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리 높은 안전자산 회귀에 27% 늘어
  • 단순 증가폭만 보면 은행 3배 웃돌아

 

저축은행의 예·적금 수신 잔액이 110조원을 넘어섰다. 한국은행이 단계별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고, 고위험자산(주식·가상화폐)에 몰렸던 자금이 빠르게 회귀한 효과다. 이달 들어 가상화폐 시장이 대폭락한 만큼, 이러한 흐름에는 더욱 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크다. 저축은행들도 앞다퉈 예금금리를 올리며, 군불이 지피고 있다.

16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총수신 잔액은 3월 말 기준 107조859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동기(84조9943억원)보다 무려 27%(22조8652억원)나 늘어난 수치다. 단순 증가 폭 자체만 놓고 본다면, 은행(8.6%) 수준을 3배 이상 상회한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신용협동조합(신협)과 25조원 가량 벌어졌던 수신 잔액 격차 역시 10조원 미만으로 줄였다. 여기에 매달 저축은행의 잔액 증가 폭이 2조원 수준을 유지했던 점을 고려하면, 현시점에는 110조원을 넘겼을 것이 사실상 확실시된다.

이러한 흐름을 촉진한 건 ‘금리적 이점’이다. 저축은행의 예·적금 금리는 통상 시중은행보다 1~2%포인트 높은 수준에서 형성돼있다. 실제로 저축은행중앙회에 공시된 12개월 만기 상품의 평균 기본 금리는 예금 2.63%, 적금 2.46% 수준이다. 이는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평균 예금금리인 1.56%, 적금 1.86%를 각각 크게 상회한다.

업권 전반에 대한 인식이 개선된 점도 긍정 작용했다. 과거에는 저축은행이라 하면 ‘고금리, 일본계’ 등 부정적 이미지와 맞물려 무작정 기피하는 기조가 강했다. 그러나 업권 전체의 규모가 커지면서, 소비자들의 인식도 점차 개선됐다. 이 과정에서 대형업체들은 스포츠단 운영, 사회적 지원 규모 확대 등을 통해 이미지 개선에 일조했다. 소비자들은 저축은행을 이용하면 1인당 원금 이자 합산 5000만원까지 예금자 보호를 받을 수 있다. 이 한도 내에선 안전한 자금 운용이 가능하단 뜻이다.

최근에는 한도 외 투자에 나서는 이들도 늘고 있다.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으로 보호 한도(5000만원) 초과 예금 규모는 15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저축은행 거래 고객 수도 연평균 700만명을 넘어섰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그만큼 (저축은행 건전성에 대한) 고객 신뢰도가 크게 올라갔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이러한 기조는 이달 들어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크다. 최근 가상화폐 시장이 크게 휘청이며, 예금으로 돌아오는 고객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전 세계 가상화폐 시가총액은 불과 6개월 만에 1조 달러(약 1284조원) 이상 증발했다. 대표 가상화폐인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가격도 작년 11월보다 각각 58%, 60%씩 떨어졌다. 이외 미국이 최근 정책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올리는 ‘빅 스텝’을 단행한 것도 이를 촉진하는 요인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역시 이날 빅 스텝 실행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뒀다.

저축은행들은 선제적 금리 인상을 단행하며 수신 경쟁력 제고에 나섰다. 업계 1위 SBI저축은행은 오는 31일까지 최고 3.05% 금리의 회전 복리정기예금(36개월) 특판을 진행한다. 2000억원 한도로 제공되며, 한도 소진 시 자동 종료된다. 이외 동양저축은행·동양제일저축은행·조은저축은행·참저축은행 등도 일제히 연 2.95%의 정기예금을 선보이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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