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왕이 "美 주도의 IPEF 결국 실패할 것"
  • 中 전문가들도 중국과의 디커플링 반대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한국이 참여하기로 한 미국 주도의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에 대해 중국이 경고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한·미 정상회담 개최 하루 만인 22일 중국 외교부 수장도 직접 나서서 한·미 공조를 견제하는 모습이다. 
 
왕이 "美 주도의 IPEF 결국 실패할 것"
22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왕이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이날 광저우에서 열린 중국·파키스탄 외무장관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IPEF는 국제사회, 특히 아시아·태평양 지역 각국의 경계심과 우려를 야기하고 있다"며 "아·태 지역의 효과적인 지역 협력 틀을 지우려고 할 뿐만 아니라 수십 년 동안 쌓아온 지역 국가들의 평화 발전 성과를 무너뜨리고자 한다"고 지적했다. 

왕 부장은 "IPEF가 '자유 개방'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있지만 패거리를 지어 소그룹을 만드는 데 열중하고 있다"며 "중국을 고립시키려는 게 목적이며, 아·태 지역 국가를 미국 패권의 '앞잡이'로 삼으려고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가장 위험한 건 미국이 위장을 벗고 도발을 감행해 대만 카드와 남중국해 카드로 아·태 지역까지 혼란에 빠뜨리려 한다는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인도·태평양 전략이란 본질적으로 분열을 조장하는 것이고 대립을 선동하며 평화를 파괴하는 전략"이라며 "인도·태평양 전략을 아무리 포장하더라도 결국 실패할 것"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그는 "세계 경제가 어려운 현재 미국은 도대체 세계 경제의 빠른 회복을 원하는 것인가 아니면 경제의 디커플링(탈동조화)·기술 봉쇄·공급망 단절을 조장해 공급망 위기를 가중시키고자 하는 것인가"라면서 "수년 전 미국이 일으킨 대(對)중 무역전쟁은 세계와 미국에 엄중한 후폭풍을 가져왔다. 미국은 잘못을 깨닫고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왕 부장은 한·미 정상회담과 한국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왕 부장의 이 같은 발언은 한·미 정상회담 다음 날 나온 것으로 한·미 공조에 견제구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미국은 지난 21일 정상회담 공동 성명에서 "두 정상은 민주주의와 규범에 기반한 국제 질서 촉진, 부패 척결, 인권 증진이라는 양국 공동의 가치에 확고하게 뿌리내린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날 중국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대중 견제 의미가 담긴 '인도·태평양'이라는 표현을 9차례 썼고, 문재인 대통령 때인 지난해 5월 정상회담에 이어 두 번째로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도 적시했다. 
 
중국, IPEF 견제 목소리 높아
중국 내부에서도 IPEF를 견제하는 목소리가 높다. 중국과 디커플링을 해선 안 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마샤오린 저장성 외국어대학 교수는 중국청년보 특별기고를 통해 "미국 정부에 의해 한국이 (중국과) 기존 질서를 망가뜨리고 방향을 틀게 되면 양국과 양국 국민의 근본 이익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 교수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후 경색된 한·중 관계가 양국의 노력으로 풀리면서 관계가 안정적인 발전을 보이고 있다"면서 "특히 올해는 한·중 수교 30주년이 되는 해로, 양국은 양국 관계를 지속적으로 공고히 하고 확대할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류루 동북아 정치외교 전문가이자 저장성 외국어대학 동방언어문화학과 교수 역시 "한국의 IPEF 참여는 미국 의도에 맞춰 중국 산업과 디커플링을 시도하는 것으로, 윤석열 대통령은 앞서 중국에 대한 한국의 경제 의존도를 낮추겠다고 주장해왔다"며 한·중 관계에 해를 끼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주중 미국상공회의소는 최근 발간한 백서를 통해 미국 기업들은 미·중 관계가 디커플링되는 것을 단호히 반대한다며 미·중 간 디커플링은 양국 무역에 큰 타격을 줄 뿐만 아니라 승자가 없다고 지적했다. 미국 정부가 미국 기업이 말하는 이성적인 발언을 잘 받아들여 상호 존중, 평화 공존, 협력 공영 정신에 따라 중국과 함께 나아가 미·중 관계가 하루빨리 정상 궤도로 돌아오길 바란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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