기록을 쓴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1971년 예일대에서 경제학 박사를 받을 당시 여성은 옐런 장관 혼자뿐이었으며, 이후 부임한 하버드대에서도 유일한 여성 교수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옐런 장관은 “이 방이 경제학에 관심이 있는 중앙은행 여성 직원으로 가득찬 것을 보니 기쁘다”며 “여러분이 모두 중앙은행 내에서 지도자(리더)의 자리에 오르기를 희망한다”고 선배 여성 경제학자로서 덕담을 건네기도 했다.

옐런 장관은 1990년대 연준 이사로 재직하던 당시에도 여성 숫자가 많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그는 ”그때 국제회의에서 테이블을 둘러보면 여성이 많지 않았다“며 ”점차 여성 숫자가 많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적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제계에서 여성 리더가 부족한 이유는 경제학을 전공하는 여성 자체가 적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옐런 장관은 여성의 경제 활동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특히 남성의 가사 분담이 절실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포기하지 않고 커리어를 이어갈 수 있었던 배경을 묻는 질문에 "가사 업무를 공평하게 나눌 수 있는 배우자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의 남편은 2001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조지 애컬로프 조지타운대 교수다.

옐런 장관은 “아이가 초등학교 6학년 때 백악관에서 ‘연준에서 일해 달라’는 연락을 받았다”면서 “당시 남편은 ‘당연히 하겠다고 말해. 어떻게든 해결해 나갈 수 있으니 걱정 마’라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옐런 장관은 참석자들에게 세상에 관심을 가질 것을 적극 권했다. 연구 주제의 우선순위를 어떻게 정하는지 묻는 한 직원의 질문에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레 실업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면서도 “하지만 지금은 인플레이션이 문제다. 토픽은 항상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한다"고 대답했다. 그는 “(경제학자 입장에서) 세상에 관심을 갖고 현실 정책 문제가 뭔지 주의를 기울이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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