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두창 비상사태 오나?···국내 기업도 백신·치료제 등 대응 마련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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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정 기자
입력 2022-06-16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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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문가 "대비 필요하지만 전파력 높지 않아, 일부 집단에 활용될 것"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에 해외 입국자들이 검역을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승객들 앞에 원숭이두창 관련 안내문이 세워져 있다. [사진=연합뉴스]

 

세계보건기구(WHO)가 원숭이두창 감염 사례가 전 세계에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경고하며, 당국과 시민 단체의 긴급 조치를 촉구했다. 이처럼 글로벌 확산세가 심상치 않은 상황에서 코로나19와 동일한 제2급 감염병으로 분류된 원숭이두창의 국내 유입 역시 시간문제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HK이노엔, 현대바이오, 미코바이오메드 등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백신과 치료제는 물론 진단키트가 긴급 상황에서 사용될 수 있도록 대비책 마련에 분주하다.

16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HK이노엔은 원숭이두창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천연두 백신을 생산하는 국내 유일 기업이다.

HK이노엔이 2009년 개발한 천연두 백신은 2세대 백신으로 생물 테러 등 공중보건위기 대응을 목적으로 국내에서 승인됐고, 해당 천연두 백신을 원숭이 두창 예방 적응증으로 확대할 수 있는지 여부 등을 검토하고 있다.

HK이노엔 관계자는 “질병관리청,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임상 진행 관련해 계속해서 협의 중”이라면서 “일단 균주 확보가 중요한 상황이라 관련 업체들을 타진하고 있고, 최대한 신속하게 임상 설계를 실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바이오는 코로나19 치료를 위해 먹는 항바이러스제로 개발한 ‘CP-COV03’를 원숭이 두창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도록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패스트트랙을 신청하기로 했다.

현대바이오에 따르면 미국 현지의 바이오 분야 전문 로펌을 통해 CP-COV03가 ‘동물실험갈음규정’ 적용으로 패스트 트랙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동물실험갈음규정은 미국 등 주요국이 천연두나 원두처럼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이 불가능하거나 비윤리적일 경우 동물실험 결과만으로 치료제로 승인하는 제도다.

회사 관계자는 “CP-COV03의 코로나19 임상2상의 신속한 진행을 위해 임상수행병원을 확대하는 등 임상진행 속도 제고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미코바이오메드는 원숭이두창을 검출할 수 있는 실시간 유전자 검사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만약 국내 감염 의심자가 발생하면 진단 기기를 발 빠르게 제공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원숭이두창 관련 백신과 치료제 상용화에는 의미가 있지만 활용도가 높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 백신 접종에 대한 거부감도 있기 때문이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원숭이두창의 공기 감염 가능성은 아직 확실하지 않기 때문에 결국 소규모 특정 집단에 대한 감염과 관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지난 코로나19 때처럼 치료제 승인이나 도입이 지연되는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식약처에서 기업들이 빠르게 개발과 승인에 착수할 수 있도록 협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부작용 우려 등이 있기 때문에 백신에 대한 강제성은 없어야 하고, 승인된 치료제에 대해서는 필요할 때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원숭이두창의 국내 유입 가능성이 커지자 방역 당국은 유일하게 원숭이두창 치료제로 허가받은 ‘테코비리마트’ 약 500명분을 다음 달 중 도입할 계획이다. 테코비리마트는 미국 제약사 시가테크놀로지가 개발한 두창 치료용 항바이러스제로, 앞서 2018년 FDA의 사용 승인을 받은 경구용 치료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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