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지물 물가대책] 밥상물가 여전히 고공행진…대책 실효성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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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미 기자
입력 2022-07-05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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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가공식품 부가가치세 한시적 면제 정책에 따라 대형마트들이 관련 제품 할인을 시작한 지난 1일 서울의 한 이마트에 할인 안내문이 붙어있다. [사진=연합뉴스]


밥상 물가가 여전히 고공 행진 중이다. 수입 돼지고기 관세를 면제하고, 김치·된장 등에 붙는 부가가치세도 면세에 들어갔지만 가격은 쉽게 잡히지 않고 있다.

정부는 기존에 내놓은 물가 대책의 이행에 속도를 내는 한편 새로운 정책 마련에도 나설 예정이다.
 
6월 물가상승률 6% 돌파···IMF 이후 처음

5일 통계청에 따르면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8.22(2020=100)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6.0%나 뛰었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1월(6.8%) 이후 23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물가 상승 폭은 올해 들어 거세졌다. 지난해 2~3%대였던 물가 상승률은 올해 3월 4.1%로 4% 선을 돌파했다. 지난 5월 5.4%로 5%대까지 올라선 데 이어 6월엔 6%대에 진입했다.

이같은 물가 상승을 이끈 품목 가운데 하나가 농·축·수산물이다. 수입 단가 상승 등에 따라 지난달 농·축·수산물의 물가 기여도는 0.42%포인트(p)에 달했다. 5월(0.37%포인트)보다 상승한 수치다.

품목별로 봐도 농·축·수산물은 축산물(10.3%)과 채소류(6.0%)를 중심으로 4.8%나 올랐다. 채소류 가격이 오른 건 5개월 만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돼지고기(18.6%), 수입 소고기(27.2%), 배추(35.5%), 수박(22.2%) 상승률이 높게 나타났다. 여기에 빵(9.2%)을 비롯한 가공식품(7.9%) 가격도 많이 올랐다.

체감 물가 지표인 생활물가지수도 마찬가지다. 6월 생활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7.4% 뛰었다. 지수를 구성하는 식품과 식품 이외 품목이 함께 오른 탓이다. 특히 축산물·가공식품을 포함한 식품 물가는 지난 5월 7.1%에서 지난달엔 7.7%로 치솟았다. 생활물가지수는 458개 생활 품목 중 구매 빈도가 높고 지출 비중이 높아 가격 변동을 민감하게 느끼는 144개 품목으로 통계를 낸다.

신선식품지수 역시 지난 5월 2.5%에서 6월엔 5.4%로 껑충 뛰었다. 세부 항목을 보면 같은 기간 신선어개(생선·해산물)는 2.5%에서 2.7%, 신선채소는 0.1%에서 6.0%, 신선과실은 4.8%에서 6.5%로 각각 올랐다.
 
관세 0% 적용에도 삼겹살 가격 껑충

먹거리 물가가 고공 행진을 하다 보니 정부가 내놓은 대책이 무용지물이란 비판이 나온다.

정부는 지난 5월 30일 '서민 생활 안정을 위한 긴급 민생 안정 10대 프로젝트'를 내놓았다. 민생 안정 대책에는 국민이 많이 찾는 돼지고기를 비롯해 해바라기씨유·밀가루 등 14대 품목에 '할당관세'를 적용, 관세율을 0%로 낮추는 내용이 담겼다.

할당관세는 특정 수입품 관세를 일정 기간 한시적으로 낮추는 제도다. 기존에는 돼지고기에 22.5~25%, 대두유(콩기름)와 해바라기씨유에 5%, 밀가루에 3.0% 관세를 각각 물렸다.

지난 6월 22일부터 수입 돼지고기에 할당관세가 적용됐다. 이에 캐나다·멕시코·브라질산 등 수입 돼지고기 5만톤(t)에 대해 지난달 23일 통관분부터 할당관세 0%를 적용 중이다. 이번 조치는 올해 말까지 이어진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할당관세 시행 이후 지난 6월 28일까지 2450t 상당 수입 돼지고기가 국내에 들어왔다. 2022년 하반기 전체 계획 물량 5만t의 5%에 해당한다. 할당관세 계획 물량이 하반기에 모두 들어올 경우 캐나다·멕시코·브라질산 돼지고기가 전체 수입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9%에서 2022년 20%로 늘어난다.

정부는 이번 할당관세 적용으로 돼지고기 원가가 최대 18.4∼20.0% 내려갈 것이라고 홍보했다. 하지만 정부 기대와 달리 돼지고기 가격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 자료를 보면 지난달 22일 100g당 2911원 수준이던 돼지고기 삼겹살 가격은 이달 4일 2875원으로 다소 내려갔다. 하지만 1년 전(2518원)보다는 여전히 높다.
 

윤석열 대통령이 5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부가세 면제 효과도 無···정부 "추가 방안 강구"

관세가 없어진 식용유와 밀가루 가격도 쉽게 잡히지 않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종합포털인 참가격에 따르면 식용유 100㎖당 가격은 지난 5월 528원에서 6월에는 564원으로 한 달 새 6.8% 올랐다. 밀가루도 같은 기간 100g당 217원에서 231원으로 6.5% 뛰었다.

7월도 다르지 않다. '백설 식용유(1.5ℓ)' 평균 판매가격은 이번 주 5594원을 기록 중이다. 2주 전(5203원)보다 더 오른 것이다. '백설 찰밀가루(1㎏)'도 2619원에서 2623원으로 다소 올랐다. '곰표 밀가루 중력 다목적용(1㎏)'은 1774원에서 1659원으로 내려가긴 했지만 여전히 1년 전(1406원)보다는 비싸다.

지난 1일부터 부가세가 없어진 단순가공식료품도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는 민생 안정 대책의 하나로 이달부터 병·캔 등으로 개별 포장한 김치·된장·고추장·간장·젓갈류 등에 붙는 부가세 10%를 면세 중이다.

'순창 오리지널 우리쌀 찰고추장(1㎏)'은 2주 전 1만2418원에서 이번 주엔 1만2168원으로 다소 내려갔다. 반면 '해찬들 우리쌀 태양초 골드 고추장(1㎏)'은 1만2214원에서 1만3837원으로 1000원 넘게 올랐다. 

'순창 재래식안심생된장(1㎏)'은 같은 기간 7032원에서 6623원으로 하락한 반면 '해찬들 재래식 된장(1㎏)은 5495원에서 5805원으로 비싸졌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국제 밀 선물 가격이 수입 가격에 반영되는 데는 약 4~6개월이 걸린다"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지난 3월 이후 밀 선물 가격이 오른 것은 하반기 수입 가격에 반영돼 하반기에도 식품 물가 상승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추가 물가 대책을 고심 중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앞으로 시장동향 등을 철저히 점검하면서 그간 발표한 민생·물가안정 과제들을 차질 없이 이행하고, 민생 부담을 최소화할 추가 방안을 지속해서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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