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29일부터 '스모킹건' 녹취록 법정 재생
  • 증인신문서 '녹음파일 수정·삭제 여부' 등 질의
  • 정영학 "유불리 안따지고 모두 제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로비 의혹 사건과 관련해 불구속 기소된 정영학 회계사가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오후에 속개되는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대장동 의혹 재판에서 '정영학 녹음파일'이 잇따라 재생되는 가운데 녹취록에 담긴 특혜·로비 정황뿐 아니라 녹취록 자체를 두고도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정 회계사 녹취록이 대장동 의혹 핵심 증거라고 불리는 만큼 녹취록에 대한 상세한 검증도 재판의 또 다른 쟁점으로 떠오른 것으로 풀이된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준철 부장판사)는 지난달 29일부터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 혐의를 받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성남도개공) 본부장,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남욱 변호사, 정민용 변호사, 정 회계사 공판기일을 열고 정 회계사 녹음파일 증거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정 회계사는 지난해 9월 말부터 10월 초까지 세 차례에 걸쳐 녹음파일 등이 담긴 녹음기와 USB를 검찰에 제출했다. 녹음파일은 총 147개로 녹음기에 66개, USB에 81개가 각각 들어있다. 녹음파일 등에 기재된 녹음 날짜는 지난 2012~2014년, 2019~2020년이다. 녹음파일에는 대장동 사업과 관련해 정 회계사와 김씨, 남 변호사 등이 나눈 대화나 통화 내용이 담겼다. 정 회계사 녹취록이 대장동 사건의 스모킹건(결정적 증거)이라고 불리는 이유다.
 
정 회계사 녹취록 증거조사의 핵심 쟁점은 녹음파일에서 나타나는 대장동 사업을 둘러싼 유 전 본부장, 김씨, 남 변호사, 정 회계사 등의 특혜와 로비 정황이다. 법정 다툼은 녹취록만으로도 뜨거운 모양새다. 유 전 본부장과 김씨, 남 변호사 등 변호인 측에서 녹취록이 증거로서 오염됐을 가능성을 제기한 게 발단이 됐다. 정 회계사 측은 모든 파일을 편집 없이 제출했다고 반박에 나섰다.
 
검찰은 지난달 29일 녹음파일 법정 재생에 앞서 진행된 정 회계사에 대한 증인신문에서 △녹음파일 원본·사본 여부 △녹음파일명 기재 기준 △녹음파일 생성 시각과 파일명에 기재된 시각 △녹음파일 수정·삭제 여부 등을 질의했다.
 
정 회계사는 "녹음기에 있던 파일은 원본, USB에 있는 통화녹음은 사본"이라며 "녹음기에 있던 파일은 녹음 뒤 날짜, 장소 등을 메모했다가 USB로 옮길 때 메모에 따라 파일명을 적었다"고 답했다. 또 "사본 파일 생성 과정에서 파일을 조작·편집하지 않고 원본 그대로 사본을 만들었다"며 "대화나 통화 일부가 아닌 전체를 녹음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유 전 본부장 등 변호인 측은 정 회계사 녹음파일 가운데 지난 2014년부터 2019년 사이 파일은 없는 점, 파일명에 나타난 녹음 순번이 아라비아 숫자 순서를 기준으로 중간에 일부가 빠진 점 등을 캐물었다. 정 회계사가 자신에게 불리한 내용의 녹음파일을 제외해 증거로 낸 것 아니냐는 취지의 주장이다.
 
같은 날 재판에서 김씨 측 변호인은 "2014년부터 2019년까진 녹음파일이 없는데, 이 5년간에도 업무지침에 따랐을 텐데 빠져있다"며 "녹음파일을 적극적으로 제출하며 나머지 공동 피고인을 공격하는 걸 보면 설득력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저에게 뒤집어 씌우지만 않았으면, 저한테 책임지라고 하지 않았으면…"이라고 말끝을 흐리던 정 회계사는 "결정적인 것(녹음 계기)은 김만배가 유동규와의 유착관계를 숨기려는 것이었다"고 반박했다.
 
지난 3일 재판에서도 김씨 측 변호인은 "녹음파일명이 'REC001, 002, 005, 009' 이런 식인데 중간에 빈 건 지운 거냐"라며 "녹음기를 (검찰에) 제출하면서 증인에 불리한 내용을 삭제한 적이 있느냐"라고 물었다. 정 회계사는 "유불리를 떠나 녹음파일을 모두 제출했다"며 "녹음파일에 제게 불리했던 내용도 굉장히 많은 걸로 안다"고 맞받아쳤다.
 
재판부는 6일에도 정 회계사 녹음파일 재생을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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