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선방했다는 금융주, 하반기 전망은 '잿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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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우 기자
입력 2022-07-03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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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리인상이 금융주 이익증가로 이어지지만

  • 경기침체 속 물가만 상승 'S 공포'는 치명적

  • 은행 신용위험↑ 증권은 유동성 위축 유발

[자료=한국거래소]


올 상반기 선방한 은행·보험·증권 등 금융주들의 하반기 전망이 비관적으로 나타났다. 금융업을 둘러싼 대내외적인 환경이 악화되며 투자심리도 위축될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 현상)이 가속화된다는 점이 금융주에 대한 하방압력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상반기(1~6월) 금융업 지수는 연초 432.96포인트에서 19.45%(84.21포인트) 감소한 348.75포인트까지 하락했다. 코스피 낙폭 대비 양호한 수준이다. 코스피는 같은 기간 2988.77포인트에서 21.95%(656.13포인트) 하락한 2332.64포인트까지 내려앉았다. 금융업 지수가 상대적으로 선방할 수 있었던 건 금융당국의 금리인상 기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2020년 5월 저금리 기조에 맞춰 기준금리를 0.5%까지 낮췄다가 지난해 8월부터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불과 2년 사이에 기준금리는 1.25%포인트 오른 1.75%까지 인상됐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도 지난달 15일(현지시간) 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했으며, 이달에도 0.5%포인트를 올릴 방침이다.
 
채권금리 상승세도 이어졌다. 연초 1.852%로 시작했던 국고채 3년물은 지난 6월말 3.553%로 장을 마쳤다. 상반기동안 1.701%포인트 오른 셈이다. 장기물로 분류되는 10년물은 금리가 한때 3.7%대를 넘어서기도 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금리인상 기조에 힘입어 4대 금융(KB금융·신한금융·하나금융·우리금융) 상반기 순이익은 9조원대를 기록하며 사상 최대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주는 대표적인 금리인상 수혜주로 꼽힌다. 또한 저성장 국면에서 물가상승은 통상 금융주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지난 5월 미국과 유럽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동월 대비 8%를 넘어섰으며, 우리나라도 같은 기간 5.4%로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국 통화정책의 긴축 선회에도 국내외 물가상승률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며 “금리인상 기조가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하반기 금융주 주가에 대한 증권가 전망은 밝지 않다. 문제는 인플레이션이 일정수준 이상 상승하면 금융주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점이다. 특히 경기침체 속에 물가만 상승하는 스태그플레이션은 금융주에 치명적이다.
 
우선 인플레이션이 원자재 가격까지 상승시킬 경우 은행 수익성 확보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 기업 이익창출력이 약화되고, 결국 차주의 신용위험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증권업도 인플레이션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업종이다. 코로나로 인해 유동성이 확대됐음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은 경기 주체들이 체감하는 실질적인 유동성을 위축시킬 수 있다. 유동성이 경색되면 금융기관 자금조달 비용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보험업은 은행과 증권보다 비교적 인플레이션에서 자유롭다. 다만 물가상승으로 인해 보험금 청구액과 사업비용 부담이 증가할 수 있고, 실손보험 또는 자동차보험 등 비례보상 상품 부담이 가중되는 ‘클레임 인플레이션’이 확대된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금리가 급등했지만 경기침체 우려가 확산되면서 글로벌 금융주가 약세를 시현 중”이라며 “단기간 금리상승에 따른 건전성 악화도 우려스러운 부분”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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