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펌 라운지]'심판 판정'부터 '홈리스'까지...사회 전반으로 확대되는 프로보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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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기자
입력 2022-06-2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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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익소송 패소비용 감면 법안 발의 등 법조계 공익 중시 바람

  • 로펌들, '전문지식인의 사회적 책임' 강조...프로보노 활동 솔선

법무법인 디라이트(대표변호사 조원희)가 지난달 4일 공익인권단체인 양육비해결총연합회와 법·제도 개선 지원 사업 협약을 체결했다. [사진=법무법인 디라이트]

공익소송 패소비용 감면을 제도화한 법안이 발의되는 등 법조계에 공익 중시 바람이 불고 있다. 로펌들도 이에 발맞춰 △스포츠 선수 권리 △홈리스 지원 △한 부모 가정 양육비 등 사회 전반의 공익 향상을 위한 활동에 나서고 있는 모양새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8일 공익소송 활성화를 위해 공익소송을 제기한 당사자가 패소했을 때 당사자가 부담해야 하는 소송비용 전부 또는 일부를 면제하는 민사소송법 개정안과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소송에 관한 법률(국가소송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법안은 소송비용은 패소한 당사자가 부담하는 원칙에서 예외사항을 신설했다. 인권, 국민 건강과 안전, 환경, 소비자 이익, 공정경쟁과 이에 준하는 공익 침해 행위에 관한 사건에서 소송 당사자 사정, 소송 성격과 경위 등을 고려할 때 패소자에게 소송비용을 부담시키는 것이 현저히 부당한 경우에 공익소송 패소 시 부담해야 하는 소송비용을 감면하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러한 국회의 움직임에 시민사회도 환영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참여연대와 민변·언론노조·진보네트워크센터·천주교인권위·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는 지난 14일 공동 논평을 내고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공익소송 패소비용 감면 제도화 법안 발의를 환영한다”며 “입법부가 법령을 순조롭게 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공익소송은 소송 상대방인 권력집단에 비해 입증자료 확증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아 패소 위험성이 높을 수밖에 없지만 사회구조적 문제를 지적하는 사회 변화의 시발점으로, 패소했을 때조차 공익에 기여하고 편익은 사회에 귀속된다”며 “법은 사회 변화를 요구하는 국민 목소리가 소송으로 표출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이러한 공익 중시 분위기에 로펌들도 솔선하고 있다. 공익소송 지원 등 전통적인 프로보노(사회적 약자를 위한 무료 법률 서비스)뿐 아니라 사회 전반적인 공익 활동에 발 벗고 나서는 모양새다.
 
김앤장 사회공헌위원회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원과 기부문화 확산 등 소외 계층에 대한 봉사를 수행하는 ‘사회봉사센터’와 공익소송, 공익법률 제·개정 지원, 후진국에 대한 법률 지원과 법 교육 등을 수행하는 ‘공익법률센터’ 등을 설치해 운영 중이다.
 
최근엔 국내 스포츠 선수의 국제적 권익 보호 등에도 힘쓰고 있다. 일례로 김앤장은 제24회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일어난 쇼트트랙 판정 문제와 관련해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 제소 지원에 적극 임했다. 김앤장 사회공헌위원회는 김앤장 국제중재팀과 함께 대한민국 선수단이 CAS 중재 제소 준비와 자문 모두에 전면 무보수로 임했다.
 
또한 김앤장은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에는 북한 김은향 선수에 대해 출전금지 효력정지 중재 가처분 결정을 받아내 남북 단일팀 출전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김앤장에서 사회공헌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목영준 위원장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마찬가지로 전문 지식인의 사회적 책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며 “법률가와 같은 전문 지식인들은 사회에서 받은 혜택의 일부를 기꺼이 사회로 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화우는 홈리스 등 사회에서 소외된 이들이 이웃과 소통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에 나서고 있다.
 
화우공익재단이 주최하고 법무법인 화우가 후원하는 ‘달팽이음악제’는 일반 뮤지션들과 홈리스가 함께 무대를 꾸려 지역주민과 소통하는 음악제다.
 
홈리스를 일방적인 지원 대상으로 보는 관점에서 벗어나 홈리스들 스스로 삶에 자긍심을 갖고 이웃과 밝고 건강하게 소통하는 마당을 열어보자는 취지에서 음악제를 기획했다고 재단 측은 설명했다.

법무법인 디라이트도 한 부모 가정의 양육비 미지급 문제 해결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공익인권단체를 위한 활동에 나서고 있다.
 
디라이트는 지난달 공익인권단체인 양육비해결총연합회와 유무형 지원 사업 협약을 맺었다. 디라이트는 6개월 동안 예산 3600만원을 지원하고 자문·협력사 등 외부 단체들과 연계 기회 제공은 물론 법률 제·개정을 위한 변호사 자문을 지원할 예정이다.
 
양육비해결총연합회 관계자는 “2018년 기준 한 부모 가정은 154만가구에 달한다. 그중 양육비를 정상적으로 지급받지 못하는 비율이 80%에 육박한다”며 “굉장히 절박하다. 국가기관을 통해 도움을 받으려 해도 쉽지 않다”며 디라이트에 감사를 표했다.
 
디라이트는 양육비해결총연합회와 한 부모 가정 양육비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법 제정부터 차근히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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