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가격 공포 가시화"...프랜차이즈업계, 가격 인상 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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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이 기자
입력 2022-06-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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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촌치킨 매장(왼쪽)과 bhc 매장 전경. [사진=각 사]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식자재 가격 인상 등 인플레이션 여파에 따라 연일 외식 물가가 치솟고 있다. 특히 프랜차이즈업계가 잇달아 제품 가격을 인상하면서 외식 물가 지수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5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7.56(2020=100)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5.4%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상승률은 2008년 8월(5.6%) 이후 13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대를 넘어선 것도 13년 8개월 만에 처음이다.
 
작년 1월 0.9%에 불과했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꾸준히 올라 작년 10월 3.2%를 기록하더니, 올해 3월과 4월에는 각각 4.1%, 4.8%로 크게 올랐다.
 
물가 상승률이 큰 품목은 외식 부문이었다. 지난달 외식 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7.4%로 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크게 웃돌았다. 이는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때인 1998년 3월(7.6%)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것이다. 외식 주요 품목별로 보면 생선회(10.7%), 치킨(10.9%) 등이 높은 상승률을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외식물가 상승을 부추긴 요인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식재료 공급망 차질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물류 대란 등으로 분석된다. 또 강력했던 중국의 ‘제로 코로나’(봉쇄적 방역) 정책 등 국제적 변수들도 물가 안정에 방해 요소로 작용했다.
 
게다가 국내 주요 프랜차이즈 업체들도 지난해부터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내들면서 외식 물가를 들썩이게 하고 있다. 치킨과 햄버거, 피자는 물론이고 커피까지 가격이 안 오른 품목이 없을 정도다. 
 

굽네치킨(왼쪽)과 푸라닭 치킨. [사진=김다이 기자]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지난해 11월 업계 1위인 교촌치킨이 가장 먼저 가격 인상에 나섰다. bhc는 지난해 12월 치킨 품목 가격을 1000~2000원 인상했고 BBQ는 지난달 2일 전 메뉴 제품 가격을 2000원 올렸다.
 
업계 선두 업체들이 줄줄이 가격을 올리자 후발 업체들도 가격 인상에 동참하고 있다. 올해 초 굽네치킨과 지코바치킨, 멕시카나, 네네치킨, 또래오래, 푸라닭치킨 등이 가격을 올렸으며, 최근 처갓집 양념치킨도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국내 피자 업계 1위 도미노피자는 올해 1월 말 피자 10종 가격을 1000원씩 인상했다. 지난해 3월에 이어 11개월 만에 또다시 가격을 올린 것이다. 이에 따라 도미노피자의 포테이토피자는 1판에 2만6900원에 달하며, 프리미엄 피자는 라지 한 판에 3만5000원을 넘어섰다.
 
지난 2월에는 피자알볼로가 제품 가격을 1000~2000원 올렸고, 미스터피자도 전 제품 가격을 2000원씩 인상했다. 3월에는 피자헛이 일부 메뉴 가격을 1000원씩 올렸고, 파파존스피자도 레귤러와 라지 제품 가격을 각각 1000원, 2000원씩 상향 조정했다.
 
햄버거 업체들 역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감자 수급이 어려워졌고 밀가루 가격 인상과 소고기 가격 파동 등 잇따른 악재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지난해 말부터 롯데리아, 버거킹, KFC, 맘스터치 등 주요 햄버거 업체들이 연이어 가격을 인상했고, 지난 2월 맥도날드도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해 메뉴 가격을 100~300원가량 올렸다.
 

서울시내 스타벅스 매장 전경. [사진=김다이 기자]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도 예외는 아니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지난 1월 13일 매장에서 판매하는 아메리카노와 카페라떼 등 46종 가격을 100~400원가량 올렸다. 스타벅스 코리아가 가격을 올린 것은 2014년 7월 이후 약 7년 6개월 만이다.
 
커피빈도 지난달 음료 메뉴 가격을 100~300원 인상하면서, 아메리카노 가격이 4900원에서 5000원으로 올랐다. 요거프레소는 지난 2일부터 요거트 쉐이크 4종 가격을 500원씩 올렸다. 롯데GRS가 운영하는 엔제리너스도 지난 4월 커피류 21종과 티‧음료 5종, 디저트류 17종 등 43종 가격을 평균 2.5% 올렸다. 엔제리너스는 아메리카노 가격을 4300원에서 4500원으로 조정했다.
 
블루보틀도 3월 말부터 일부 음료와 베이커리, 기획상품의 가격을 올렸다. 아메리카노는 5000원에서 5200원으로 인상됐고, 유제품이 들어간 음료는 300~400원가량 올랐다. 그 외 음료들도 300원에서 500원가량 상향됐다.
 
올해 들어서 탐앤탐스, 투썸플레이스, 할리스커피 등도 커피, 음료 등 일부 제품 가격을 100∼400원가량 올렸다. 저가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 컴포즈커피도 지난달 11종 음료 가격을 200~300원 인상했다. 4월에는 더본코리아의 빽다방이 음료 22종과 디저트 6종 가격을 200~500원 올렸고, 더리터 역시 커피 메뉴 가격을 300원씩 상향 조정했다.

​가격을 올린 업체들도 나름의 이유는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원부자재 가격 급등, 물류비와 환율 상승 등으로 가격 인상 압박을 받아오다, 더 이상 버틸 수 없어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었다는 게 업체들의 설명이다. 
 
실제 커피 가격 인상은 국제 원두 가격 급등과 우윳값이 오른 영향이 크다. 국제 원두 가격이 크게 오른 것은 주요 원두 생산지인 브라질이 가뭄, 한파 등 이상기후 여파로 커피나무가 말라 죽으면서 자연적으로 원두 생산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국제커피기구(ICO)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평균 원두 가격은 파운드(454g)당 2.03달러로 1년 만에 75% 넘게 상승했다. 지난해 아라비카 원두 선물가격 역시 76% 급등하며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낙농진흥회는 지난해 8월 우유 원재료인 원유 가격을 2.3% 올렸다. 이후 주요 유업체들이 가격을 올리면서 카페에서 사용하는 우유 가격에도 영향을 줬다. 올해는 혼합탈지분유 가격이 전년 대비 31% 크게 올랐고 설탕, 유크림, 포장재 등 원부자재 가격이 급등했다. 

더 큰 문제는 물가 불안 요소가 여전하다는 점이다. 현재 밀과 감자 등 주요 곡물을 수출하는 국가들이 빗장을 걸어 잠그면서 수급 불안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실제 올해 1분기 기준 밀가루 1㎏ 가격은 전년 대비 15.2% 올랐고 식용유 1.8ℓ 가격은 12.6% 상승한 바 있다. 앞으로 외식 물가가 안정되지 않는다면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가격 인상 행렬도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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