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정부, 일본 항의에 히틀러 옆 일왕 사진 삭제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장혜원 기자
입력 2022-04-25 17:16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우크라이나 정부가 공식 트위터 계정에 러시아를 비판하기 위한 선전 영상을 올렸다가 일본인들의 항의를 받아 삭제했다. 파시즘을 상징하는 인물로 2차 대전을 일으킨 전범 국가 지도자들을 소개하며 일본 제국의 쇼와 일왕을 나치 독일의 아돌프 히틀러 총통과 이탈리아 왕국의 베니토 무솔리니 수상과 나란히 둔 것이 문제가 됐다.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정부는 트위터를 통해 "이번 실수에 대해 일본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우리는 우호적인 일본인들을 불쾌하게 할 의도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후 우크라이나 정부는 쇼와 일왕을 제외한 뒤 새로운 버전의 영상을 올렸다.

지난 4월 1일 영상에서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와 '파시즘'을 합성한 러시즘이라는 용어를 이용해 우크라이나를 집어삼키려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판했다. 이중 영상 후반부에서 "파시즘과 나치즘은 1945년 패배했다"라는 문구와 함께 2차 대전을 일으킨 국가들의 지도자인 무솔리니 이탈리아 수상, 히틀러 독일 총통, 히로히토 일왕 사진이 나란히 올라온 것이 문제가 됐다.

영상은 당초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 23일부터 일본 누리꾼들이 이를 발견하고 쇼와 일왕이 히틀러와 동일시되었다며 항의하자 문제는 커졌다. 입헌군주제인 일본에서 쇼와 일왕의 위치는 히틀러나 무솔리니와 같은 정치적 지도자가 아니라 정신적 지도자에 가깝다는 설명이다.

정치권에서도 항의가 제기됐다. 우익 성향의 사토 마사히사 외교부회 회장은 트위터에 "일본 외무성 유럽국 등에 조속히 조치를 취할 것을 요청했다"고 언급했다.

이소자키 요시히코 관방 부장관 역시 25일 오전 정례 기자회견에서 영상에 대해 불편을 표시했다고 요미우리신문, 지지통신 등은 이날 보도했다. 이소자키 장관은 "(히틀러 등과) 쇼와 일왕을 같이 취급한다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며 극히 유감이다"라고 말했다.

일부 트위터 이용자들은 우크라이나 정부의 이번 게시물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겠다고 밝혔지만, 일각에서는 2차 대전 기간 동안 일본 총리를 지낸 뒤 전범 판결을 받았던 도조 히데키의 사진을 사용하는 것이 더 적절했을 것이라는 지적이 있었다고 블룸버그는 언급했다.
 

[사진= 우크라이나 정부 트위터 영상 갈무리]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