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준칙 리셋] 재정 건전성 강화한다면서 감세 외친 尹정부...국가 재정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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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라 기자
입력 2022-06-2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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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尹정부 "종부세·법인세 부담 완화하겠다"

  • 전문가 "재정건전성 강화-감세 정책 모순"

남산서울타워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의 모습.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정부가 방향을 틀었다. 그동안 정부에 쏠려 있던 경제 운용의 무게추를 민간과 기업, 시장 중심으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법인세와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등 각종 세금 인하, 규제 완화 등을 통해 기업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게 핵심이다.

문제는 재정건전성이다. 감세로 세수가 줄어들 경우 나라 곳간이 쪼그라들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새 정부 출범 전부터 재정건전성을 강조해온 것과는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어 감세 정책이 계속될 경우 세입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법인세율 낮아지면 정부 재정 타격 불가피
정부가 기업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법인세 최저세율 적용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대기업은 최고세율 인하로, 중소·중견기업은 최저세율 적용 범위 확대로 세 부담을 줄여주겠다는 취지다. 법인세 부담을 낮춰 국내 투자를 끌어올리겠다는 계산도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27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법인세 과세표준(과표) 가운데 최저세율인 10% 적용 구간을 현재보다 확대하는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현재 법인세 과표 구간은 △2억원(법인 소득) 이하 10% △2억원 초과∼200억원 이하 20% △200억원 초과∼3000억원 이하 22% △3000억원 초과 25% 등 4단계로 나뉘어 있다. 앞으로는 이익 규모가 2억원보다 큰 기업도 최저세율을 적용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개편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정부는 지난 13일 발표한 '새정부 경제정책방향'에서 법인세 최고세율을 25%에서 22%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법인세 최고세율이 조정되는 건 문재인 정부 출범 첫해인 2017년 이후 5년 만에 처음이다. 최고세율 인하는 2009년 이명박 정부(25→22%) 이후 13년 만이다.

문제는 법인세 최고세율을 낮추고 최저세율 적용 범위를 넓힐 경우 세수가 쪼그라들 수 있다는 점이다. 기재부는 법인세 최고세율을 현행 25%에서 22%로 3%포인트 낮출 경우 약 2조~4조원의 세수 감소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다만 이는 최고세율을 인하했을 때만 가정해 계산한 수치다. 다음 달 발표할 세법개정안에서 과표 구간 조정이 기존 발표보다 확대되면 실제 내수 영향은 이보다 더 커질 수 있다. 세법 개정안은 다음 달 20일 전후에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법인세율이 낮아지면 정부 재정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김승래 한림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 22일 열린 '법인세 과세 체계 개편 방안' 공청회에서 "성장 잠재력을 키운다는 측면에서 보면 법인세 감세는 바람직하다"면서도 "재정 건전성 측면에서는 법인세 감세만 하기보다는 부가가치세·소득세 등 소비세 증세나 탄소 가격제 강화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올해 전체 국세 수입(396조6000억원)의 26.6%(104조1000억원)로 추산되는 법인세 세율을 조정할 경우 국세 수입이 지금보다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 

일각에서는 법인세 최고세율이 극소수 대기업에만 적용돼 '대기업 감세'라는 지적도 나온다. 나라살림연구소 분석을 보면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로 혜택을 보는 기업은 2020년 법인세 신고 법인(83만8000개) 가운데 0.01%인 80여개에 그치는 것으로 집계됐다. 

정부는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중견기업의 세 부담도 함께 덜어주겠다는 방침이다. 고광효 기재부 세제실장은 경제정책방향 브리핑에서 "법인세율 인하는 하위 구간도 조정한다"며 "중소기업에도 (법인세 인하) 혜택이 돌아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종부세 개편으로 세수 3000억원 증발 예상
정부는 주거 안정 차원에서 종부세 부담도 완화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1세대 1주택자 재산세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을 60%에서 45%로 낮춘다. 종부세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을 100%에서 60%까지 하향 조정하고, 올해 한시적으로 1세대 1주택자에 대해 특별공제 3억원을 추가로 도입하기로 했다. 이렇게 될 경우 1세대 1주택자는 종부세 과세 기준선이 공시가 11억원에서 14억원으로 올라가는 효과가 생긴다. 

정부는 1세대 1주택자의 평균적 세 부담을 부동산 가격 급등 이전인 2020년 수준으로 되돌린다는 방침이다. 현행 제도를 유지한다고 가정했을 때 올해 1주택자 종부세 과세 인원은 21만4000명이다. 반면 개편안을 적용하면 과세 인원은 12만1000명 정도다. 종부세 과세 인원이 당초 계획보다 약 57% 수준까지 줄어들고, 동시에 2020년과 동일한 수준으로 복귀하는 셈이다.
 
정부는 평균적 세 부담도 2020년 수준으로 되돌린다는 계획이다. 당초 정부는 올해 4200억원의 종부세가 걷힐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종부세 개편으로 3000억원이 증발하면서 1200억원의 세수가 걷힐 것으로 관측된다. 대략 70%의 세수가 사라진다는 의미다. 2020년에 종부세로 거둬들인 것(1203억원)과 거의 같아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인플레이션 국면에서 감세...국가 재정 '흔들'
문제는 윤 정부의 경제 정책방향이 '감세'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재정건전성을 어떻게 강화할 수 있을지다. 윤 정부는 세금 부담을 낮춰주면 민간과 시장을 중심으로 활력이 되살아나 경제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전방위적인 감세 정책으로 오히려 세입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짙다. 

전문가들은 윤 정부의 재정건전성 강화 기조와 감세 정책이 서로 상충한다고 지적한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감세할 경우 기업들의 투자가 늘어나는지에 대한 증거가 없고, 오히려 이명박 정부 때 감세한 게 기업들의 현금 보유를 늘리는 데 도움이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단기적으로 보면 재정건전성 강화 기조와 감세 정책은 상충하고, 중장기적으로도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최근 들어 물가가 빠르게 치솟는 등 인플레이션 국면에 접어든 데다 저출산·고령화로 복지지출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국가 재정이 더욱 어려워질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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