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박항서 감독과 베트남은 왜 항상 불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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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베트남)=김태언 특파원
입력 2022-06-21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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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친 생일 선물을 전달받고 기념 촬영하는 박항서 감독(왼쪽)과 베트남 응우옌 쑤언 푹 주석. [사진=연합뉴스]

얼마 전 박항서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만났다. 하노이 특파원으로 근무하면서 1년 반 만이다. 오랜만에 다시 만난 박 감독은 동남아시안게임 우승 직후 베트남 총서기장, 국가주석과의 면담, 그리고 각 지방정부 초청 등으로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고 전했다. 얼굴에는 피곤함이 묻어났지만, 특유의 호탕함과 격의 없는 인품이 역시 돋보이는 시간이었다.

화기애애한 대화가 오가던 중 일부 유튜버들의 악의적인 이야기가 도마 위에 올랐다. 내용인 즉슨, 박 감독이 내년 1월에 감독직 임기가 만료되면 말레이시아나 중국 국가대표팀으로 옮긴다느니, 나아가 베트남축구협회와 불화설로 후배 공오균 감독에게 일체 감독직을 맡기고 은거 중이라는 내용 들이었다. 물론 이는 모두 사실이 아닌 왜곡·과장된 콘텐츠다. 

사실 박항서 감독이 일부 언론의 짜맞추기식 보도와 악의적인 유튜버의 공격 대상이 된 것은 이번만이 아니다. 이미 박 감독이 ‘베트남 파파 박’으로 불리기 시작하면서부터 이들은 박 감독의 인기를 이용해 베트남과 박 감독의 불화설을 만들어가며 콘텐츠를 양산해냈다. 이에 따라 현지 사정을 잘 모르는 한국에서는 이를 마치 사실인 양 인식할 때도 있었다. 

이는 불과 수주 전 다른 한국특파원의 지적사항과도 일맥상통했다. 이 역시 일부 유튜버들이 한국과 베트남의 대결 구도를 만들어내 크게 문제가 있는 것처럼, 영상을 제작하고 이에 현지 베트남 주재원들이 본연의 업무에 피해를 받는다는 내용이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모든 콘텐츠 생산자가 갖춰야 할 최소한의 양심이다. 제 아무리 수많은 편견과 불신이 켜켜이 쌓여있지만, 세상과 사람에 대해 최소한의 미덕을 보여야 하지 않을까. 콘텐츠 대상에 대한 일말의 객관성과 인간다움은 갖춰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그것이 저널리즘을 포함한 모든 콘텐츠 생산자의 당면한 의무이자 스스로를 대하는 마지막 양심이기를 말이다.

이제 많은 인구가 각종 영상뿐 아니라 뉴스 소식까지도 유튜브를 통해서 얻는다. 이미 유튜브 세상이 된 지 오래다. 특히 영상은 뉴스자료 화면에 내래이션을 얹고 딥페이크 기술까지 첨가해 더욱 더 교묘한 거짓을 전하는 경우도 있다. 박 감독은 인터뷰 말미에 본인의 베트남에 대한 애정은 여전하다며 일부 악의적인 콘텐츠에 크게 개의치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너무나 사실을 호도하는 내용의 콘텐츠는 조금은 불편한 점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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