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이버 노조 "전 계열사 아우르는 '직장 내 괴롭힘' 전담기구 마련해야" 주장

오세윤 민주노총 화섬노조 네이버지회장이 8일 열린 '네이버 5개 계열사 공동 조정신청' 관련 기자회견 자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최은정 기자]

네이버 노동조합이 네이버 계열사 직원들의 임금인상과 근무환경 개선 등을 위해 중앙노동위원회에 관련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했다. 중앙노동위는 절차에 따라 이르면 이달 안에 조정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8일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네이버지회는 경기도 분당 네이버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네이버의 손자회사 5곳과 임금·단체교섭 관련 중앙노동위에 공동 조정신청을 한다고 밝혔다.

중앙노동위에 조정신청을 한 업체는 △인프라 운영·보안 '엔아이티서비스(NIT)' △개발 및 품질보증(QA) '엔테크서비스(NTS)' △콘텐츠 제작 '그린웹서비스' △고객상담(CS) '인컴즈' △고객상담(CS) '컴파트너스' 등 총 5개다. 네이버가 서비스 운영·관리 등 업무를 이관하기 위해 설립한 네이버아이앤에스(I&S)의 계열사들이다. 네이버는 네이버I&S의 지분 100%를, 네이버I&S는 해당 5개 업체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사진=네이버 노조]

네이버 노조에 따르면, 해당 업체들은 네이버와 네이버 종속법인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와 용역 업무로만 수익을 올린다. 이에 직원 대상 상여금(인센티브) 지급도 모두 연초 계약한 용역비 안에서 충당하고 있다.

해당 업체들은 작년부터 업체별 최대 7개월간 10~16회까지 각 사측과 교섭을 진행했지만, 이견 차이로 결국 협상은 결렬됐다. 이에 네이버 노조는 모회사(네이버)에 최초 제시한 안 대비 기준을 낮춘 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게 노조의 설명이다.

노조는 보도자료를 통해 "5개 법인의 사용자는 임금·단체협약의 주요 쟁점사항에 대해 노사 간 교섭으로 결정할 수 없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면서 "각 노사 간 신의성실한 교섭 과정에 더해 지배기업(네이버)의 해결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네이버I&S 계열사들 없이는 네이버가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오세윤 민주노총 화섬노조 네이버지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장에서 "해당 5개 업체는 네이버의 서비스들을 안정적으로 운영함으로써 네이버의 성과에 기여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성과는 전혀 공유되지 않고 있다"면서 "네이버의 괄목한 성장에 함께한 계열사의 노동자들도 그에 응당한 대가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본사 연봉인상률만큼" 요구에…사측 5~7% 인상안 제시

노조는 네이버가 올해 전 직원 연봉 재원을 10% 인상한 점을 내세워 △연봉인상률 10% △매월 15만원 상당의 복지포인트 지급 등을 요구했다. 하지만 각 5개 사는 인상률 5.7~7.5% 안을 제시한 상태다.
 

한미나 화섬노조 네이버지회 사무장이 8일 기자회견 자리에서 발표하는 모습 [사진=최은정 기자]

노조가 조사한 결과, 5개 법인의 신입 초임은 엔아이티서비스·엔테크서비스는 네이버의 60% 수준, 그린웹·인컴즈·컴파트너스는 55% 수준이었다. 평균 연봉은 3000만원대에 불과하다. 잡코리아, 사람인 등 주요 취업정보 사이트에 제시된 평균 연봉과 비교하면 이들 계열사의 연봉은 네이버의 절반에서 3분의1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한미나 화섬노조 네이버지회 사무장은 기자회견 이후 아주경제와 인터뷰 자리에서 "고객과 가장 가까운 접점에서 일하거나, 서비스 운영의 가장 최전선에서 일하는 노동자 대상 처우가 열악하다는 게 문제"라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 (노조가) 나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담당 업무에 따라 연봉 차등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오 지회장은 "연봉에 차등을 두는 것 자체를 반대하는 건 아니다. 인상률을 같이하자는 거다"라며 "장기적으로 보면, (네이버 본사가) 인센티브 재원도 배분해야 한다고 본다. (이를 마련하기 위해) 유상증자하는 형태도 있을 수 있다"고 부연했다.
 

8일 경기도 분당 네이버 본사 앞에서 열린 '네이버 5개 계열사 공동 조정신청' 기자회견 현장 [사진=최은정 기자]

◆"계열사 아우르는 '직장 내 괴롭힘' 전담기구…본사에 마련돼야"

네이버 노조는 5개 계열사에 △직장 내 괴롭힘 전담기구 설치 △조직문화 진단 및 리더십 교육 등의 조직문화 개선 등을 포함한 사항도 요구했다. 지난해 고용노동부 특별근로감독 결과를 반영한 것이다. 사측은 인력 채용 등의 비용 문제를 이유로 이를 거부했다.

노조는 네이버 본사에 직장 내 괴롭힘 전담기구가 별도로 설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사팀과는 분리된 공정한 사건 조사를 위해서다.

오 지회장은 아주경제와 인터뷰를 통해 "어느 계열사에서 직장 내 괴롭힘이 발생하건 이는 결국 네이버 본사에서도 문제가 될 것"이라며 "네이버는 전 계열사를 관리해야 할 책임이 있다. 그런데 네이버에선 계열사들은 자체적으로 해결하라고만 한다"고 지적했다.

네이버 측은 계열사들의 직장 내 괴롭힘 사건과 관련 "(계열사들은) 개별 법인이라 본사가 관여할 수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노조에 따르면, 현재 네이버의 계열사 대다수는 직장 내 괴롭힘 관련 조사를 외부 법무법인에 맡기고 있다. 그러나 법무법인은 본사에 특정 징계 수준을 권고할 뿐이다. 실제 문제 직원이 받을 징계는 본사에서 결정한다. 법무법인이 권고한 징계 수준과 실제 네이버가 내린 징계 수준이 달라도 본사의 결정에 따르게 된다.

한편, 네이버 노조는 노사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해 중앙노동위가 조정 절차를 멈추더라도 파업 등 노동쟁의를 즉각 시행하진 않겠다는 입장이다. 오 지회장은 "사측과 최대한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며 "그럼에도 사측이 더 이상 협상의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그때 쟁의 활동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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