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원숭이두창 바이러스에 우리나라 방역망도 뚫렸다. 코로나19 유행 감소로 인한 해외 출입국 정상화가 결국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유입 시기를 앞당긴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향후 대응 방안이 새 정부가 강조한 ‘과학방역’ 역량을 평가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원숭이두창이 코로나19처럼 대유행으로 확산되진 않겠지만, 새로운 증상발현 양상이나 잠복기 등을 고려할 때 ‘조용한 전파’가 지속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따라 지역사회 전파가 이뤄지기 전에 촘촘한 방역 대응안을 탄력적으로 운영해 골든타임을 지키는 게 중요한 과제로 보인다. 

원숭이두창은 코로나19와 달리 잠복기가 최대 3주로 길다. 무증상 단계에선 유전자증폭(PCR) 검사로 감염 여부를 판정하기도 어렵다.

이에 방역 당국은 영국, 스페인, 독일, 포르투갈, 프랑스 등 원숭이두창 발생 상위 5개국에 대해 입국 시 발열 기준을 37.5℃에서 37.3℃로 낮춰 감시를 강화하기로 했다. 또 유럽 등 27개국에 대해 다음 달 1일부터 연말까지 6개월간 검역관리지역으로 지정할 예정이다.

다만 검역 절차의 한계도 드러났다. 앞서 지난 20일 입국한 의사환자 외국인은 음성 판정을 받았으나 이 과정에서 우리나라 방역 체계의 허점이 들통난 것이다. 

이 외국인은 전날부터 인후통, 림프절 병증 등 전신 증상과 함께 수포성 피부병변 증상이 발생했으나 항공편으로 입국하며 작성한 건강상태질문서에 ‘증상 없음’으로 신고했다. 이후 기준 이상 발열이 없어 검역장을 빠져나왔고 다음 날에야 병원을 찾았다.

결국 개인의 신고에만 의존한 방역 대책에 대한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원숭이두창은 전파력이 낮고 치명률은 3~6%로 높은 편이지만, 국내 의료 체계가 잘 갖춰져 있기 때문에 1% 미만 정도로 보면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전 국민의 코로나19 감염력이 떨어지면서 가을께 재유행 예상까지 나오고 있어, 미리부터 촘촘한 방역 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백신과 치료제 확보도 시급하다. 만약 원숭이두창이 확산할 경우 대처가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3세대 백신 ‘진네오스’ 도입을 추진 중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일정은 나오지 않았다. 고령자나 면역저하자 등 고위험군 감염이 확산될 경우 중증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커 치료제 확보도 시급한 상황이다. 방역 당국은 약 500명분의 ‘테코비리마트’ 도입을 추진 중인데 7월 중순께 들여올 수 있다고 했다.

결국 현재로서는 뚜렷한 백신과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방역에 더욱 전력을 기울여야 하는 중요한 시기다. 이에 의료계를 중심으로 원숭이두창 의심환자 감시체계를 구축해 의료진이 방역 당국에 바로 신고할 수 있도록 하고, 방역 당국의 책임하에 환자 격리 및 역학조사가 바로 진행되는 촘촘하고 구체적인 방역체계를 발 빠르게 적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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