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칸 사로잡은 박찬욱 감독 '헤어질 결심', 한국 관객도 홀릴까?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최송희 기자
입력 2022-06-02 13:15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헤어질 결심' 감독과 배우들 [사진=연합뉴스]

프랑스 칸을 발칵 뒤집어놓았던 '헤어질 결심' 박찬욱 감독이 한국으로 돌아왔다. 칸 국제영화제에서 박찬욱에게 감독상을 안기고 관객들에게 기립박수를 받은 '헤어질 결심'은 한국 관객들의 마음도 사로잡을 수 있을까?

6월 2일 오전 서울 종로구에 있는 JW메리어트 동대문스퀘어 서울에서는 영화 '헤어질 결심'의 기자간담회에 진행됐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박찬욱 감독과 주연 배우 탕웨이, 박해일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헤어질 결심'(감독 박찬욱)은 산에서 벌어진 변사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 해준(박해일 분)이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 분)를 만나고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박 감독이 '아가씨' 이후 6년 만에 내놓은 신작이자 제75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았던 작품이다.

박찬욱 감독은 칸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은 것을 언급하며 "예전에는 상장밖에 없었다. 트로피가 생겨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농담했다. 박 감독은 "한국에서 개봉해서 관객분들이 어떻게 봐줄지가 중요한 문제다. 전에 만든 영화보다 좀 더 한국인만이 이해할 수 있는 점들이 많다"라고 짚었다. 그런 이유로 박 감독은 "외국 영화제 수상보다 한국 개봉 결과가 더욱 궁금하다"라며 "한국분들이 어떻게 봐주실지가 제일 궁금하고 긴장된다"라고 덧붙였다.

박 감독은 스웨덴 범죄 추리소설 '마르틴 베크'가 '헤어질 결심'의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고등학생 때 10권으로 이뤄진 시리즈 중 한 권을 읽은 후에 오랜만에 그 책을 읽게 됐다. 소설 속 형사처럼 속이 깊고, 상대방을 배려하고 신사적인 형사가 나오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정서경 작가와 오랜만에 만나 백지상태에서 다음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며 이를 먼저 꺼냈다. 그러면서 박해일을 예로 들었다. 난 특정 배우를 처음부터 염두에 두고 시나리오를 쓰는 법이 없다. 실제로 박해일을 캐스팅하겠다는 건 아니었는데 배역 이름도 박해일의 '해'를 따서 해준이라고 지었다"라고 덧붙였다.

또 정훈희의 '안개'를 언급하며 "'안개'를 두 번 사용하는 영화라면 로맨스 영화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형사와 '안개'라는 노래를 사용해 하나의 로맨스 영화를 만들어보자는 형태가 갖춰지게 됐다. 이후 대화를 통해 더 발전시켰다"라고 설명했다.

이어폰 착용하는 박찬욱 감독 [사진=연합뉴스]


'헤어질 결심'은 박 감독의 변화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탕웨이는 박 감독의 전작들이 "진하고 무거웠다"라고 평가하며, '헤어질 결심'은 "달콤하고 담백하다"라고 설명했다.

박 감독 역시 '헤어질 결심'에서는 전작과 다른 변화가 눈에 띈다고 인정했다. 그는 "이번에는 조금 다르게 가고 싶었다. 감정을 숨기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인 만큼 관객들이 인물들이 가진 생각을 들여다보길 원했다. 다른 자극적인 요소를 낮춰야 그게 가능하다고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전작에서 의도적으로 폭력성, 선정성을 담아냈다면 이번 작품은 로맨스를 위해 계속해서 덜어내는 작업을 했다는 첨언이다.

주연 배우들은 박찬욱 감독에 대한 신뢰로 '헤어질 결심'에 합류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서래'를 연기한 탕웨이는 "감독님께 처음 이야기를 들었을 때 한 시간 반 정도 구두로 이야기를 해주셨다. 듣는 동안 물을 많이 마셨고 흥분이 됐다. 천천히 감독님 얘기 속에 진입을 할 수 있었다. 감독님 눈빛이 굉장히 따뜻했다. 외국어 연기를 해야 하지만 안심이 되고 걱정이 없어졌다"라고 전했다.

평소 박 감독의 작품을 매우 좋아한다는 그는 함께 작업해보니 "배우들에게 안심시켜주는 감독님"이라며 만족스럽게 작품을 찍을 수 있었다고 평했다. 그는 "제가 집중해야 하는 일만 하면 됐고 편하게 일했다. 감독님께 큰 감사를 드리고 싶다. 저 때문에 용인하고 인내해주셔서 감사하다"라고 인사했다.

배우 탕웨이 [사진=연합뉴스]


박해일도 박 감독에게 30분가량 줄거리를 듣게 되었다며 극 중 형사 '해준'에게 호기심이 생겼다고 털어놨다. 그는 "주변에서 멜로 영화 장르를 언제 다시 해보냐고 말을 하곤 했다. (그런 찰나에) 감독님께서 수사극 안에서 멜로와 로맨스 사이 지점들을 보여주신다고 하니 궁금해지더라. 시나리오를 읽어보니까 감독님이 해오신 작품과는 새롭게 변화가 된 부분도 느껴졌고 담백한 톤도 느껴졌다. 제가 뛰어 들어갈 수 있는, 도전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한 호기심이 커졌다"라고 합류 이유를 밝혔다.

두 배우가 언급한 것처럼 '헤어질 결심'은 멜로와 수사극이 절묘하게 결합한 작품이다. 박 감독도 이 점을 강조하며 '균형감'이 중요했다고 짚었다.

그는 "각본가와 함께 세운 원칙이 절대 어느 한쪽으로 균형이 기울지 않게 하자는 거였다. 칸에서 인터뷰하던 중에 '이 영화는 50%의 수사 드라마와 50%의 로맨스 영화라고 표현하면 좋겠냐?'라고 확인하더라. 그래서 '100%의 수사 드라마와 100%의 로맨스 영화라는 말이 더 낫겠다'고 답했다. 말장난이 아니라, 분리할 수 없다는 점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박 감독은 "어느 순간에 어떤 관점에서 보면 수사 영화고 어떤 관점에서는 러브 스토리다. 형사가 용의자를 만나는 관계, 다른 사람들에게 탐문해 여러 정보를 얻고, 문서로 자료 조사를 하고, 만나서 심문 수사를 하고, 잠복하고 미행하며 들여다본다. 모든 형사의 업무가 이 영화에서는 연애의 과정이라는 거다. 그래서 분리할 수 없다"라고 거들었다.

끝으로 "내 영화 중에 후반 작업에서의 완성도가 높은 영화가 됐다. 극장에서 보실 만하다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헤어질 결심' 감독과 배우들 [사진=연합뉴스]


박 감독은 '한국 영화'의 부활에 관해서도 신경 썼다. 그는 "영화 산업이 붕괴하기 직전의 상황에서 '헤어질 결심'뿐만 아니라 송강호가 남우주연상을 받은 '브로커'와 '범죄도시2' 편도 봐달라. 꼭 한국 영화가 아니어도 좋다. 모든 영화를 영화관에서 가서 보고, 잊고 있던 감각을 되살려보시길 바란다"라고 덧붙이며 관객들이 극장으로 돌아올 수 있기를 바랐다.

'범죄도시2'로 되살아난 한국 영화의 불씨가 '헤어질 결심'으로 불붙을 수 있을까? 칸 국제영화제 수상 쾌거 소식과 작품에 대한 높은 평가로 관객들의 이목이 쏠린 상황. '헤어질 결심'은 오는 29일 극장에서 만나 볼 수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