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대통령 환송에 '반만' 참석한 여당 지도부
  • 대통령 해외 순방 때마다 여당 지도부 환송 인사

윤석열 대통령(왼쪽 둘째)과 김건희 여사(맨 왼쪽)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27일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 환송 나온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오른쪽 셋째)와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7일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후 첫 번째 해외 순방을 직접 환송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함께 윤 대통령 환송에 나섰다.

윤 대통령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순방길에 올랐다.

오는 29~30일(현지 시간)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는 윤 대통령의 첫 해외 출장이다. 이에 당·정이 대대적으로 공항에 나가 배웅하는 자리가 만들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윤석열 대통령 환송에 '반만' 참석한 여당 지도부

전날 저녁까지도 여당 지도부의 참석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그러다 이날 오전 권 원내대표 측은 "대통령실 측에서 여당 지도부 공식 환송 행사를 만들지 않았다"며 "개인적인 자격으로 윤 대통령을 환송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 당이 배출한 대통령이 첫 정상회담을 하러 출국하는 길인 데다 마침 그 시간대에 제 일정이 비어 있어서 참석하기로 결정했다"며 "대통령실에서 공식적으로 저희에게 참석해 달라는 요청은 없었다. 제가 자진해서 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준석 당대표는 이날 환송 자리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전날 "현재로선 정해진 일정이 없다"며 구체적인 참석 여부에 말을 아꼈다.

또 권 원내대표의 참석이 확정된 이후에도 기존 일정을 변경하지 않았다.

이 대표는 일정을 공지하는 대신 윤 대통령이 출국하는 시간대에 다른 일정에 참석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출국한 서울공항 대신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실 측이 주최하는 '반지성 세대의 공성전' 세미나가 열리는 국회 의원회관으로 발걸음했다.

이 대표는 세미나 모두발언에서 "언론에 익명으로밖에 인터뷰를 할 수 없는 분들이 모두 다 공성전의 대상"이라고 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이 같은 상황이 용산 대통령실과 이 대표 사이의 불편한 기류와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을 내놨다.

이 대표에 대한 윤리위원회 징계 논란에 대해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인 장제원 의원이 공개적으로 이 대표를 비판하는 듯한 발언을 내놨고, 이 대표 역시 최근 당 내에서 친윤(친 윤석열)계 의원들과 직접 충돌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대통령실과도 미묘한 갈등을 빚었다. 양측은 지난 25일 회동 관련 언론 보도를 놓고 진실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이 대표와 윤 대통령이 회동을 했다는 언론 보도를 두고 양측의 입장은 엇갈렸다. 이를 두고 대통령실이 이 대표에 대해 '거리두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이 대표는 "대통령실과 여당은 상시적인 소통을 하고 있다"며 논란을 일축했다. 그는 전날 서울 용산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백범 김구 선생 제73주기 추모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상시적인 소통과 최근 당내 현안과는 전혀 무관한데 그것을 엮는 것은 정치적 의도가 과하다"고 강조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최재형 의원실 주최로 열린 '반지성 시대의 공성전' 세미나에서 축사를 통해 "보수와 진보 진영 모두가 기피하는 문제를 공론화해서 공성전을 벌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통령 해외 순방 때마다 與 지도부 환송 인사

대통령의 해외 순방 때마다 여당 지도부가 환송 행사를 하는 것은 대통령이 당수를 겸하던 과거 정부에서의 관례였다. 다만, 문재인·박근혜 전 대통령은 과거 권위주의 정부 시절의 잔재일 수 있다는 인식을 감안해 환송 행사를 하지 않았다.

두 전임 대통령은 모두 취임 후 첫 해외 순방에서 여당 지도부의 환송 인사만 받았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 2018년 3월 22일 고(故) 쩐 다이 꽝 당시 베트남 국가주석의 초청을 받아 첫 해외 순방에 나섰다. 같은 달 24일부터 27일까지는 모하메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왕세제의 초청으로 UAE를 공식 방문했다.

순방길에는 추미애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환송 인사에 나섰다. 추 대표와 함께 지도부였던 우원식 전 민주당 원내대표도 자리했다. 또 김부겸 전 행정자치부 장관과 마크 내퍼 주한미국대사 대리가 귀빈실에서 문 전 대통령을 기다리기도 했다.

다만 별도의 환송 행사는 없었다. 당시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참모들에게 '의례적인 출영 인사나 귀국 인사는 가급적 하지 말라'고 했다"며 "환송 인사 규모도 최소화하라고 주문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문 전 대통령은 대신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정의용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장하성 전 정책실장, 전병헌 전 정무수석 등과 간단히 티타임을 했다.

이보다 앞서 박 전 대통령도 당시 여당 지도부의 환송을 받았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3년 5월 5일 취임 후 처음으로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 순방길에 나섰다.

당시 여당 지도부였던 황우여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대표와 서병수 사무총장이 박 전 대통령을 환송했다. 이 자리에는 유정복 전 안전행정부(행정안전부 전신) 장관, 허태열 전 청와대 비서실장, 유민봉 전 국정기획수석, 이정현 전 정무수석, 김규현 전 외교부 1차관, 레슬리 바셋 전 주한미국 부대사 등이 참석했다.

박 전 대통령도 별도의 공식적인 출국 행사는 갖지 않았다. 당시 청와대 관계자들도 "미국 방문 준비는 매우 철저하게 했으나 출국 행사는 최대한 간소하고 조용하게 준비했다"고 밝혔다.

당시 참석자들은 박 전 대통령과 간단한 인사말을 주고받았다. 박 전 대통령은 참석자들과 악수를 한 뒤 기내로 들어가기 직전 트랩 위에서 손을 흔들기도 했다.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과 교황청 공식방문 등을 위해 이탈리아, 영국, 헝가리 순방길에 오르는 문재인 전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숙 여사가 지난해 10월 28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공군 1호기에 탑승하며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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