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애플페이'에도 칼 빼든다...반독점 위반 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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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혜원 기자
입력 2022-05-03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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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거대 기술기업 애플이 지배적인 지위를 남용한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밝혔다. 애플이 모바일 결제 시스템 '애플페이'에 대한 경쟁 업체의 접근을 제한하며 개발 업체들의 경쟁을 제한했다는 것이다.

EU 집행위원회에서 경쟁 부문을 담당하는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부회장은 2일(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애플은 경쟁에서 다른 이들을 배제하는 부당한 방식으로 자사의 애플페이 지갑을 경쟁으로부터 보호해왔다"면서 "만약 이같은 혐의가 입증될 경우 이는 지배적 지위 남용에 해당하게 될 것이며,  우리(EU) 규정에서 불법"이라고 밝혔다. 

이어 베스타게르 부회장은 "유럽 결제 시스템 시장을 통일하기 위해서는 소비자가 경쟁력 있고, 혁신적인 결제 환경에서 혜택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애플이 자사 제품 보호를 위해 소비자들이 혁신적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박탈했다는 설명이다. EU 집행위원회는 성명서를 통해 해당 관행에 대한 이의 내용을 서면으로 송부했다고 언급했다. EU 반독점 규정 위반 혐의 조사에서 공식적 단계 중 하나다.

실제로 애플이 반독점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난다면 애플은 자사의 모바일 결제 시스템을 경쟁업체들에게 공개하거나, 막대한 벌금을 지불해야 할 수 있다. 로이터는 EU는 전 세계 매출의 최대 10%를 벌금으로 부과할 수 있다며, 지난해 매출 기준으로 이는 366억 달러(약 46조3905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애플은 이미 약 2년 전부터 애플페이 외에 앱스토어에 대해서도 조사를 받고 있다. 당시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는 애플이 앱스토어를 이용해 자사의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인 애플뮤직을 우대하는 방식으로 시장에서 혁신을 말살하고 있다며 애플을 제소했다. 일본 전자상거래업체 라쿠텐 역시 앱스토어가 30%에 달하는 과도한 수수료를 지불하도록 강제하고 있다며 앱스토어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대형 기술기업들이 시장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가운데 EU와 미국 등은 이들의 시장 지배력을 견제할 수 있는 반독점법을 추진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 EU는 지난 3월 말 구글, 메타 등 미국 기술기업들의 시장 지배력을 억제하는 디지털시장법에 합의하고, 내년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이들 IT 기업이 자사의 서비스를 경쟁사 서비스보다 우위에 둔다거나, 사용자가 미리 설치된 소프트웨어나 앱을 제거하지 못 하게 하는 것을 금지하도록 하는 법안이다.

다만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등 기업 경영인들은 이러한 법안이 이용자들의 보안을 취약하게 하는 등 다양한 문제를 불러올 수 있다며 주장하고 있다.

쿡 애플 CEO는 지난달 국제개인정보보호전문가협회(IAPP)의 '글로벌 프라이버시 정상회의'에서 미국 의회가 제안한 반독점 법안이 아이폰을 덜 안전하게 만드는 의도치 않은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쿡 CEO는 "미국과 유럽 등 다른 곳들에서 정책 입안자들은 경쟁이란 이름 아래 앱스토어를 우회한 애플리케이션이 아이폰에 들어가도록 애플을 강제하려 하고 있다"며 "데이터에 굶주린 기업들은 애플의 프라이버시 규칙을 우회하고, 이용자들을 추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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