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신사업 열전] 친환경·디지털전환...신사업 열풍 부는 건설업계,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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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2-06-0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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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빠르고 통 크게' 신사업 추진...IPO·외부 리스크 대응 목적

  • 'ESG·디지털 전환'에 초점...이젠 건설업계에도 '필수 조건'

  • '경기 민감 산업' 한계 극복하고 '밸류에이션' 재고할 수도

건설 현장 모습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최근 건설업계는 전방위적으로 사업 방향을 확대하고 있다. 본업인 건설이나 유관 분야를 넘어 친환경·에너지 사업으로 활발하게 진출 중이다. 이는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19 사태로 사회·경제 환경이 급격하게 변한 데다 중대재해처벌법, 원자재 가격 급등과 공급난, 주택 경기 하락 등 악재 우려도 큰 탓이다. 기존의 사업 만으론 외부 변수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건설업계는 기존의 건설 분야 역량과 미래 성장 동력을 융합할 수 있는 영역 탐색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빠르고 통 크게'...건설업계의 신사업 진출 열풍 

최근 신사업 전환 활동으로 큰 주목을 받았던 기업은 SK에코플랜트와 현대엔지니어링 등을 들 수 있다. 이들 회사는 기업공개(IPO)를 준비하며 '대대적인 전환'을 선언한 바 있다. 

내년 하반기 상장을 목표로 준비 절차가 한창인 SK에코플랜트는 아시아 1위의 글로벌 환경기업 도약을 목표로 탈바꿈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 2020년부터 환경·신재생에너지 사업 진출을 본격화하고 공격적인 M&A(인수·합병) 전략을 구사하며 실적을 가시화하고 있다. 
 
환경처리시설(구 EMC홀딩스)을 비롯한 대형 환경 처리업체를 비롯해 올해 초 글로벌 전자 폐기물 기업인 테스까지 인수하면서 환경 사업자로서의 초석을 다졌다. 장기적으로는 폐기물 전 과정을 자원·사업화하는 순환경제 플레이어로 자리 잡겠다는 목표도 세운 상태다. 

SK에코플랜트의 이러한 행보는 대형 건설사 중 가장 빠르고 적극적이라는 평가뿐 아니라 친환경 전문 기업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대폭 개편하면서 다른 기업들과의 차별점도 얻었다. 

이보다 앞서 IPO를 추진했던 현대엔지니어링 역시 환경∙신재생에너지 기업 전환을 놓고 구체적인 목표를 내놓은 바 있다. △폐플라스틱 자원화 △암모니아 수소화 △초소형원자로 △전력 생산 △이산화탄소(CO₂) 자원화 △폐기물 소각 및 매립 사업 등 6가지 주요 사업을 제시하고 오는 2025년 이들 신사업의 매출 비중 목표를 10%로 전망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주요 건설사들 역시 적극적인 투자를 앞세워 빠르게 환경처리 사업과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진출하고 있다. GS건설은 자회사 GS이니마를 통해 해수 담수화, 폐수 정화 등의 수처리 산업에 확실히 자리 잡았고, 현대건설은 자회사 현대스틸산업을 통한 해상풍력 사업과 소형원자로(SMR) 개발 사업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3월 '새로운 장, 달라지는 건설사'라는 분석 보고서를 작성한 배세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건설사들의 신사업은 대표적으로 환경처리 사업과 신재생에너지가 있다"면서 "건설사들의 막대한 현금성 자산과 높은 현금 창출능력을 고려했을 때 건설사들의 적극적인 신사업 투자는 향후 더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주요 건설사별 신사업 진출 현황 [자료=하이투자증권]

◆'ESG·디지털 전환' 초점...이젠 건설업계에도 '필수 조건'

건설업계의 신사업 열풍은 어제오늘 일만은 아니다. 과거에도 건설업계는 끊임없이 신사업을 발굴해왔다. 과거 토목 사업에서 주택 사업으로 매출 비중을 옮겼으며, 지금은 익숙한 각 건설사의 주택 브랜드도 역시 신사업의 일환으로 개발된 것이다. 한동안은 해외 플랜트와 대규모 토목 사업 수주에 눈을 돌리기도 했다. 

최근 열풍과의 차이점은 건설업계가 유관 업종 안에서 신사업을 발굴하는 것을 넘어서 바깥으로도 눈을 돌렸다는 점이다. 환경과 신재생에너지 산업에 건설 역량을 접목하는 한편, 디지털 신기술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며 기존의 역량을 극대화하고 있다. 

이는 4차 산업 혁명과 코로나19 사태로 사회·경제적 환경이 급변하면서 건설업계의 생존과도 직결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삼정KPMG 경제연구원은 산업보고서를 통해 건설산업의 디지털 전환(DT)이 선택 조건에서 필수 조건으로 변화했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보고서는 "건설산업의 디지털 전환 효과는 단순히 생산성 향상에만 머물지 않는다"면서 "국내 건설산업에서 필요한 고부가가치 사업으로의 전환에도 필요한 요소가 될 수 있으며, 최근 세계적으로 강조되며 기업의 존폐 위기까지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여러 리스크도 감소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업계가 디지털 전환을 통해 생산성 향상과 고부가가치 증대를 통한 재무적 성과뿐 아니라 산업재해 리스크 감소와 친환경 대응 등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성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배 연구원 역시 신사업 전환이 최근 건설계에 높아진 ESG 압력을 해소함과 동시에 건설업의 불확실성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배 연구원은 "건설사들이 환경처리 사업과 신재생에너지에 집중하는 것은 환경 파괴의 대표적인 업종에서 탈피하고자 하는 ESG의 측면도 있다"면서도 "더욱 중요한 것은 수주 산업의 불확실성을 줄여주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환경처리 사업의 경우 대표적인 인허가 산업이기에 실적 변동성이 적고 안정적인 이익을 창출한다는 점에서 수주 산업의 불확실성을 항상 갖고 있는 건설 업종의 '디벨류에이션' 요인을 가장 크게 줄여준다고 부연했다. 
 

건설산업의 디지털전환 기대 조건 변화 [자료=삼정KPMG 경제연구원]

◆'경기 민감 산업' 한계 극복...'밸류에이션 재고' 청신호 

이와 같은 측면에서 최근 건설업계의 신사업 열풍은 결국 기업의 수익성으로 귀결한다. 건설업이 경기 민감 산업이라는 한계가 주택과 토목 시공에 집중된 사업 영역을 다각화하게 하는 원동력이라는 것이다. 경기가 호황을 맞고 주택·부동산 시장이 활황을 보일 때는 신규 수주 성과도 수익성이 좋지만, 시장 침체 상황에선 크게 악화하기 때문이다. 거기다 최근 국제적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세)과 건자재 가격 상승 등의 요인은 건설업의 수익률을 악화시킬 복병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에 대해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업은 경기를 타는 산업이기에, 이 부분을 극복하려는 시도가 바로 사업 다각화"라면서 "장기적인 기업의 영속을 목적으로 다양한 사업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위원은 "향후 SK에코플랜트와 현대엔지니어링의 주식 상장 여부는 결국 신사업의 성공 여부에 따라 평가가 결정된다"면서 이들 IPO 시도에 자연스럽게 업계의 시선이 쏠린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들 회사가 상장에 성공한다는 것은 건설업계의 신사업 전환 노력이 시장과 투자자들에게 인정받는 의미가 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배 연구원은 신사업 전환 열풍이 장기적으로 국내 건설업계에 긍정적인 결과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기존에 건설사들이 국내 수주 실적을 보충하기 위해 해외 수주를 늘렸다면 장기적으론 신사업이 이를 일정 부분 대체하는 역할로 자리 잡을 것"이라면서 "매출 다각화를 통해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한다는 점에서 대형 건설사들의 밸류에이션이 상승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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