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렬의 제왕학] 2025년 한반도 통일, 한국이 세계 중심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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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렬 논설고문
입력 2022-06-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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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여년전 오늘의 한국의 위상을 예언한 증산 강일순

  • 순창의 영산 회문산의 국운(國運) 공사

[박종렬 논설고문]

만국활계 남조선(萬國活計 南朝鮮)

청풍명월 금산사(淸風明月 金山寺)

문명개화 삼천국(文明開化 三千國)

도술운통 구만리(道術運通 九萬里)


유사 이래 역사상 한민족이 세계를 마주하고 지구적 차원에서 인류 미래를 논한 적이 있었던가. 100여 년 전 구한말(舊韓末) 서세동점 시대에 민생이 도탄에 빠져 국망(國亡)이라는 절체절명의 위기 당시 조선 민중들 사이에선 ‘만국활계남조선(萬國活計南朝鮮)’이라는 도참(圖讖)이 은밀히 떠돌았다. ‘세계 모든 나라를 살릴 계책이 바로 남조선(한국)에 있다’는 뜻이다. ‘남조선’이란 개념도 없던 시절에 화두(話頭) 같은 이 말은 증산도 창시자 증산(甑山) 강일순(姜一淳·1871~1909)이 김제 금산사(金山寺)에 들렀을 때 행한 구송(口誦)이다. 조선 강탈을 노린 일제의 침략전쟁인 러일전쟁 무렵 망국의 처지에 놓인 조선 민중에게 선지자적인 ‘만국활계 남조선’은 사뭇 허황하게 들렸을 것이다. 하지만 1세기가 지난 지금, 한 줄기 광망(光芒) 같았던 이 예언이 자못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2022년 대한민국 위상은 어떠한가. 1945년 2차 세계대전 직후 일제 식민지에서 해방되었으나 곧이어 벌어진 한국전쟁으로 최빈국의 나락으로 떨어졌던 대한민국은 70여 년, 날짜로는 2만5000여 날 만에 놀라운 기적이 일어났다. 세계 5대 공업국이자 6대 군사 강대국으로 도약했고 반도체, 자동차, 선박, 배터리, 휴대전화기 등을 발판으로 세계 10대 경제 대국으로 부상했다. 세계 200여 국가 가운데, 지난 세기 식민지국에서 선진국으로 도약한 유일한 나라가 바로 대한민국이다. 최근 영화, 예술, 음식, 예능, 스포츠 등 다양한 문화 분야에서 선도적 역할을 주도하는 이른바 ‘K-컬처 증후군’이 세계를 흔들고 있다. 최근 BTS의 백악관 방문과 텍사스주의 한글 공용어 채택,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관행을 깬 일본보다 앞선 한국 방문, 21세기 석유라는 ‘반도체 혁명’ 주도자인 이재용의 삼성전자 방문, 미국에 통 큰 투자를 한 현대차 정의선 회장 단독 면담 등 파천황의 사건들로 ‘만국활계 남조선’이 시현되고 있는 셈이다.

21세기 세계 문명을 주도할 대한민국 위상을 100여 년 전 남다른 예지력(豫知力)으로 통찰한 증산 강일순은 누구인가. 그는 몰락한 양반 후예로 동학 봉기의 땅 전북 고부에서 1871년 9월 19일 아버지 흥주(興周)와 어머니 권씨(權氏)의 2남 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지금의 전북 정읍시 덕천면 신월리 신송마을이다. 척박한 농가의 아들로 학문에 소질이 있었으나 가난으로 중단하고 14~15세 때에는 남의 집 살이와 나무꾼 생활을 했고 21세에 결혼한 후에는 처가에서 훈장 노릇도 하였다. 변변한 교육도 받지 않고 머슴살이를 전전했던 그가 어떻게 당시 열강들이 각축하던 세계 질서를 내다보고 희망적인 미래와 인류 구원 계책(計策)을 발상했을까. 증산은 우리 전통사상계에서 선천시대의 주역(周易) 시대 종식을 선언하고, 새로운 후천시대를 여는 <정역(正易)>을 저술한 일부(一夫) 김항(金恒·1826~1898)과 함께 근세의 2대 이인(異人)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민족문화대백과사전>(정신문화연구원)과 대순진리회(大巡眞理會) 경전 <전경(典經)>은 그의 행적을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증산은 동학 봉기 당시 추종자들에게 ‘이 혁명은 실패할 것이니 집으로 돌아가라'고 권유했다. 동학군이 왜군에게 패멸하며 만경들에 가득한 민중의 참상을 보면서 광구천하(匡救天下·세상을 바로잡아 구제함)의 뜻을 세운 것은 25세 때였다. 28세 때 구세(救世) 방책의 길을 찾아 유불선(儒佛仙)과 음양참위(陰陽讖緯) 관계 서적을 통독하고, 조선 8도 주유에 나섰다. 연산(連山)에서 <정역>을 저술한 김일부를 만나 <정역>에 대해 알게 된다.”


증산은 25세 때인 동학 봉기 때부터 청일전쟁을 거쳐 일제의 강제합방 한 해 전인 1909년에 39세 나이로 타계할 때까지 전북 모악산 주변을 무대로 활약했다. 위천하자(爲天下者)는 불고가사(不顧家事)라, 사사로운 모든 것을 벗어던진 증산은 인류 구원의 메시아적 소명이 자신에게 와 있음을 인식하고 구도(求道)의 길에 들어선다. <전경>에 따르면 증산은 1901년 31세 때 모악산 대원사(大院寺)에서 49일 금식(禁食) 수도를 하던 중 7월에 성도(成道)했으며, 이듬해인 1902년부터 1909년 죽을 때까지 7년간 포교 활동을 펼쳤다. 동학 봉기 발생 지역으로 모악산과 만경 평야를 중심으로 전주, 태인, 정읍, 고부, 부안, 순창, 함열 등지였다. 상제(上帝)를 자처한 증산은 추종자들에게 ‘공자와 석가 등 성인들이 모두 제 역할을 못해 스스로 나섰다’며 병든 우주질서의 틀을 바꾸고 판을 새로 짜는 이른바 ‘천지공사(天地公事)’로 개벽(開闢) 시대를 선포했다. 기존 전통 종교나 사유 체계로 인간과 세계를 구원하기에는 더 이상 불가능하므로 전통 종교의 진액을 뽑은 종교적 이상세계를 구현하고 새 세상의 질서를 확립해야 한다는 일련의 종교 행위 및 현실화 작업이 천지공사다.

국제 정세나 지구촌의 정보 접촉이 힘든 변방(邊方)인 정읍 주변에서 그는 일제가 합병도 하기 전에 조선의 식민지화를 예견하고 ‘원폭 투하와 일본 패망’까지 예언했다. 전쟁을 없앤 ‘병란(兵亂)을 병란(病亂)으로 막는다’는 말로, 지구적 과제로 떠오른 코로나 팬데믹 상황까지 내다보고 구세방략(救世方略)을 전수하기도 했다. 1907년 그는 의병 모의 혐의로 추종자 20여 명과 함께 전북 고부 경무청에 체포되었다. 증거 불충분으로 추종자들은 15일 만에, 증산은 40여 일 만에 석방되었지만 고문 후유증에 시달렸다. 2년 후인 1909년 증산은 추종자들에게 죽음을 예고했고, 세상에 있는 모든 병을 대속(代贖)한다며 질병 치료에 영험하다는 의통(醫統)을 남기고 39세 나이에 타계했다.


증산의 회문산 국운공사, ‘2025년 한반도 남북통일, 세계일등국으로 등장


국운과 관련이 깊은 회문산은 전라북도 순창군 구림면 금창리에 있는 산으로, 정읍과 순창군, 임실군을 품에 안고 있다. 회문봉(837m)을 주봉으로 천마봉, 깃대봉, 돌곳봉과 시루바위가 있다. 크고 작은 봉우리와 골짜기로 첩첩산중을 이루고 있는 데다 서쪽을 제외한 삼면이 강으로 둘러싸여 예부터 천혜의 요새로 알려져 왔다. 회문산(回文山)의 본래 이름은 돌아 나오는 문, 즉 ‘회문(回門)’으로 산의 입구와 출구가 하나여서 ‘다시 돌아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지리 탓에 한국전쟁  당시 빨치산 ‘전북도당 유격대 사령부’가 자리 잡았던 곳으로, 소설 <남부군>의 주요 무대다. 남부군 총사령부가 있었던 동남쪽 기슭에는 무학대사가 이성계 창업을 위해 1만일 동안 불공을 드려 회문산의 응답을 얻었다는 만일사(萬日寺)와 무학대사가 수려한 자태에 취했다는 무학바위가 있다. 18세기 초 지어진 풍수 가사 <회문산가>에 회문산 24혈(穴)이 기록돼 있다. 그중 국운과 관련해 증산이 으뜸으로 꼽아 유명해진 ‘다섯 신선이 바둑판에 둘러앉아 바둑을 두는 형국인 오선위기혈(五仙圍碁穴)이 명당 중 명당으로 알려져 있다. 증산은 국가 운세와 관련해 한반도 분단과 6자 회담 등을 예시하는 등 회문산 ‘오선위기혈’에 주목했다.(<도전>에서 회문산은 22번, 오선위기는 19번 언급)
 

 

 

 

“내가 이제 천지의 판을 짜러 회문산에 들어가노라. 현하 대세를 오선위기의 기령(氣靈)으로 돌리나니 두 신선은 판을 대하고 두 신선은 각기 훈수하고, 한 신선은 주인이라.”

바둑판 주인인 한 신선은 앞으로 인류문명의 주역이 되는 우리나라로, 수수방관(袖手傍觀)할 뿐이요, 미·중·러·일 4대 강국을 바둑을 두는 두 신선과 훈수를 두는 두 신선으로 비유했다. 특히 오선위기혈의 천지공사를 통해 흑백으로 대결하는 바둑(남북 분단)이 끝나면 바둑판과 바둑돌은 주인 차지가 되는 것과 같이 조선은 남북통일되고 ‘천하의 중심국’이 된다는 세계 정치 신질서의 큰 기틀을 짠 것이다. 한국·북한·4대 강국이 참가한 6자 회담으로 지상에서 마지막 대결의 장이 펼쳐져 동북아 새 역사 질서를 재편한다는 주장이다.

 

 

중국이 15개국(아세안 10개국+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이 참여하는 최대 자유무역협정인 역내경제동반자협정(RCEP) 주도에 이어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 경제동반자협정(CPTPP) 참여 의사를 밝힌 데 대한 미국의 대항 전략으로 미국 주도의 12개국 경제협력체인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가 지난 5월 24일 출범했다. 미국은 당초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앞장서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 때 탈퇴하고, 다시 일본이 중심이 된 CPTPP로 바뀌었다. IPEF는 중국이 RCEP를 통해 주도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질서를 바꿀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자유 진영 국가들이 공정한 무역질서와 안정적 공급망 확보를 위한 새로운 협력 구도로 경제협력과 통상질서의 새로운 틀을 구축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일 방문을 통한 한·미·일 3각 공조와 지난달 24일 일본에서 열린 쿼드(미국·일본·인도·호주) 정상회담, 여기에 IPEF 출범으로 중국 포위망을 완성함으로써 압박 기조를 배가할 수 있게 됐다. 미·중 패권경쟁이 RCEP와 IPEF 대결로 격화하면서 한국을 자기 쪽 ‘린치핀(핵심 축)’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사활적 경쟁을 벌이고 있다. 증산이 천지공사로 짜놓은 천지도수에 따라 천하(天下)가 돌아가는 형국으로 추종자들은 국운(國運)을 돌린 천지공사가 집행된 회문산을 신성시하고 있다. 2025년 한반도가 남북통일을 이루고, 장차 증산의 예언대로 ‘문명개화 삼천국’ 중심 축이 되어 한국이 지구촌을 선도하는 세계일등국으로 세계 문명을 주도한다는 국운이 결코 허황하게만 들리지 않는다. 풍수도참을 맹신해서도 안 되지만 무시하면 횡액(橫厄)이 따른다는 고언(古諺)을 새겨들을 일이다.


회문산 명당 24혈(穴), 남과 북에서 2인자 배출한 인물의 보고(寶庫)


물과 산, 대지의 기운이 맑은 순창 회문산은 예부터 명당자리가 많은 영산으로 곳곳에서 수많은 무덤을 볼 수 있다. 인걸(人傑)은 지령(地靈)이라 했던가, 조선 후기 호남의 3대 천재로 유명한 실학자 여암 신경준(旅庵 申景濬·1712∼1781) 선생은 문자학(文字學)·성운학(聲韻學)·지리학(地理學)에 큰 업적을 남겼다. 독립투사 무료변론 등 ‘민족 변호사’로 독립운동에 헌신한 초대 대법원장 가인 김병로 선생과 풍수에 일가견을 가진 조부가 조성한 명당 음덕으로 여야를 넘나들며 킹메이커역을 한 가인 손자 김종인 박사가 있다. 가인을 기리는 ‘대법원 가인 연수관’은 순창 명소로 자리 잡고 있다.

노무현 정권의 2인자로 남북 협력의 상징인 개성공단을 기획해 성공시키고 여당 대통령 후보로 나섰다 후흑(厚黑)의 달인에게 밀려 석패한 뒤 민족통일을 위한 대기대용(大機大用)의 묘용(妙用)을 꿈꾸는 미완의 대기(大器)라는 정동영 전 통일원 장관, 조선 실학자 이재 황윤석(頤齋 黃胤錫·1729~1791) 선생 후손으로 한때 북한 2인자로 입신했던 황병서 총정치국장 선조 묘도 회문산 명당이라는 주장이다.(유기상 전 전북도청 기획관리실장·현 고창군수) 또 독일 베를린대에서 정치학 학사와 석사·박사 학위를 받은 뒤 귀국해 통일연구원 재직 중 김일성 사망 1년 전 그의 죽음을 예측해 화제가 된 황병덕 박사도 같은 집안이다. 가학(家學)을 바탕으로 주역 풍수 등 동양학에 천착해 ‘사주 고수’로 알려진 황 박사는 2003년 화제가 된 예언서 <송하비결(松下秘訣)> 역해자(譯解者)로 최근 '만물의 길흉화복·부귀빈천 도(道)와 혈(穴)에 의해 결정된다'는 <노자 도덕경-삶의 방향을 밝히는 천문지리서>를 펴냈다. 정치학자로서 남북 관계, 동북아 정세, 미·중 패권 경쟁 등도 연구하면서 천문지리로 세상 변화와 미래 예측 전문가며, 추종자들은 상통천문(上通天文) 하달지리(下達地理)한 국사(國師)로 대접하고 있다.

황숙주 순창군수도 주목할 만한 인물이다. 행정고시를 거쳐 감사원에서 특별감사국장 등을 거친 그는 ‘포청천’으로 불릴 정도로 파사현정(破邪顯正)하는 올곧은 감사관으로 이름을 날렸다. 은퇴 이후 3번 연임으로 12년 재임 중 회문산주(回文山主)로서 발효테마파크, 밤재터널, 강천산 길 확장·포장, 채계산 출렁다리, 쉴랜드, 용궐산 하늘길 등 기반시설과 관광 콘텐츠를 개발해 순창을 크게 변화시켰다. 특히 대과(大過) 없이 임기를 마치고 행정 책임에서 벗어난 그는 개혁의 꿈을 안고 혁명에 투신했으나 부하의 밀고로 체포된 전봉준의 한이 서려 있는 쌍치면에 훈몽재(訓蒙齋)라는 사숙(私塾)을 열어 통일에 대비한 후학 양성을 계획하고 있다고 전한다. 황 군수는 공직생활과 지방자치단체장으로서 <중용(中庸)>의 '군자지도(君子之道)', 즉 군자가 두려워해야 할 '천명(天命)' '대인(大人)' '성인지언(聖人之言)' 구절을 마음에 새기고 공직생활을 해왔다고 한다. 황 군수의 열정적인 업무 추진으로 물과 산, 대지의 기운이 맑은 순창은 영험한 기운으로 치유와 힐링 최적지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얼룩진 세상이 아닌 맑고(淳) 깨끗하게 창성(昌成)할 수 있는 정기가 넘쳐 흘러 장수자가 많다는 순창(淳昌) 지명대로 세계 최고 장수학자 박상철 전 서울대 교수가 주도하는 ‘서울대학교 노화 고령사회연구소 순창센터’가 운영 중이다. 독일 뮌스터대에서 독문학 박사 학위를 받고 대학에서는 풍수 강의를 하는 김두규 우석대 교수도 순창 출신으로 아베 등 일본과 중국에서도 모셔가는 국제적 풍수 전문가로 대접받고 있다.


박종렬 필자 주요 이력
▷고려대 철학과 ▷중앙대 정치학 박사 ▷동아방송·신동아 기자 ▷EBS 이사 ▷연합통신 이사 ▷언론중재위원 ▷가천대 신방과 명예교수 ▷가천대 CEO아카데미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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