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아모레퍼시픽 "K-뷰티 디지털 전환의 표준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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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민철 기자
입력 2022-07-11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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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지털 기술운영 디비전' 이끄는 조영길 CIO

  • 아모레퍼시픽 '올 클라우드' IT전략 추진 시동

  • 기간 시스템에 클라우드 적용해 기술력 확보

  • "클라우드답게 클라우드 쓰는 사례 만들 것"

조영길 아모레퍼시픽 CIO [사진=아모레퍼시픽]


한국이 처음으로 10조원 넘는 연간 화장품 수출 실적을 기록했다. 정부 통계 기준 2021년 화장품 수출액이 전년 대비 21.3% 증가한 91억8357만 달러(약 10조5099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프랑스와 미국에 이어 세계 3위 수출 실적이다. 아모레퍼시픽은 국내 업계 연간 생산 금액 중 29%를 차지하는 책임판매업체이자 K-뷰티(K-Beauty) 선도 기업으로 미래 성장을 가속화하기 위해 디지털 전환에 힘을 쏟고 있다. 조영길 아모레퍼시픽 최고정보책임자(CIO)는 최근 본지와 인터뷰하면서 기존 '클라우드 퍼스트' 전략 성과와 앞으로 추진할 과제를 제시했다.

다음은 조 CIO와 일문일답한 내용.

-아모레퍼시픽에서 어떤 업무를 맡고 있는지.

"전사적 자원 관리(ERP), 기간계 업무시스템, 전사 협업 환경, 정보기술(IT) 인프라를 총괄하는 '디지털 기술운영 디비전(division)'을 담당하고 있다. 디지털 기술운영 디비전은 클라우드 기술을 활용해 다양한 디지털 전환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메타버스 등 디지털 신기술을 총괄하는 '디지털 기술개발 디비전'에 필요한 최적 클라우드 기술을 지원한다. 디지털 기술운영 디비전과 디지털 기술개발 디비전이 속한 아모레퍼시픽 '디지털 전략 유닛(unit)'은 아모레몰을 포함한 다양한 쇼핑몰, 브랜드 사이트를 개발·운영하고 AI, 빅데이터, 머신러닝,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 판매시점 정보관리(POS) 시스템 등 핵심 디지털 기술을 다룬다. 애플리케이션 개발·인프라 전문가 180여 명이 디지털 전략 유닛에서 일한다."

-코로나19 사태로 부서 운영에 제약이 있었을 텐데.

"아모레퍼시픽이 전사적으로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는 한편 작은 시도를 지속적으로 실행하는 일환으로 디지털 기술운영 디비전은 코로나19 대유행 초기부터 원격 근무제를 적용해 일하는 방식을 유연하게 바꿔 운영했다. 이를 지원하기 위해 기존 그룹웨어 기반 협업 환경을 구성하고 다양한 협업툴(Jira·Confluence·Webex 등)을 제공해 업무 과정에서 온라인·오프라인 간 경계를 제거했다. 전사 디지털 전환을 위해 클라우드와 온프레미스 환경으로 운영하던 IT 인프라 환경을 '올 클라우드(All Cloud)' 전략 기반으로 재편해 실행하고 있다. IT 운영 프로세스, 조직 역할·책임, 툴·시스템 등을 아우르는 대규모 개편 작업도 진행 중이다. 이는 올해 IBM과 맺은 IT 아웃소싱 계약 종료를 앞두고 민첩한 IT 운영 환경을 지원하기 위한 준비다."
 
지난 5년간 클라우드 전문성 축적···디지털 전환 최적 인프라 확보 가속화
아모레퍼시픽은 2017년 '클라우드 퍼스트(Cloud First)' 전략을 통해 데이터센터 기반 레거시 판매(영업) 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전환하기 시작했다. 소비자 데이터를 통합하고 비즈니스 예측과 추론에 활용하는 분석 플랫폼인 '커스터머 데이터 플랫폼(Customer Data Platform)'도 구축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이제 글로벌 시장을 무대로 모든 연령대 소비자에게 30여 개 브랜드를 통해 솔루션을 제공하는 K-뷰티 선도 기업으로 활약하고 있다. 다양한 세대·인종·지역별 고객 취향과 트렌드에 맞춰 세계 각지 브랜드별 매장과 유통망 판매·물류 데이터를 거의 실시간으로 수집해 활용하고 있고 데이터 기반 디지털 전환을 위한 최적 인프라 환경을 마련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올 클라우드는 어떤 전략인가.

"올해 아모레퍼시픽 클라우드 전략은 우선 온프레미스로 운영 중인 업무시스템을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클라우드 환경에 이관(migration)하는 것이다. 향후 국내 제조 대기업들의 클라우드 도입과 전환에 대한 표준(de facto standard)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역량과 사례를 확보하고 싶다. 많은 기업이 다양한 이유로 클라우드 전환을 하고 있지만 클라우드를 클라우드답게 활용해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는 수준으로 운영하는 곳은 많지 않다. 아모레퍼시픽은 '클라우드를 클라우드답게 활용해 비즈니스 성장에 기여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이렇게 되면 (기업이 IT 인프라에) 다양한 디지털 신기술을 빠르게 접목해 이에 기반한 디지털 혁신을 훨씬 용이하게 하고 IT 운영비용을 최적화해 새로운 혁신을 위한 투자 여력을 확보하는 선순환 구조를 마련하게 될 것이다. 궁극적으로 이것이 비즈니스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올해 클라우드 전략 추진 배경이 궁금하다.

"아모레퍼시픽은 몇 개 업무 시스템에 대해 실험적으로 적용했던 클라우드 기반 IT 인프라 환경을 2017년부터 영업 시스템에 적용하기 시작했다. 기간계 시스템 인프라를 온프레미스에서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클라우드 퍼스트' 전략을 추진한 것이다. 엔터프라이즈 IT에 클라우드를 적용하는 것에 대한 긍정적 인식과 부정적 인식이 엇갈릴 때 상당한 리스크를 감수하고 여러 어려움을 이겨낸 결과 대부분 리테일 영업 환경을 클라우드 기반으로 구축해 운영을 지원하게 됐다. 올해는 IT 시스템·인프라 운영 관련 IT 아웃소싱 계약 종료를 앞두고 새로운 IT 운영 전략이 필요한 시기다. 5년간 얻은 지식과 경험에 코로나19 시기를 겪으면서 클라우드가 기업의 디지털 전환 요구를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수단이라는 확신을 더해 차세대 IT 인프라 운영 환경을 모두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전략을 세웠다."
 
"엔터프라이즈 클라우드 전문가 성장할 기회"···우수 전문 인재 유치 나서
아모레퍼시픽 디지털 전략 유닛은 최근 클라우드를 적극 활용하는 스타트업과 '클라우드 네이티브(Cloud Native)' 기업에 많은 인재가 모이고 있다는 점을 의식하고 디지털 전략 유닛의 핵심 자원인 인재 확보와 유치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데브옵스(DevOps), 코드형 인프라(IaC), 클라우드 네이티브 기술을 보유한 전문 인재 확보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입사자들에게 올 클라우드 전략을 실행하는 엔터프라이즈 클라우드 마이그레이션, 구축, 운영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기회와 자유로운 업무 환경을 제공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실질적인 디지털 전환을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

"코로나 팬데믹 선언 이후 아모레퍼시픽뿐 아니라 전 세계 기업, 특히 제조 기업이 어려운 시기를 맞았다. 우리는 외부 변화 요인에 대응해 끌려가기보다 변화를 통해 성장을 주도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데 힘썼다. 코로나 위기 극복과 기회 창출을 위해 고민하면서 연구혁신(R&I), 생산, 마케팅, 영업, 지원 등 전체 밸류체인에서 성장을 주도해 나가기 위해 노력해 왔다. (전통 산업에 속하는) 제조 기업으로서 디지털 전환을 하려면 연구, 생산, 물류, 재무, 홍보 등을 아우르는 전사 조직이 참여해 각 현업 조직에서 디지털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기존 강점과 역량을 디지털 기반으로 재설계해 구현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고객을 항상 중심에 두고 새로운 시도와 도전을 즐기며 이 과정에서 실패를 교훈으로 삼을 줄 아는 'GRIT(Growth·Resilience·Intrinsic Motivation·Tenacity)'를 지닌 인재들과 함께 해야 한다."

-디지털 전략 유닛의 인재 확보와 리텐션 전략은.

"디지털 전략 유닛은 다양한 분야에서 수년 동안 디지털 인재 확보를 진행해 왔고 현재도 진행 중이다. 일부 영역에 기존 인재들의 역할 전환 또는 확장을 지원함으로써 보강하고 있다. 인재들에게 다양한 새로운 시도와 도전을 할 수 있는 자유로운 업무 환경과 역할 제공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전사 디지털 전환 과정에 참여해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원격근무 환경을 자율 선택할 수 있게 해 업무에 집중하도록 돕고 있다. K-뷰티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현시점에 최신 클라우드 기술을 학습하고 적용해 글로벌 브랜드와 경쟁하면서 본인 역량을 키울 수 있는 디지털 기술운영 디비전에 인재들이 많은 관심을 가져 주길 바란다. 입사한 인재들은 엔터프라이즈 클라우드 마이그레이션, 구축, 운영을 직접 경험하면서 아모레퍼시픽 클라우드 전략 핵심 인재로 성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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